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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스트레이트로 재탄생한 카드크래프트, "실력의 재미를 즐겨달라"

겜플리트 우동완 송지훈 개발자 인터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영돈(수기파) 2018-05-10 10:02:36

"우리 게임은 설치가 가장 어렵다"

 

겜플리트 송지훈 사업실장은 5월 10일 출시된 <아케인스트레이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의 마음은 분명합니다. 신선한 재미를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만 봐서는 그 장점을 어필하기 어려웠다는 의미였죠.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서비스해온 <카드크래프트>가 이름을 바꾼 게임입니다. 도트 그래픽에 전략 카드 게임. 흔히 말하는 '대박'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인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그 잠재력을 인정받던 게임입니다.

 

<카드크래프트>는 지난 3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매출은 나지 않았지만, ​재미는 확실하다는 믿음으로 2년 동안 서비스를 지속해온 우동완 대표였습니다. 놀란 유저들에게 우 대표는 글로벌 출시를 위한 잠깐의 재정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석 달의 기다림 끝에 게임은 <아케인스트레이트>라는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디게임 <카드크래프트>가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디스이즈게임 김영돈 기자


 

왼쪽부터 겜플리트 송지훈 사업실장. 우동완 대표.

 

 

# 포커의 규칙을 재해석한 조합의 재미

 

디스이즈게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카드크래프트>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 지 석 달째가 됐습니다. 드디어 <아케인스트레이트>란 이름으로 다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는데 감회가 어떠신지.


우동완 대표이사: 바쁜 일정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정신이 없긴 합니다. 현재 소프트 론칭한 버전은 버그도 많아서 완벽하진 않습니다. 평점은 4.6점 정도입니다. ​반올림 조금 더한 수치이긴 한데요. (웃음) 부족한 부분 감안하고는 충분히​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카드크래프트>에 익숙한 유저도 있겠지만, <아케인스트레이트>를 처음 접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은데요. 게임의 콘셉트와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송지훈 사업실장​: <아케인스트레이트>는 포커의 룰에서 모티브를 얻어 카드의 속성을 조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몬스터를 공격하는 게임입니다.

 

한 턴에 조합할 수 있는 카드는 세 장입니다. 카드는 공격력과 회복력 수치, 그리고 배율을 결정하는 속성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카드의 속성 또는 직업을 모두 같게 맞추거나, 반대로 모두 다르게 조합하면 공격력이 몇 배로 강해집니다.

 

카드의 속성을 조합하는 시스템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색깔과 문양처럼 시각적인 요소로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복잡하지 않습니다. 현재 조합이 공격력을 ​몇 배를​ 가할 수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되고요. 

 

 

 

게임 구도가 머릿속에 그려지긴 하는데, 포커 룰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우동완: 사실 <아케인스트레이트>를 즐기는 데는 포커를 전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포커의 족보는 못외웁니다.​ 다만, 사람들이 카드의 속성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사실만 이해했을 뿐이죠.​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제한된 카드에서 가장 효율 좋은 조합을 찾는 포커의 핵심 규칙만 알면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또한, 게임과 포커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52장의 트럼프 카드를 사용하는 포커에 비해 <아케인스트레이트>의 덱은 절반인 27장이구요. 트럼프 카드의 문양은 4종류인 반면 게임의 속성은 3가지씩입니다. 또한, '속임수'라는 핸드를 교체하는 규칙이 있는데요. 내가 원하는 조합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보완책에 해당합니다.

 

 

게임명이 <아케인스트레이트>로 확정됐는데요. 기존 <카드크래프트>에서 변경된 이유는 뭘까요.


우동완: 게임명을 <아케인스트레이트>로 바꾸게 된 건 아주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이미 ​북미에 같은 이름의 게임이 서비스 중이었기 때문이죠. 대안을 찾은 게 <카드 오브 더 세이비어> 였는데, 이것도 글로벌 서비스에는 몇 가지 걸리는 요소가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세이비어’라는 단어가 가진 종교적 함의나 ‘카드’라는 단어에 있는 선입견 같은 부분이죠.

