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는 다수 독점작을 확보한 에픽게임즈 스토어나 WHO 게임 장애 질병 분류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오늘(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언리얼 서밋 2019'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언리얼 엔진 최신 기술과 정보를 개발자들과 공유하는 언리얼 엔진 컨퍼런스다. 행사에는 다양한 연사들의 강연이 이어지지만,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가 직접 행사에 참가해 키노트와 인터뷰를 진행해서 눈길을 끌었다.
미디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팀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즈 2019년 행보와 산업 방향에 대한 전망을 전했다. 최근까지 이슈가 되고 있는 WHO 게임 장애 질병 분류에 대해 "유저 스스로 자기조절을 하는 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발사 역시 결제를 많이 하면 캐릭터 성능이 좋아지게 한다거나, 랜덤 루트박스를 넣는 것은 좋은 문화가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 에픽게임즈 스토어, <포트나이트>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다양한 산업을 진행하고 있어 에픽게임즈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보는데, 에픽게임즈의 향후 방향에 대해 알려달라.
팀 스위니 대표: 에픽게임즈를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회사로 봤으면 한다.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 도구인 언리얼 엔진을 만들고 있고,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운영 지원을 하기도 한다. 과거 산업 구조는 영화면 영화, 그래픽이면 그래픽, 게임이면 게임 등으로 산업이 쪼개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경계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약 3년 전 우리는 슈퍼카 실시간 비주얼 리얼라이제이션 작업을 했고, 해당 작업을 거친 자동차가 출시된 뒤 <로켓 리그>라는 게임에 다시 구현되는 일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물이 실물로 구현되기 전 디지털로 만들어지고, 이것이 실물로 나온 뒤 다시 디지털로 들어오는 일이 있는 것이다. 이런 기능이 발전한다면 현재 카카오톡,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유하는 것처럼 리얼 트레이싱 기술을 공유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인력 고용 계획도 있는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에픽게임즈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개발자, 매니저 등 전 세계 신규 인력 1,200명 가까이 고용하고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들이 미래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비즈니스 라인업이 다양하지고 있고 동시에 여러 요소가 성장하고 있기에 '다양한 기회' 역시 있을거라 생각한다. <포트나이트>만 보더라도 소셜 기능이 활발한데, 이는 과거 게임에서 중요한 게 승부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게임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은 전 세계 언리얼 엔진 사용 1위 국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서 언리얼 엔진이 각광받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한국이 게임 개발의 현재를 이끌고 있고 미래 역시 이끌 거라고 본다. 한국 개발 환경은 매우 독특하다. 한국 게임 개발자들은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특히 하이엔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은 캐주얼 게임 등 로우엔드 모바일 게임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 부분에 있어 나는 미국이 아주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모바일 게임을 보면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포트나이트> 등 하이엔드 게임이 대부분이고, 이는 대부분 한국이 이끌고 있다.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은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뒤처져있다고 생각한다.
언리얼 서밋 외 개발자를 위한 부설 학원 설립 등도 고려하고 있는가?
그런 계획은 없다. 우리는 교육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최적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중점 잡았다. 현재 아직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대학과 협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하이엔드 3D 교육이나 언리얼 엔진 교육 등을 진행하길 희망하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국내에서 강력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부진하는 모습이다. 흥행을 위한 다른 방법도 생각하고 있는가?
현재 한국은 <포트나이트>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참을성 있게 결과를 기다리겠다. 우리는 한국 유저들이 <포트나이트>를 지속적으로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앞서 마블과의 협업으로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는데, 이에 유저들이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 더불어, 현재도 <포트나이트>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포트나이트> 월드컵을 비롯해 e스포츠 산업에 대해 기대하는 성과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포트나이트>는 매우 재밌는 게임이라 생각하고 e스포츠 쪽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을 거라 본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e스포츠 시장에서 탐구하기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두 개 팀이 아닌 수백 명의 플레이어의 교전, 가장 우수한 선수가 무조건 우승하는 게 아닌 다양성 등이 있기에 게임에 '보는 맛'이 있을 거라 본다.
<포트나이트>는 크로스 플랫폼 지원으로 눈길을 끌었다. 크로스 플랫폼 지원에 대해 에픽게임즈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누구나 우리처럼 크로스 플랫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PC나 콘솔에 포팅할 생각을 했으면 하고, 이런 방식은 향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언리얼 엔진은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포트나이트> 이후 이렇다 할 크로스 플랫폼 지원 게임이 없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포트나이트> 외 <로켓 리그>가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크로스 플레이 자체가 어려운 기능이기 때문에 지원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리얼 엔진을 통해 이 부분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에픽게임즈 온라인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기에 <포트나이트>가 가진 경험을 다양한 요소에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에픽게임즈 하면 언리얼 엔진이나 <포트나이트>로 인해 B2B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지금까지 다뤘던 분야와 다른 B2C 영역인데, 어떻게 운영할건가?
우리는 <포트나이트> 등으로 직접 게임을 제공하고 있고, PC나 안드로이드에서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우리가 만든 게임뿐 아니라 다른 게임들에도 지원 기회를 주고자 한다. 에픽게임즈는 기존 스토어가 수익 배분에 있어 마진율을 너무 높게 메겨 불합리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스토어 수익 배분과 달리 88:12 배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얼마나 많은 파트너들이 함께하고 있는가?
