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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다른 회사에 양보하고, 우린 우리 가치를 추구하겠다" CDPR 궨트 개발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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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다미롱) 2018-11-16 21:16:23

<위쳐3>로 유명한 CD프로젝트 레드가 <쓰론브레이커>로 다시 한 번 홈런을 쳤다. 지난 10월 23일 나온 게임은 호불호 갈리는 '카드 게임' 장르라는 핸드캡에도 불구하고, 메타크리틱 85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임은 <궨트> 시리즈에서 유래된 독특한 게임성은 물론, <위쳐> 시리즈를 연상하는 강렬한 스토리로 많은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시스템적인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궨트: 더 위쳐 카드게임>(이하 궨트)도 '홈커밍'이라는 초대형 개편 작업 이후, 유저들의 호불호를 극복하고 순항 중이다. 

 

과연 <쓰론브레이커>와 <궨트> 개발자들은 이런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지스타를 찾은 CD 프로젝트 레드 개발자들을 만났다.

 

왼쪽부터 <궨트>, <쓰론브레이커>의 게임 플레이 리드 디자이너 '미할 도브라윌스키', 커뮤니티 매니저 '파벨 부르자'

 

 

# 역대급 더빙 보여준 <쓰론브레이커>. <사이버펑크 2077>도 더빙하고 싶다

 

사실 처음엔 카드게임 측면에서 기대가 컸는데, 막상 해보니 <위쳐3>를 연상시킬 정도로 이야기 비중이 커서 놀랐다.

 

미할: 어떤 CD프로젝트 레드 게임이든 스토리에 굉장히 많이 공을 들인다. 게임을 만들 때 공통적으로 거치는 과정이, 처음에 작가가 먼저 기본적인 세팅을 하고 이후 그와 '네러티브 디렉터'가 회의해 이야기 전개를 결정한다. 여기서 스토리 방향성이 결정되면 다시 캐릭터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이걸 어떤 식으로 게임에 구현할 지 상의한다. 이런 식으로 어떤 게임이든 스토리에 굉장히 많이 신경쓴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깊이 있고 곱씹을 수 있는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쓰론브레이커>는 원래 <궨트> 싱글 모드로 기획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 과정을 거쳤나?

 

미할: 물론이다. 처음부터 다 스토리 잡고 시작한 게임이다. 우리는 어떤 것을 만들든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안에 들어갈 모드라고 해서 대충 개발하는 일은 없다. 

 

 

개인적으로 <쓰론브레이커>를 하며 놀랐던 게, <위쳐3>보다 더 선악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이었다.

 

미할: <위쳐> 시리즈는 항상 선악이 불분명한 세계였다. 원작 스토리 중 아예 '상대적으로 덜 악한' 이라는 스토리가 있을 정도로. (웃음) <위쳐> 시리즈든 <쓰론브레이커>든 유저에게 쉽지 않은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 깊이 있는 스토리, 의미 있는 선택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파벨: <위쳐> 시리즈는 CG가 있다 보니 유저가 판단할 정보가 (텍스트 중심의 쓰론브레이커보다) 적었다. 그래서 <쓰론브레이커>를 개발할 때 유저가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게 특히 신경썼던 기억이 난다. 

 

 

 

<쓰론브레이커>를 하다 보니 '스코이아텔' 진영이 그렇게 못 돼 보이더라. <위쳐3>에선 나름 정이 갔던 진영인데.

 

미할: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나. 누군가에겐 스코이아텔이 박해받는 집단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테러 집단일 것이다.

 

파벨: <쓰론브레이커>는 북부왕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위쳐> 시리즈에 비해 스코이아텔과 부딪힐 일이 많아 더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 스코이아텔: <위쳐> 세계관에서 엘프, 드워프 등 박해받고 있는 이종족 연합. 

