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저와 한국 유저의 플레이 성향은 매우 비슷하다. 중국 유저가 한국 게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 유저도 중국 게임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국가 유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 콘텐츠 소비 속도다. 중국 유저가 10년 이상 즐기는 게임도 한국 유저는 금방 소비하더라."
국산 MMORPG <검은사막>의 중국 론칭을 대기 중인 '스네일게임즈' 스타우 부사장의 이야기다.
차이나조이 덕분에 난생 처음 중국에 가본 필자는 중국 업체는 한국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국은 어떤 게임을 선호하는지, 중국 유저는 어떤 성향인지, 중국 시장 어떤 상황인지 등이 궁금했다.
행사장에서 중국 게임 개발사 스네일게임즈의 스타우 부사장와 만날 기회를 얻었다. 마구 물어봤다. /상하이=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스네일게임즈 스타우 부사장
스네일게임즈(SnailGames)는?
중국 게임 개발사다. 대표작으론 <구음진경>,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등이 있다. 2012년 론칭한<구음진경>은 중국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회사의 입지를 다졌다. 2005년 <항해세기>를 통해 한국에 진출했고, <구음진경 for kakao>, <초월 for kakao>, <대삼국지>등이 그 뒤를 이었다.
디스이즈게임: 여러 게임을 통해 한국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 시장과 중국 시장이 어떻게 달랐나?
스타우 부사장: 가장 큰 차이는 게임 콘텐츠의 소비 속도였다. 중국 유저가 10년 이상 즐기는 게임도 한국 유저는 금방 소비하더라. 한국 게임 시장의 유행은 아주 빠르게 바뀐다.
또 한국 유저는 그래픽 같은 게임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고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한다. 게임 이탈을 쉽게 하고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국 유저는 많은 게임을 필요로 한다. 그런 탓에 중국 게임도 한국에 무리 없이 들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네일게임즈는 한국 게임을 중국으로 들여오기도 하지만 중국 게임을 한국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중국 유저와 한국 유저의 공통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스타우 부사장: 중국 유저와 한국 유저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 콘텐츠를 이해하는 방식이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이 아주 비슷하다. 중국 게임 시장이 성장 단계에서 한국 게임을 모델로 삼았기 때문이다.
중국 개발사가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의 게임을 많이 참고했다. 출시된 게임의 구조가 비슷하고 플레이를 유도하는 방식도 비슷해졌다. 이는 중국 유저와 한국 유저의 플레이 방식이나 콘텐츠 이해 방식이 비슷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덕분에 중국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쉽게 자리잡을수 있음은 물론, 중국 게임이 한국에도 잘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 유저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 유저도 중국 게임을 빠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시장에 도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스타우 부사장: 한국 유저는 하나의 게임을 오래 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앞서 말했듯 한국 유저는 게임의 트랜드에 민감하고 게임 수준에 대한 요구치가 높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을 빠르게 받아들인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 유저에게 잘 나타나지 않는다. 중국 유저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이 유행과 맞지 않아도 꾸준히 플레이하는 편이다.
한국 유저의 게임 이탈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스타우 부사장: 꾸준히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한국 유저가 좋아할 만한 게임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 유저가 원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래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픽이 좋지 않으면 (한국의 게임들과)경쟁하기 힘들다.
따라서 우리는 유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래픽 기술 향상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면 <아크: 서바이볼 이볼브드> 같은 게임들이 있다.
한국에 게임을 론칭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스타우 부사장: 한국 개발자가 꼼꼼함하다는 것. 한국 개발자는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쓰기 때문에 개발되는 게임 또한 수준이 높다. 중국 게임 개발은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크지만, 디테일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두번째로 한국 개발자는 게임에 대한 디자인이나 시각적 표현, 시나리오 등에서 중국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다고 느꼈다. 이는 내가 직접 한국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것인데, 특히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면서 크게 감탄했다.
스네일게임즈는 <검은사막> 론칭을 기다리고 있다. <검은사막>의 어떤 점이 중국 게임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비춰질 것 같나?
스타우 부사장: 그래픽이 아주 좋고 전체적인 게임의 품질이 좋지만, 가장 큰 매력은 '자유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 사회가 발전하면서 창의력과 자유가 강조되고 있다. 이런 경향 속에서, 차세대 유저들은 개성과 자유도를 추구한다. 현재 청소년 유저가 자유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데, 추후 청소년층이 성인이 되면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 (중국의)미래 게임 시장 발전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자유도 높은 게임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개발 수준 또한 발전하고 있다.
향후 스네일게임즈는 한국 게임 시장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스타우 부사장: 게임 품질, 특히 그래픽 부분을 중요시하고 있다. 큰 규모의 그래픽 기술팀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음악 등의 개발실 규모도 아주 크게 구성해 놓았다. 이를 통해 게임의 전체적인 품질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시장을 바라봤을 때 한국 시장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스타우 부사장: 문화적으로 한국인의 적성에 맞는 게임이 성공하는 것 같다. 굉장히 까다로운 시장이다.
유저는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에 대해서도 민감하고 까다롭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있었을 때 보상은 아주 기본적이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피드백을 빠르게 주고받기 위해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스네일게임즈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향력이 있다고 알고 있다. 특히 서양 쪽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는 어떤가?
스타우 부사장: 스네일게임즈는 글로벌 시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스팀 등의 플랫폼을 통해서 <다크 앤 라이트>, <픽스 아크>,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등을 글로벌 론칭했다. 글로벌 시장에는 론칭했으나 중국 시장에는 론칭하지 않은 게임도 있다.
보통 중국 회사들은 게임을 론칭할 때 중국 시장에 먼저 론칭하고 나서, 어느정도 호응이 있는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스네일게임즈는 필요에 따라 중국 시장에 론칭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먼저 론칭하기도 한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현재 중국에서 출시되는 2차원 게임에 대해 게임계의 관심이 높은데, 스네일게임즈 부스에서는 2차원 게임이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스타우 부사장: 해외에서는 중국의 2차원 게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차원 게임이 중국 게임 시장의 중심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중국 시장 내 특정 매니아층이 2차원 게임을 향유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스네일게임즈는 2차원 게임에 대한 경험이 적다. 그래서 2차원 게임 개발은 서툴다. (웃음)
스네일게임즈만의 개발 철학이 있다면?
스타우 부사장: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생각을 결지(決志, 뜻을 정하여 마음을 굳게 먹는다)한다.' 현재 시장을 모방하지 않고, 우리의 생각을 담는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중국의 많은 게임사가 성공한 게임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스네일게임즈는 그런 경향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도'와 '창의성'에 중점을 두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