현재 100개 이상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으나 이는 아직 초기 단계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품질 기준만 맞는다면 어떤 게임이건 지원할 계획이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독점 정책에 일각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를 개선할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많은 ESD 플랫폼이 독점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스토어가 등장하는 건 생태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PC 게임 스토어로서 소비자와 개발자들에게 광범위한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존 스토어들의 7:3 수익 배분에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에게 선택 기회를 제공해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독점과 관련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신규 스토어가 시장에 들어왔을 때 마켓 쉐어는 0%다. 반면, 기존 마켓은 90% 가까이기 때문에 이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독점은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관련 공개 가능한 유의미한 수치가 있을까?
파트너사의 구체적인 판매 수치를 공개하는 건 곤란하다. 다만, <월드 워 Z>의 경우 발매 전 '스팀에 발매했을 때 수익'을 추산한 바 있는데,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더 많은 수익을 냈고 30만 카피가 판매됐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스토어 경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WHO 게임 장애 질병 분류에 대해 어떤 파급력이 있을거라 생각하는가?
누구나 자기 시간 관리에서 '적절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현실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며, 게이머는 이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또한 수익 모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결제를 많이 하면 게임 성능이 좋아지거나 랜덤 루트 박스로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떨어지는 건 좋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개발사는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 개발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5G 초고속 인터넷, 구글 스테디아 등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5G, 스테디아 등은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최신 기술에 있어 에픽게임즈의 역할은 첫째가 기술 공급 업체로서, 둘째가 개발사로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하드웨어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직접 만들지는 않겠지만 지원 사업은 계속할 거다.
구글 클라우드뿐 아니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지원 계획도 있는가?
물론이다. 우리는 중립적인 클라우드 서포트라고 말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도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한 바 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가 차세대 콘솔을 준비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이에 어떤 대비나 지원을 하고 있는가?
발표한 플랫폼이 없어 지원을 이야기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 차세대 플랫폼은 어떤 플랫폼이건 지원할 계획이 있고 레이트레이싱 기술 등 새로운 시뮬레이션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과거 열풍에 비해서는 그렇지 않지만,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VR과 AR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언리얼 엔진 지원 방향은 어떤가?
과거 VR과 AR이 처음 나왔을 당시 소비자에게 많은 기대치가 있었지만, 하드웨어가 퍼포먼스를 내지 못했고 그러면서 소비자용 플랫폼으로도 자리 잡지 못했다.
다만, VR과 AR은 현재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은 물론이고 교육 등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언젠가 VR과 AR이 소비자 시장으로도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산업 등 개발 분야에서 VR과 AR을 계속 사용한다는 점은 유의미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게임 외 자동차,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까지 언리얼 엔진이 사용될 거라고 예상하는가?
비주얼라이징을 사용하는 부분이라면 건축, 엔지니어링,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우주 비행사나 소방관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시뮬레이션에 사용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언리얼 엔진의 인터렉션을 많이 썼다면 앞으로는 피직스 시뮬레이션이 주목받을 거라 생각한다. 단순히 언리얼 엔진을 통해 만든 사물을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체험해보고 자동차라면 운전을 해볼 수 있는 부분을 말이다. 이런 부분이 활성화된다면 머신러닝 알고리즘 트레이닝에도 도움이 될 거다.
언리얼 엔진이 향후 방송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거라고 보는가?
언리얼 엔진은 현재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3D를 입히거나 날씨 안내, 스포츠 중계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더 발전할 거다.
미래에는 실시간으로 CG를 입히고 조정하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즉, 영화나 방송 등에서 비실시간으로 작업했던 내용은 버추얼 프로덕션으로 인해 실시간 작업으로 변할 것이며, 이는 생산력을 높이는 건 물론 경제성 역시 높일 거라고 본다.
지난해 '소셜미디어'를 트렌드로 꼽은 바 있다. 그렇다면 올해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과거에는 '캐주얼 게임'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하이엔드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는 몇 년 전부터 일어났기에 새로운 현상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게임이 중요하다고 보며, 노력을 했는데 기대치만 못 한 결과를 마주하는 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셜미디어 트렌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거라고 본다. 과거에는 멀티플레이를 위해 친구를 찾아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임 먼저, 친구는 다음' 형태였지만, 오늘날은 '친구 먼저, 게임은 다음' 형태다. 즉, 접근성이 달라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포트나이트>는 최초로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유저 중 35%가 여성인 건 물론, 근육질 캐릭터만 있는 게 아니라 패셔너블하고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처럼 게임은 특정 계층을 타겟팅 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 오디언스가 커진다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향후 개발 트렌드를 PC와 모바일을 나눠 설명해달라.
과거 몇 년은 PC와 모바일을 따로 생각해왔지만 지금은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게 맞다고 본다. 게임은 PC에서도 할 수 있고 콘솔, 모바일에서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유저들은 친구와 함께 게임하기를 희망한다. 이 부분에 있어 에픽게임즈가 PC, 콘솔, 모바일 등 7개 플랫폼에 지원하는 건 의미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PC에서 만든 게임이라도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고 그 반대 사례도 있다. 앞으로도 일 거라 생각한다.
메가 그랜트 지원금이 지난번에 비해 약 20배 정도 커졌다. 이에 대해 안내해달라.
지원금 확대는 <포트나이트> 성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우리는 <포트나이트> 성공 후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싶었고, 그 덕에 메가 그랜트 지원금을 키우게 됐다. 규모가 커진 만큼 게임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영화, 방송, 오픈소스, 학계 연구 등 다양한 부분에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이 이어지면서 리얼타임 그래픽 쪽에도 빠른 변화와 성공이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