지난 4월 12일, 횡스크롤 액션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가 PS4로 출시됐다. 게임은 2D 기반 그래픽 기반의 손맛이 느껴지는 액션과 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콤보 기술 등 RPG 요소까지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을 맡은 싱가포르의 'PD 디자인 스튜디오'는 전작부터 현대 무기와 중세풍 배경, 그리고 동양적인 세계관까지 합쳐진 독특한 분위기의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의 전작 <더스티 리벤지>는 토끼 모습을 한 주인공 '더스티'의 모험을 그린 게임이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그래픽과 타격감으로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 마니아들에게 나름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더스티 리벤지>에서 구현된 세계관과 서포터 시스템은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에서 상당 부분 계승되고 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는 출시와 동시에 정식 한글 버전을 공개했다. 소규모 해외 개발사의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더스티 시리즈의 신작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의 특징과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로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김영돈 기자
# 8비트 게임 마니아들이 만든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
디스이즈게임: 게임 소개에 앞서 회사와 답변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KJ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녕하세요, PD 디자인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겸 공동 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KJ입니다. 저희는 싱가포르의 멀티미디어 스튜디오입니다. 게임 이외에도 여러 인터렉티브 미디어 프로젝트를 제작했고, 처음 개발했던 게임은 플래시 게임이었습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 이전에 출시한 <더스티 리벤지>가 있다. 장르와 시스템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은데. 두 게임의 차이점을 설명해준다면.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는 <더스티 리벤지>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게임이라는 큰 틀은 같고, 시스템 차이는 원소의 힘과 원소의 신수를 이용한 필살기, 그리고 3명의 로컬 협력플레이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전작의 느낌은 최대한 살리면서, 차별화되는 요소를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에 추가하려고 했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데 세계관이나 스토리의 역할은 얼마나 될까?
전작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면 더 몰입할 수 있겠지만,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만으로도, 게임의 세계관을 파악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스테이지 전반에 캐릭터의 대화와 이벤트 영상을 넣었습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를 개발한 싱가포르의 'PD 디자인 스튜디오'
개발진들은 평소 횡스크롤 액션 장르 게임을 어떻게 생각할까? 장르에 대한 애정이 깊다던지, 혹은 얼만큼 즐겨 플레이한다던가 하는 부분.
저희 팀원들은 어릴적 <베어 너클> <황금 도끼> <혼두라> 같은 8비트, 16비트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입니다. 요즘에는 이런 2D 횡스크롤 게임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발매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2D 횡스크롤과 액션 장르에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에도 <베어너클>이나 <데빌메이크라이> 같은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은 부분이 많습니다.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콤보가 해금된다든지 하는 시스템 부분이죠.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인데 프레임이 부드러워 인상적이다. 아트팀의 노력이 컸을 것 같은데, 전체 팀 구성과 규모가 궁금하다.
총 게임 제작 인원은 6명이고, 그중 아트워크 담당은 3명입니다. 다른 개발자들도 고생이 많았지만, 특히 아티스트들은 애니메이션 제작, 배경, 캐릭터 디자인, 추가 씬 영상, 효과 UI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느라 몇 배의 노력을 했습니다.
킥스타터 방식으로 초기 개발 자금을 마련했다. 진행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을까?
개발 자금 확충을 위한 킥스타터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제작은 계속됐죠.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의 개발 기간은 총 4년이었고, 그중 절반은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한 외주 작업에 투자했습니다. 외주 작업은 주로 의뢰로 수주한 교육용 게임을 개발했는데요. 이런 게임들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더스티' 시리즈처럼 우리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 액션 본연에 재미에, 서포터와 RPG 요소를 더했다
더스티, 키츠네, 더그로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셋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데, 같은 구간이라도 캐릭터에 따라 진행 방식 차이가 클까?
캐릭터별로 공격과 원소의 힘을 다르게 부여했기 때문에, 각자의 진행 방식에서 개성이 크게 드러납니다. 특정 캐릭터가 우위에 있기보다는 상황과 유저 성향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키츠네 같은 경우, 점프력이 다른 캐릭터들보다 좋기 때문에 플랫폼 간 이동이 더 수월할 수 있겠네요.
게임을 진행하면 ‘원소의 힘’을 얻는다. 각 원소의 성능이나 특징을 간단히 설명해준다면.