 

 

한국어 버전의 경우, 번역과 더빙이 잘 돼 더 스토리가 더 잘 와닿았던 것 같다. 한국 시장이 크다고 말하긴 힘든데, 더빙까지 한국어화 해 놀랐다.

 

파벨: 어떤 언어를 제공하든 간에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어 번역과 더빙 역시 그런 관점에서 진행됐다.

 

서윤수 한국 담당 매니저: 잠시 첨언하자면, <위쳐> 시리즈가 한국에서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다. 그래서 일종의 보답 차원에서 다른 타이틀에 대한 한국어화와 더빙이 진행됐다. 앞으로 나오는 게임 모두 가능하면 더빙까지 한국어화해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적어도 내가 한국을 담당하는 한은…. (웃음)

 

CD 프로젝트 레드가 개발 중인 <사이버펑크 2077>

 

 

<쓰론브레이커>는 엔딩도, 캐릭터들의 운명도 여럿이다. 혹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엔딩, 운명이 있는가?

 

미할: '가보르 지그린'이란 등장 인물이 있는데, 일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모티브가 된 캐릭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친구가 살아 남는 엔딩을 선호한다. (웃음)

 

파벨: <쓰론브레이커>를 하신 분들은 '좋은 엔딩' 하나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 엔딩을 무척 좋아한다.

 

 

스토리에 대한 호평과 별개로, 난이도 면에선 아쉬운 반응이 많더라. 특히 중반 이후 쉬워지는 난이도 관련해서 피드백이 많았다.


미할: 그 부분은 동의한다. 12월 패치해 난이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이것을 통해 배운 것이 많다. 앞으로 많이 참고해 반영하겠다.

 

 

혹시 <쓰론브레이커>와 관련해 DLC나 후속 시리즈가 있을까?

 

파벨: 아직까진 논의된 바 없다.

 

 

얼마 전 스팀으로도 <쓰론브레이커>를 출시했다. GOG.com 독점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놀랐다.

 

파벨: 12월에 콘솔 버전까지 나오는데, 스팀 유저들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또 GOG.com으로 출시한 후 많은 유저들이 다른 플랫폼에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미할의 최애(?) 캐릭터 '가보르 지그린'

 

 

# 궨트, 유심히 보고 있는 덱은 '닐프가드 공개' 덱

 

<쓰론브레이커> 덕에 국내에서 <궨트>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미할: <궨트>는 한 경기가 3라운드로 나뉘어져 있고, 자기가 가진 카드를 계속 '소모'하며 플레이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한 (라운드 시스템 덕에) 3판 2선승제기 때문에 어떤 라운드에 힘주고 어떤 라운드를 포기할지, 혹은 버리는 라운드에서도 어떻게 상대의 출혈을 유도할 지 등 심리전 요소가 강하다. 포커처럼 블러핑이나 수 싸움 요소가 강하고., 

 

기존에 보기 힘든 독특한 방식의 전략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파벨: 잠깐 첨언하면, 진영 별 특색이 명확하다는 점, 그리고 자원 개념 없이 카드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궨트>의 특징이다. 참고 부탁하다. (웃음)

 

 

<쓰론브레이커>와 '홈커밍' 업데이트 이후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이런 독특한 게임 방식 덕에 <궨트>를 어려워하는 유저도 적지 않다.

 

미할: 우리 고민이다. 얘기한 것처럼 <쓰론브레이커>와 홈커밍 업데이트도 그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고. <궨트> 자체도 홈커밍 업데이트 이후 튜토리얼이 많이 상세해졌다.

 

파벨: 이런 인게임 기능 요소 외에도, <궨트>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 콘텐츠들을 추가해 유저들의 적응을 도우려 하고 있다. 한국 홈페이지에도 얼마 전 가이드 영상이 업데이트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홈커밍' 업데이트 이후 바뀐 튜토리얼 모드

 

 

홈커밍 업데이트가 적용된 지 곧 1개월이다.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


파벨: 아무래도 바뀐 점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기존 유저들에게 많이 생소해졌으니까. 