 

결국 최종안으로 제시된 ​<아케인스트레이트>는 게임 시스템에서 따온 네이밍인데요. 여기에도 사연이 좀 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용어를 편하게 정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세 가지 속성을 조합한 공격의 경우 색이 3가지니까 ‘삼색조합’이라고 지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한 번 정하고 잊고 있었는데, 글로벌 서비스 앞두고, 영문 번역된 걸 보니 영 마음에 안들더군요. 직역이 ‘트라이 컬러 콤보’였는데, 멋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삼색조합을 '아케인'으로 바꾸게 됐고, 바뀐 시스템이 게임명에도 반영 됐습니다.

 

'삼색조합'은 '아케인'으로 바뀌었다.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은 특정 계열이나 직업 위주로 조합한 덱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이 부분을 어떻게 고민했을까요.

 

우동완: 밸런스는 저희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키 카드’로 대표되는 성능 좋은, 혹은 조합하기 좋은 카드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는 없죠. 다행인 건 저희 게임이 PvP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메타가 고정될 수는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유저 대전 게임과는 심각성이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유저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건 중요하겠죠. 모든 카드를 수집한 유저들이 특정 효율 좋은 카드만 선호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아케인 스트레이트>는 그렇지 않은 유저들, 카드를 모으는 과정에 있는 유저에게도 그때그때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밸런스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송지훈: 밸런스를 아무리 조정해도 소위 '최강 조합'은 언젠가 연구될 테고, 이걸 완벽히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최대한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통해서 신규 카드를 자주 출시할 계획입니다.

 

저희 게임은 개별 카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조합에 따라 배율이 결정되는 구조기 때문에, 하나의 카드만 추가하고​ 스킬을 조금만 바꿔도, 전체 조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과거에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걸 구현할 여력이 안 돼서 못 내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젠 여유가 생겼으니까 카드를 많이 추가하고 다양한 메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케인스트레이트>의 공격력은 조합 배율로 커진다. 

 

 

# 퍼블리셔 있어도, 유저를 위한 게임엔 변함없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출시를 이야기하기 전에, 서비스 중단 기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카드크래프트> 시절, 소규모 회사로 오래 서비스해왔는데,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와 협력하게 된 계기는 뭘까요.

 

우동완: 안정적인 서비스에 대한 니즈 때문입니다. 사실 <카드크래프트>를 운영하며 ‘여기까지만 할까’라고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가 종종 있었어요. 몇 달 동안 매출이 안나오는데, 대표 한 명의 욕심이 있다고 서비스를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운 좋게도 그때마다 기회가 찾아왔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대신 위기를 넘길 때마다 안정적인 운영에 대한 욕망이 커졌습니다.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을수록, 개발자 몇몇의 역량에 게임의 발전이 좌우되는 게 싫었거든요. 게임을 보다 지속적으로 재밌게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 있는 회사의 도움을 받는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죠.

 

송지훈: '왜 스마일게이트냐'라고 물으신다면, 결국 유저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던 회사였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 겜플리트의 신념은 매출보다 유저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다른 여러 퍼블리셔와 조율해봤지만, <카드크래프트>의 유저들을 온전히 이관하자고 말씀해주신 회사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유일했습니다. 

 

<아케인스트레이트>의 전신 <카드크래프트>

 

퍼블리셔가 생기기 전과 후, 개발 환경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우동완: <카드크래프트> 시절엔 회사에 2명 남아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적은 인원끼리 개발하는 게임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큽니다. 이전에 겜플리트 커뮤니티에도 남긴 말이지만, <카드크래프트> 시절에는 생각나는 대로 개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침에 '이런 카드 만들어볼까?' 라고 고민하다가, 퇴근할 때면 그 카드가 업데이트 되어있곤 했죠.

 

하지만 갈고 닦은 콘텐츠가 아니라면 유저분들이 가장 먼저 알아차립니다. “카드 대충 만들어놓고 나중에 너프 먹이냐” 같은 쓴소리는 항상 아팠죠. 빠른 업데이트를 원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방향을 잡기를 바라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우리만의 개발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줄 수 있는 협력자가 필요했습니다. QA(품질관리)인력도 절실했죠. 우리끼리 만들고, 우리끼리만 '괜찮네?' 한뒤에 업데이트 하는게 늘 정답을 낼 수는 없으니까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율성이 제한받는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로 얻은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송지훈: 이전에는 '고객담당'이라는 아이디로 채팅방 활동처럼 유저들과 ​전면에서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너무 직접적인 소통 대신 모니터링과 피드백으로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개발진으로서 게임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측면도 있는데, 당장 유저들이 하는 요구를 무시하기도 어려웠으니까요. 