원소는 ▲불 ▲바람 ▲땅 ▲블랙홀 ▲번개 ▲얼음 6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불은 더스티가 가진 원소의 힘이기도 합니다. 더스티는 주로 불꽃을 생성하여 적들을 공격합니다. 키츠네는 바람을 이용하여 토네이도를 만들고 적들을 높이 띄웁니다. 더그는 땅 원소의 힘을 갖고 있는데, 지진을 일으켜 적들에게 대미지를 줍니다.
블랙홀은 적들을 빨아들이는 특징이 있고, 얼음은 적들이나 특정 장치를 얼려버립니다. 번개는 적들을 전기충격을 주는데, 다른 적들이 근처에 있으면 감전됩니다. 필드의 특정한 장치에 전력을 공급할 때도 필요하죠.
액션 장르에 RPG 요소가 섞여 있다. 개발 과정에서 각각의 비중을 어느 정도로 생각했을까?
비율로 따지자면 액션이 80%, RPG가 20% 정도입니다. 액션 일변도의 게임은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워서, 성취감을 줄 수 있는 RPG 요소를 넣게 됐습니다.
캐릭터와 서포터, 원소 위력까지 육성할 부분이 다양하다. 초반부 빠른 진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육성하면 좋을 부분이 있을까?
일단 캐릭터를 4레벨 정도 올리고, 그다음 원소와 서포트 캐릭터 순서로 투자하면 플레이가 쉬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초반을 수월하게 지나가기 위한 우선순위는 있어도,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를 신경 쓰는 게 좋습니다.
서포터 캐릭터들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다양한 원소의 힘도 마찬가지죠. 어떤 상황에서는 적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얼음 기술이 필요하고, 폭발적인 대미지를 위해서는 불이나 바람의 원소를 사용해야 합니다.
액션 게임에 RPG 요소가 더해지면 게임이 너무 쉬워질 수도 있다. 특히 서포터까지 있는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는 더할 것 같기도 한데. 난이도 조절은 어떻게 고민했는지.
게임 난이도는 새로운 적들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어려워지게 설계했습니다. 진부함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콤보를 획득하는 부분도 신경 썼고요. 캐릭터 레벨이 2~3 정도 돼야 서포터 역할이 부여되며, 원소의 힘이 처음부터 개방되는 것이 아닌 게임을 진행하며 조금씩 해금되는 방향으로 난이도 조정을 하였습니다.
게임 난이도를 쉬움, 보통, 어려움으로 결정할 수 있다. 난이도에 따른 차별적인 요소가 있을까? 몬스터 체력이나 패턴, 혹은 특별한 수집 요소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아쉽지만 난이도에 따라 특별한 수집 요소가 추가되지는 않습니다. 난이도와 상관없는 수집요소는 존재합니다. 난이도가 높아지면 적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클리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한 번 넘어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액션 게임이다 보니 콤보를 능숙하게 쓸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서포트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길 추천합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의 전체 플레이 타임은 얼마 정도로 기획됐을까.
유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4시간에서 6시간 정도로 예상합니다.
# 스위치 버전 개발 중, 정확한 시기는 '미정'
3인 로컬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오프라인 지인과 함께 플레이해보니, 다른 게임이다 싶을 정도로 새로운 경험을 했다. 혹시 네트워크를 이용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할 계획은 없는지?
기획 초기에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로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엔진이 업데이트되는 과정에서, 기존 개발한 네트워크 코드가 무용지물이 되는 바람에 출시 버전에서 제외하게 됐습니다. 개발 기간이 더 늘어나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나 스팀 플랫폼 출시도 예고했다. 언제쯤 가능할까?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부분입니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서 일정을 확답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주인공 더스티가 등장하는 차기작 계획이 있는지.
차기작은 아직 고민 중입니다. 더스티가 등장하는 게임은 이미 2개 나왔기 때문에, 새로 개발할 게임은 새로운 IP로 선보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한국 시장을 생소하게 생각하는 개발사도 많다. 특히 중소 개발사는 더욱. 출시 시점 부터 한글화를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
작년 Bit Summit에서 인트라게임즈를 만난 게 계기였습니다. 인트라게임즈는 한글화 부분에서 좋은 이력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도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많은 유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스티 레이징 피스트>와 PD 디자인 스튜디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