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이 개발하고 모회사 넥슨이 서비스하는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가 올해로 15년을 맞이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오랜 기간 라이브된 게임이니만큼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요. 게임을 둘러싼 다양한 평가를 떠나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쌓은 주요 기록을 돌아보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15년이나 쌓인 게임의 기록을 전부 보여드리는 것은 쓰는 사람은 물론 읽는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겠죠.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공식 기록을 살펴보면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최고 동시 접속자수는 29만 명입니다. 2011년 7월 23일, <던파>는 여름방학 특수와 '던파혁신' 업데이트를 등에 업고 최고 정점을 찍었습니다. 대규모 업데이트로 상위 던전 절망의 탑이 추가되고 게임 UI가 개편됐으며 밸런스도 대폭 조정됐죠.
이때 <던파>에는 무려 7가지 종류의 프로모션이 동시에 진행됐는데요. 이벤트 경품으로 최대 2억 골드가 나오는 랜덤 항아리, 레어급 이상의 무기를 받을 수 있는 장비 항아리, 2천 세라(캐시) 등이 제공됐습니다.
<던파>의 동접자 29만 명 기록은 2010년 12월 남격투가 업데이트 이후 동시접속자 28만 명을 기록한 뒤 반년만입니다. 한국 (M)MORPG의 동접자 29만 명은 오랜 기간 깨지지 않다가 2018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동접자 35만 명을 기록하고 난 뒤에야 깨졌습니다.
2014년 6월, 중국판 <던파>인 <지하성과 용사>는 최고 동접자 5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지하성과 용사>는 한국에서 진행하던 것과 같은 출석체크, 복귀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중국 시장에 맞는 중국 전통 의상과 캐릭터를 출시했습니다. <지하성과 용사>의 지속적인 성과를 주목한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는 2016년 개발사 네오플과 10년간 서비스 계약을 맺게 됩니다.
넥슨은 2015년 3월 <던파>의 글로벌 서비스를 론칭했는데요. 2017년 4월 집계된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회원 수는 6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던파>가 넥슨의 캐시카우인 것은 말할 것도 없죠.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도입한 <던파>는 오래도록 넥슨의 효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가장 최신 데이터를 볼까요?
온라인 리서치 업체 슈퍼데이터(Superdata)의 1월 3일 자료에 따르면 <던파>는 2019년 <포트나이트> 다음으로 돈을 많이 번 게임입니다. 매출 규모는 16억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조 8,603억 원입니다. 3위는 <왕자영요>, 4위는 <리그 오브 레전드>, 5위는 <캔디 크러시 사가>였는데요. 순위권에 든 게임 중 <던파>가 가장 오래된 게임입니다. 많은 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던파>가 벌어들인 매출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게임을 개발한 네오플은 1년에 얼마나 벌까요? 이에 대한 대답을 알아보려면 2016년 던파 페스티벌로 시계를 돌려야 합니다.
당시 네오플은 '네오플 취업특강'이라는 자리를 열고 이 자리에서 그간 베일에 싸여 있었던 네오플 매출 규모를 밝혔습니다. 2015년 기준, 네오플의 매출액은 6,773억 원입니다. 그해 넥슨의 매출이 1조 8,086억 원이었으니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네오플이 벌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영업이익률도 약 78%였습니다. 퍼블리셔가 아닌 순수 개발사로서는 최고 수준이죠.
이렇게 네오플과 넥슨에게 고마운 존재인 <던파>가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넥슨의 2019년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회사의 중국 매출이 전년 동분기 대비 43%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여러 곳에서 <지하성과 용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하성과 용사>의 MAU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모두 감소했고, 아이템 판매 및 국경절 패키지 판매도 저조했습니다.
넥슨의 저조한 3분기 실적에 대해 본인이 네오플 출신이기도 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던파>에 '리소스 집중'을 통해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넥슨 전 직원들에게 보낸 적 있죠.
그렇다면 중국에서 <지하성과 용사>는 이대로 하락세를 걷게 될까요? 그렇게 단언하기는 이릅니다. 당장 2월 춘절 연휴에 게임이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지하성과 용사>의 모바일 버전이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데요. 1월 8일 현재 사전예약에 참가한 인원은 1,226만 명입니다. 텐센트가 목표로 삼은 사전 예약 최종 목표치는 무려 4,000만 명, 역시 대륙입니다.
중국에서 어떤 게임이 잘 나가면 잘 나가기가 무섭게 유사품이 나오기 마련이죠. <지하성과 용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지하성과 용사>의 많은 아류작이 출시됐고, 넥슨은 텐센트는 아류작들이 "불법 게임"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2017년 11월, 넥슨은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 유사 게임에 대해 칼을 빼 들으며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넥슨은 이 과정에서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회사와 게임의 목록을 전부 공개하기도 했죠. 그리고 이듬해 1월 <아라드의 분노>를 서비스하는 상해Kingnet온라인과기유한회사를 비롯한 4개 회사에 게임 서비스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고 받아들여졌습니다.
