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 뉴 베가스> 후속작이 나올까? 가능성은 커졌지만,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게 다 MS 탓이다. MS는 지난 2년 사이 <뉴 베가스>를 만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와 <폴아웃> IP를 소유한 베데스다를 품었다. 꺼져가던 <뉴 베가스> 후속작 발매에 대한 기대감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 관련기사
① MS의 베데스다 인수에 ‘폴아웃’ 팬덤 흥분한 이유
② MS와 ‘폴아웃’의 얽히고 설킨 역사, ‘뉴 베가스2’의 가능성 (현재 기사)
<뉴 베가스> 후속작이 나올 분위기는 확실히 조성됐다. 하지만 누군가 나서야 한다. 키는 MS와 베데스다가 쥐고 있다. 그들이 나설까? 나선다면 언제쯤? 현재 어떤 상황인지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짚어봤다.
MS 산하 게임사 및 개발자 중에는 ‘<폴아웃> 역사’에도 중요한 이름들이 많다.
1. <폴아웃> 전신 <웨이스트랜드> 개발자 브라이언 파고
<폴아웃> 시리즈는 1997년 <폴아웃> 1편으로 시작했지만 그 전에 같은 개발사 인터플레이에서 나온 ‘정신적 시퀄’ <웨이스트랜드>(1988년)가 있었다.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 선·악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클리어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 등 여러 요소를 <폴아웃>에 고스란히 물려줬다.
<웨이스트랜드>의 핵심 개발자 브라이언 파고는 현재 MS에 있다. <웨이스트랜드> 이후 파고는 <폴아웃> 1, 2편 개발에 관여했으며, 2000년 인터플레이를 떠나 2002년 ‘인엑자일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었다. 인엑자일은 2018년 MS에 인수됐다.
2. <폴아웃>의 아버지 팀 케인
<폴아웃> 1편은 1994년 개발자 팀 케인의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회사의 공식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재정지원이 없었다. 케인은 홀로 엔진 및 게임개발을 추진해나갔다. 나중에는 회사도 게임의 가능성을 인정해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3년에 걸친 개발기간 끝에 출시된 <폴아웃>은 크게 흥행했다.
<폴아웃>의 아버지 팀 케인은 현재 MS에 있다. 팀 케인은 이후 인터플레이를 퇴사해 몇 개 회사를 거치다가 2011년에 인터플레이 출신 개발자가 많은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옵시디언은 2018년부터 MS의 자회사다.
3. <뉴 베가스> 개발사 옵시디언과 IP 홀더 베데스다
<폴아웃> 판권은 2007년 기점으로 인터플레이에서 베데스다로 넘어갔다. 베데스다는 2008년 <폴아웃 3>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 인력 부족을 이유로 후속작 겸 외전 개발을 옵시디언에 의뢰했다. 2010년 <뉴 베가스>가 출시됐고, 이 작품에 올드 팬과 신규 팬 모두 만족했다. <뉴 베가스>를 탄생시킨 두 회사 옵시디언과 베데스다는 이제 모두 MS 산하에 있다.
1. MS의 ‘자유방임주의’
‘한솥밥’ 식구가 됐다는 이유로 자회사들이 의기투합하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현재까지 MS 산하 기업끼리 협력했다는 소식은 없다.
MS가 강제로 기업들을 연합시킬 가능성도 퍽 낮아 보인다. 각 기업 정체성을 존중하는 기조 때문이다. 2019년 6월 외신 인터뷰에서 MS 산하 개발사 ‘더블파인’ 대표 팀 샤퍼는 MS의 이런 분위기를 설명했다.
“MS에 인수되고 나서 좋았던 점은, (인수 때문에) 추가로 신경쓸 문제들이 생기기는커녕, 오히려 내 일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중략) 실험적인 여러 아이디어를 도전해볼 수 있어 신난다.”
샤퍼에 따르면 MS가 이처럼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Xbox 게임 패스의 ‘작품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함이다.
2. ‘달라질 것 없다’는 베데스다
회사 정체성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MS의 방임주의는 여전한 듯 하다. 피트 하인즈 베데스다 부사장은 MS 인수 후 베데스다의 운영 방침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우리는 계속 베데스다로 남는다. 우리가 어제까지 만들고 있던 게임을, 수년간 함께 해온 스튜디오와 계속해서 만들 것이며, 직접 게임을 배급할 것이다.”
문제는 베데스다가 그간 <뉴 베가스> 후속작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는 점이다.
과거 <뉴 베가스> 후속작 가능성을 묻는 팬들의 질문에 옵시디언은 ‘베데스다가 원치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적 있다. 그렇다면 직접 만들거나 다른 스튜디오에 맡길 수도 있었겠지만 베데스다는 그러지 않았다.
3. 너무 바쁜 옵시디언
그러면 옵시디언의 상황은 어떨까?
MS의 제니맥스 인수 이후, <뉴 베가스> 후속작이 나올지 궁금해하는 팬에게 옵시디언은 문자 그대로 ‘어깨를 으쓱’ 했다. 부정적 의미는 아니겠지만, 기업끼리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그리고 옵시디언은 현재로선 신작을 개발할 여력이 영 부족하다. 우선 전혀 시도해본 적 없는 ‘협동 생존 게임’ <그라운디드>를 미리해보기로 내놓은 뒤 ‘매월 업데이트’를 약속한 상태다. 트리플 A급 1인칭 RPG <어바우드>도 준비 중이다.
역전의 용사들이 모였지만 그들을 한데 엮어줄 구심점이나 지휘자가 딱히 없는 상황. <뉴 베가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팬들의 염원은 10년 넘는 세월 끝에 빛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