 

전문 인력들이 충원되면서​ 저는 현재 공식적으로 고객담당 업무를 내려놨습니다.​ 보다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기 위해 이제 'CM알리'님께 업무를 넘기고. 기획과 사업에 관련된 일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겜플리트 개발진도 퍼블리셔에 대한 유저의 걱정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웠단다.

인디게임 시절 ‘독특하고 게임성 좋은 혜자 게임’으로 호평받았는데요. 일부 유저들은 퍼블리셔가 생긴 이후에​ 과금 요소가 더해질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개발진의 생각은 어떤지요.

 

우동완: ​유저분들의 걱정은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퍼블리셔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다행히 스마일게이트는 그게 정말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습니다. 개발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주시는 편이고, ​패키지 상품에 대한 상의는 있었지만 무리한 요구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BM은 거의 그대로 갑니다. 기본적으로 팔던 다이아 상품은 그대로 있습니다. 수량이나 가격의 변동 없고, 뽑기도 가격 변동은 없을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카드크래프트> 시절 수익원이던 광고 모델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광고로 제공하던 일일 뽑기는 이제 광고 없이 가능합니다.

 

게임에 광고가 빠지면서, 이어하기나 경험치 배율 재설정 부분은 유료 재화를 소모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됐는데요. 유저분들이 섭섭해하실 수도 있지만, 광고를 시청하면서 지불하시던 시간이 재화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송지훈: 게임의 재미를 망치는 BM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했습니다. ​기존 상품은 최대한 유지하는 상태에서 패키지만 추가되는 방식이라 ‘혜자 게임이 더이상 혜자가 아니게 됐다’는 체감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과금을 마음먹는 유저들에겐 싸졌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

 

저희가 단언할 수 있는 부분은 2년 동안 한 번도 쥐어짜내기 위한 사업을 기획해 본 적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는 퍼블리셔와 함께하는 서비스에서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스마일게이트도 매출에 대한 압박을 주지 않아서 충분히 가능할 걸로 생각합니다. 

 

기존 수익 모델이었던 광고 시청은 없애고, 적절한 협의점을 찾는 중이다.

 

 

# "업데이트 늦었지만 퀄리티 높은 스토리로 보답할 것"

 

당초 예고된 글로벌 출시는 4월 내였습니다.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동완: 스토리를 다듬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처음 <카드크래프트> 시절에는 스토리는 전혀 생각한 적 없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있으면 좋잖아' 수준의 스토리는 곁가지라고 생각했거든요. 리소스를 들일 수 있을 만한 여력이 있던 상황도 아니었구요. 

 

하지만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는 꾸준했고,​ <아케인스트레이트>에서는 인트로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나름 신경 써서 제작했지만, 인트로 만으로는 부족했죠. 이어지는 스토리가 없으니까 더 어색해 보여서 이어지는 마을과 대화, 퀘스트를 추가하게 됐습니다. 욕심이 많다보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출시를 좀 미뤄도 ​넣을 거면 확실히 넣자는 생각에 ​사서 고생을 좀 한 것 같습니다. 

 

송지훈: 처음 <아케인스트레이트>의 출시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전할 때는, 굉장히 죄송한 마음으로 공지를 올렸는데. 지금 심정은 유저분들에게 기다린 만큼 완성된 게임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입니다.

 

스토리라는 게 있어보이고 멋진 대사가 최고가 아니라, 게임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으로 담백하지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유저들의 오랜 소원이던 스토리가 추가됐다.

 

게임의 스토리나 세계관은 단순히 몰입을 늘리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아케인스트레이트>는 비중 있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우동완: 만약 스토리를 부가적으로 생각했다면, <아케인스트레이트>에서도 넣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게임의 모든 구성요소가 제 역할을 해야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스토리도 반드시 게임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대충 집어넣은 스토리는 게임과 따로 놀기 쉬워요. 몰입을 위해 넣은 스토리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거죠. 

 

 

기존 유저도 추가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우동완: 기존 유저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클리어하지 않아도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지만, 보상 부분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게임에 접속했는데, 신규 유저들은 스토리 깨면서 보상을 받아가는데 기존 유저는 레벨 높다고 스토리 못 보고 보상도 없으면 안 되니까요.  