2017년 넥슨이 발표한 게임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회사, 게임 목록.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회사 7개
상해Kingnet온라인과기유한회사 (上海恺英网络科技有限公司)
상해 지나온라인과기유한회사 (上海挚娜网络科技有限公司)
상해 취화온라인과기유한회사 (苏州聚和网络科技有限公司)
절강 상사온라인과기유한회사 (浙江上士网络科技有限公司)
상해 열등온라인과기유한회사 (上海悦腾网络科技有限公司)
항주 취탑정보기술유한회사 (杭州聚塔信息技术有限公司)
북경 역유온라인과기유한회사 (北京易悠网络科技有限公司)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게임 5종
아라드의 분노 <阿拉德之怒>
던전과 용자 <地下城与勇者>
던전 얼라이언스 <地下城盟约>
던전의 귀검전설 <地下城之鬼剑传说>
던전과 귀검사각성 <地下城与鬼剑士觉醒>
<던파> 이야기를 하면서 '키약믿'(키리의 약속과 믿음) 사건을 빼놓을 순 없죠. 서비스된 지 오래된 RPG니만큼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습니다만, 그중 딱 하나만 꼽자면 '카약믿' 사건이 아닐까 합니다.
던파혁신 업데이트로 동접자 29만 명을 찍은 지 한 달 뒤, 넥슨은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아이템 강화를 실패해도 장비가 깨지지 않고, 수치도 보존해주는 유료 캐시 아이템을 판매했습니다. 이름하여 '키리의 약속'과 '키리의 믿음'. 아이템의 출시부터 논란이 됐고, 고강 아이템이 시장에 많이 풀리면서 <던파>의 경제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박탈감을 느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갔음은 물론 사행성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키리의 약속과 믿음'은 넥슨뿐만 아니라 게임계 전체에 단기적 이익을 위한 이벤트 남용이 결코 좋은 수단이 아니라는 교훈을 줬습니다. 넥슨은 NDC를 비롯한 여러 자리에서 '키약믿'이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던파>의 사건사고 하면 '키약믿'을 제일 먼저 떠올리죠.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던파>의 유저 행사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이하 던페)는 명실상부 역사와 전통의 유저 행사입니다. 던페는 한국 게임의 유저 행사 중 눈에 띄게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던파걸'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축하 공연으로 빛내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몇 년 새 <던파> 새 콘텐츠 발표와 실제 유저들이 즐길 만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던페는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줄곧 매진을 지록했습니다. 작년 던페도 티켓을 구하기 위해 1만 명의 유저가 예매 사이트에 몰렸고, 티켓은 10초만에 동났다고 하네요. 2013년부터 던페는 12월에 열리는데요. 연휴가 외로운 유저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인지 넥슨은 2016년과 2018년 던페를 크리스마스 연휴에 진행했습니다.
2019년 12월 14일 킨텍스에서 열린 던페 '진'에서도 겨울 업데이트 내용이 발표됐죠. 이 자리에서 넥슨은 에픽/레전더리 아이템 개편, 여귀검사 진각성, 신규 던전 등의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최고 레벨은 95에서 100으로 확대됐죠.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게임 오프라인 행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날 행사에는 약 5,000명이 운집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 주요 연혁
2007. 05 <던전앤파이터> 28번째 e스포츠 공인 종목 선정
2007. 12 <던전앤파이터> 2007년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 수상
2008. 06 <지하성과 용사> 중국 오픈 베타 / 상용화 시작
2008. 12 <지하성과 용사> 황금깃털상 수상
2009. 01 <지하성과 용사> 중국 게임산업 연회 가장 환영 받는 온라인 게임 수상
2009. 01 <던전앤파이터> 넥슨 채널링 오픈
2009. 04 <던전앤파이터> WCG 정식종목 채택
2009. 05 <던전앤파이터> GAMANIA사와 퍼블리싱 계약
2009. 07 <던전앤파이터> 대만 오픈 베타 / 상용화 시작
2009. 09 <던전파이터 온라인> 미국 오픈 베타 시작
2009. 10 <지하성과 용사> 제 7회 차이나조이 온라인 게임대상 황금깃털상 2개부문 수상
2009. 11 <던전앤파이터> World Cyber Games 2009 프로모션 종목 참가
2010. 04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회원수 2억명 돌파
2010. 06 <던전파이터 온라인> E3 EXPO 2010 참가(미국 LA)
2010. 06 <던전파이터 온라인> 북미 상용화 시작
2010. 12 <던전앤파이터> 동접 27만 돌파
2011. 05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회원수 3억명 돌파
2011. 07 <던전앤파이터> 동접 29만 돌파
2011. 07 <지하성과 용사> 동접 260만 돌파
2012. 03 <던전앤파이터> 라이트 노벨 소설로 출간
2012. 06 엑스박스용 타이틀 <던전파이터 라이브 : 헨돈마이어의 몰락> E3 2012에서 공개
2012. 07 <던전파이터 라이브 : 헨돈마이어의 몰락> Xbox 라이브 출시
2012. 08 <던전앤파이터> 대만 GARENA 사와 퍼블리싱 계약
2012. 08 <지하성과 용사> 동접 300만 돌파
2012. 11 <던전앤파이터> 아트북 - 아티스트 Ver. 출시
2013. 02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회원수 4억명 돌파
2014. 06 <지하성과 용사> 동접 500만 돌파
2016. 04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 ‘네오플-텐센트’ 10년 계약
2017. 04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회원수 6억명 돌파
*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서비스
2015년 3월 글로벌 서비스 론칭 (한.중.일 제외한 전세계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