 

다만 우리가 홈커밍 준비하며 유저들에게 왜 이렇게 바꿨는지 많이 알렸다. 예를 들어 전장이 (아군 기준) 3줄에서 2줄로 바꾸며 기존 3개 줄 시스템의 복잡성, 그리고 2줄로 바꾸며 사정거리 요소나 카드 배치 위치에 따른 능력 변화 요소 등을 추가한다고 밝힌 식이다. 이렇게 계속 알리고, 또 실제로 게임에 적용되니 다행히 유저 분들 반응도 좋아지더라. 우리도 만족하고 있다.

 

 

홈커밍을 업데이트한지 곧 1달이 된다. 지금까지 메타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할: 3주 째이고, 얼마 전 패치도 있었는데, 메타 변화를 말하긴 조금 이른 시점 아닐까?

 

파벨: 얼마 전까지 가장 뜨거웠던 것은 인공물 관련 덱이 아닐까. 이것 관련해선 며칠 전 하향 패치가 있었다. 이것 외에도 추가로 닐프가드의 '공개' 키워드를 활용한 덱을 유의 깊게 보고 있다. 

 

미할: 인공물 관련해선 우리 실수가 확실하다. 다행히 이후 이정도로까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덱은 없는 것 같다. 데이터 상으론 각 진영과 (덱) 아키타입 모두 비교적 고른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 돈 욕심은 다른 곳에 양보하겠다. 우린 우리 가치를 추구하겠다

 

개인적으론 <쓰론브레이커>의 퍼즐 콘텐츠가 정말 재미있었다. 혹시 <궨트> 게임 안에 이런 싱글 콘텐츠가 추가될 수 있을까?

 

파벨: 아직까진 별 계획이 없다. 하지만 유저들이 요구한다면 당연히 고려할 것이다. 다만 이게 <궨트> 안에 간단히 들어가는 식은 아닐거고, <쓰론브레이커>처럼 퀄리티 신경쓴 버전이 될 것이다. 우리 개발 프로세스 상 가벼운 콘텐츠(모드)가 나오긴 힘들다. (웃음)

 

 

혹시 카드 히스토리 로그를 수정할 계획은 없는가? 어떤 카드가 나왔는지만 표시되다 보니, 슙처럼 추가 선택 요소가 있는 카드가 나왔을 경우 (로그만 봐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기 힘들더라.

 

미할: 지적 감사하다.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먼저 BM 관련해서 혹시 추가적인 변화 있을까? 카드 게임임에도 돈 쓸 일이 많지 않아 많이 놀랐다.

 

파벨: 작년 우리 대표가 좋은 말을 했다. "욕심은 다른 곳에 양보하겠다"고. 유저를 위해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CD 프로젝트 레드의 기조다. 카드 게임은 결제 요소도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우린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싶었고, 그래서 유료 모델도 다른 게임보다 약하게 잡았다. 실제로 <궨트>를 처음 시작한 유저라도 30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최고 수준의 메타 덱을 맞출 수 있다.

 

물론 우리가 땅 파서 장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입장에선 현재 <궨트> 매출 지표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재정적 욕심은 다른 회사들에게 양보하겠다. 우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추구하겠다.

 

 

모바일 버전 계획은 없는가?

 

파벨: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다. 다만 지금은 12월 예정된 콘솔 버전 출시에 더 집중하고 있다.

 

미할: 참고로 <궨트> 콘솔 버전은 같은 플랫폼 유저는 물론, PC 버전 유저들과 싸울 수 있는 방식이다. PC와 각 콘솔 간 매치매이킹, 친구 대전 모두.

 

 

마지막으로 <궨트>의 업데이트 로드맵을 유저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가?


파벨: 현재 2가지를 준비 중이다. 하나는 새로운 진영, 하나는 확장팩. 둘은 따로 따로 진행 중이다. 많이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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