 


 

 

# 보다 짜임새 있는 게임으로, 글로벌 버전의 변화

 

기존 <카드크래프트>는 친구 시스템이 있지만, 싱글 플레이 게임에 가까웠습니다. <아케인스트레이트>에서는 유저 간 네트워크 플레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일까요?

 

우동완: PvP 방식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만약 상대방이 시작과 동시에 운 좋게 트리플이 뜬다면 나는 그냥 패배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CCG의 경우에는 마나 코스트 개념이 있다보니 템포가 느리잖아요. 그래서 불리한 상황이라도 나의 전략을 발휘해 볼 시간이 주어졌죠. 유예할 시간이 있다는 건 어쩌면 역전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케인스트레이트>의 PvP는 정말로 어려웠어요. 몇가지 부분에서 타협한다면 보완책을 만들 수는 있겠죠. 하지만 작위적이지 않고 유저가 이해하기 쉬운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 플레이는 협력 콘텐츠가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네트워크 플레이도 협동 부분이라면 운적 요소에 대한 박탈감 없이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힘을 합쳤다고 모두 같은 경험을 하는 방식은 아닐 겁니다. 딜미터기 같은 시스템으로 다른 유저보다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특성상 협동 플레이가 된다면 함께하는 맛은 확실할 것 같은데요.

 

우동완: 유저들이 저희 게임을 하며 ‘외롭다’는 표현을 했거든요. 네트워크 콘텐츠는 글로벌 출시 시점에 바로 추가하긴 어렵지만 금방 나올 겁니다. 다른 유저와 함께하는 느낌이 들어야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테니까요. 

 

<아케인스트레이트> 팬아트. 출처 겜플리트 커뮤니티.

 

글로벌 버전 공지에 따르면 카드 진화에 필요한 속성석 갯수가 늘어날 예정입니다. 기존 유저에게는 소급적용될 예정이지만, 신규 유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송지훈: 많은 유저분들이 퍼블리셔가 생기고 나면 '재화 지급량은 줄고, 필요량은 늘어나는 운영을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를 하세요.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아닙니다.

 

쉽게 생각해서 ‘의도된 조삼모사’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은데요. 게임에서 너무 많이 주다 보면, 운영에서 줄 수 있는 여지가 남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저희가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이벤트 등을 세밀하게 기획할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인게임에 ‘혜자’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많은 보상을 배치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운영 담당 인력이 생겼기 때문에, 서비스 과정에서 비슷한 수준의 재화를 선물로 지급할 예정입니다. 게임을 열심히 꾸준히 플레이 해주시는 유저분들이라면, 이전의 보상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 위한 체질 개선 과정일까요?

 

송지훈: ​단순히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니고,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 일부가 요일 던전을 ‘고블린 광산’으로 리메이크 한 것이죠. 요약하자면 파밍에도 실력의 개입을 늘린 것입니다.

 

기존 요일 던전은 아무리 강력한 스펙, 화려한 플레이를 해도 난이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보상 수준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블린 광산'은 조금 다릅니다. 해당 던전은 제한된 턴 동안 광석을 공격해서 체력을 0으로 만들고 재화를 얻는 방식이에요. 광석은 한번 부활할 때마다 200-400-600으로 체력이 늘어나서 조금씩 어려워지죠.

 

기존 요일 던전이 새로운 방식의 '고블린 광산'으로 개편됐다.

 

우동완:​ 파밍 던전은 ​어쨌든 ​모든 유저가 플레이 해야 하는 던전이잖아요. 처음엔 난이도 5개로 만들까 생각도 했었는데, 이 방법은 파워 인플레에 따라 또 상위 던전을 내야 하고, 그만큼 응당한 상위 보상을 줘야 하는데. 개발 리소스도 많이 필요하고, 유저 간 격차를 크게 느끼게 하는 방식이라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기획했어요. ​난이도 구분은 없지만 같은 던전에서 초보 유저들에게는 쉽고, 강한 유저들에게는 어려워지는 신선한 구조의 콘텐츠입니다. 광석을 거듭해서 부수면 재화를 주지만, 그만큼 강력한 적들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초보 유저는 폭딜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얻지만 몬스터에게 좌절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유저는 빠른 시간 동안 많은 보상을 얻지만 강력한 몬스터를 만나게 되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펙뿐만 아니라 몬스터가 생성되는 속도를 전략적으로 조절하고, 핸드와 필드를 운영하는 실력이 중요합니다.​​

 

 

그 밖에도 글로벌 버전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요소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

 

우동완: ‘룬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수집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룬 또한 <카드크래프트> 시절부터 넣고 싶었던 시스템인데, 제작에 시간이 필요한 요소라 추가가 늦었습니다. 룬은 계정 단위의 특수효과 또는 강화된 능력치를 주는 시스템입니다. 일반 던전 보상과 최후의 결전에서 드랍됩니다.

 

룬은 카드와 달리 조합이나 해체가 가능할 예정입니다. 특정 카드 특정 직업군 특정 속성의 공격력을 올린다거나, 룬워드 등을 통해서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규 콘텐츠인 '룬'과 '최후의 결전'

 

송지훈: 최후의 결전은 한마디로 친구 캐릭터를 데려가지 못하는 챕터별 최종 보스 던전입니다. 친구 카드를 이용해 빠르게 진행하는 재미도 좋지만, 나의 성장을 증명하는 재미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진행 도중에 '여기는 어렵구나'하는 고민을 하고, 성장 욕구를 자극하는 보너스 허들 스테이지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제는 아니고 선택적으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대신, 새로운 재화인 룬을 보상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언젠간 클리어 하게 될 던전입니다.

 

 

기존 서비스를 우상향한 모습이라 당장 눈에 보이는 개선은 크지 않지만, 자세히보면 변화의 방향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게임 개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나요.

 

우동완: 개발 중에도 아쉬운 점이 항상 있었어요. 유저들에게 내 노력을 알아주세요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가끔은 이런 완성되지 않은 게임을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다니, 싶은 죄송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지금도 100퍼센트 만족하지 않아요. ​프로토타입 시절부터 4년 경력의 유저로서도, 보다 짜임새 있는 게임이 되도록 꾸준히 갈고 닦아야죠. 

 


 

 

# 매출 보다는 평점, '믿고 설치하는 개발사'가 목표

 

앞으로 <아케인스트레이트>의 흥행은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하시는지요.

 

송지훈: 저희는 매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를 평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유저들에게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라는 믿음을 얻고 싶습니다. 믿고 설치할 수 있는 개발사라는 인식만 있다면 <아케인스트레이트>의 흥행은 물론, 이후에 어떤 게임 혹은 데모 버젼을 내놓아도 유저들이 찾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는 겜플리트에게 큰 영광이고 무엇과 바꾸기 어려운 자산이 될 겁니다.

 

 

<카드크래프트>의 계정 정보가 <아케인스트레이트>로 이관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이관 방식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혹시, <카드크래프트>를 삭제한 사람도 정보 이전을 받을 수 있을까요?

 

송지훈: 게임을 삭제한 유저도 커뮤니티에 업로드된 QR 코드를 통해서 <카드크래프트>를 다시 설치하실 수 있습니다. 게스트 계정으로 게임을 쭉 플레이해온 유저라도, 게임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계정 정보 이관이 가능합니다.

 

언제까지 계정 이관이 가능한지에 대해 정확한 일정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일반 유저분들이야 출시 후 적어도 1개월 내에 이관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군입대 하신 분들이 있거든요. 생각보다 이런 문의가 많은 상황인데요. 2년을 전부 기다려 드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휴가 나와서 한 번이라도 <카드크래프트>를 찾아주신다면 이관 작업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카드크래프트 계정 이관 방법 안내​(링크)

 

 

마지막으로 <아케인스트레이트>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우동완: 힘들고 어려운 시기마다 '재미있으니까 계속 서비스해주세요'라는 유저분들의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케인스트레이트>가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게임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플레이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항상 유저의 입장에서 진짜 재밌는지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송지훈: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은은한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요즘 게임은 자극적이고 화려하죠. 그들에 비해 저희 게임은 겉으로 그 매력을 잘 알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대신 <아케인스트레이트>는 소소하게 즐기면서도 자꾸 생각나는 게임입니다. 설치가 가장 어렵습니다. '이 게임 정말 재밌을까?' 망설임이 있겠지만. 한 번 플레이 해보면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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