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남은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친 게임' 국회의원은 얼마나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까?
21대 국회는 가장 게임 관련 공약과 활동이 많았던 국회로 기록될 만하다. 셧다운제가 폐지되었고, 확률 공개가 의무화되었으며, 게임이 문화예술의 범주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을 주도했던 '친 게임' 국회의원 중 다수가 고배를 마신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이도경 보좌관의 '서포트'에 힘입어 지난 국회에서 가장 많은 '친 게임' 행보를 펼친 의원으로 평가된다. 이상헌 의원은 '사설서버 보완법'을 발의하거나 e스포츠 게임단 조세 혜택, '숙제' 방송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의 의정활동을 벌였다.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해서 직접 질의서를 보내 답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속한 지역구인 울산 북구에서 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 야권이 진보당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를 결정하면서 이 의원은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국민의힘, 진보당과 3자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그간 울산 북구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노동자 지역구'로 평가되어왔다. 세 후보의 출마를 전제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카나비 사태'를 앞장서 살핀 국회의원으로 평가된다.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와 종목의 국제대회 선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국회에서는 '확률조작 국민감시법', '장애인 게임접근성 향상법' 등을 발의했으며 최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메타버스법'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언급하며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12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이혜훈 전 의원이 하태경 의원을 꺾으면서 낙천하게 됐다. 하태경 의원은 0.71%p 차이로 결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는데, 당에 경선 원 데이터를 요구하며 승복 입장 발표를 미루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소위 '대리게임 논란'을 이겨내고 비례후보로 당선되었다. 이후 게임업계의 포괄임금제와 임금체불, 권고사직 등이 심각하다며 게임노동자의 노동 환경에 대한 의정활동을 주로 해왔다. 하반기 국회에서는 소속 상임위원회를 문체위로 옮겼는데,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메타버스와 게임의 차이에 대해서 물으며 정부의 메타버스 지원 기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류 전 의원은 정의당을 탈당, 새로운선택을 거쳐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류 전 의원은 안철수, 이광재 후보가 자리한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11일 KBS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해당 지역구 가상대결 시 류 전 의원은 1%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 힘을 보낸 의원들이다. 전용기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먹튀 게임'과 '가짜 광고'에 비판하기도 했다. 허은아 의원은 지스타에서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강조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가 후반기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전 의원은 경기도 화성시 정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다. 동탄신도시가 포함된 지역구로 이번 선거에 신설된 곳이다. 이 지역구에서 전 의원은 유경준 현 강남병 의원(국민의힘), 그리고 이원욱 개혁신당 후보와 경쟁한다. 정가에서는 '동탄 표심'에 대해 젊은 지역구, 반도체 벨트, 고소득 지역 등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바로 옆 지역구에는 지난 대선에서 게임 정책을 입안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한 상황.
국민의힘 비례후보 자격이었던 허은아 전 의원은 개혁신당에 합류했고 영등포갑에 공천됐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구에 국회 부의장 출신 현역 김영주 의원을, 민주당은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김영주 의원은 이 지역구에서만 내리 4선을 했다.
먼저 가장 당선권에 접근한 '친 게임 의원'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거론된다.
조 의원은 게임을 문화의 범주에 넣기로 한 '문화예술진흥법'을 대표 발의했고, '인앱결제강제금지법'과 관련한 활동을 벌였다. 조 의원은 2021년 방한한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와 만나 인앱결제 규제에 대한 국제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조 의원의 지역구는 대전 유성구 갑으로, 2월 22일 공천을 받아 3선 도전에 나선다.
2021년 발족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주도했다. 정 의원은 서울 마포 을에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구에 함운경 후보를 공천했는데, 뉴스1이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시행한 10일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가 49%, 함 후보가 33%의 지지를 받았다.
국회 입성에 새로 도전하는 '친 게임' 인사로는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가 대표적이다. 이 전 전무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부산 사하구 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신인인 이 전 전무를 상대하는 후보는 5선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다. 지난 4일 여론조사꽃의 가상대결에서 조 의원은 56%의 지지를, 이 후보는 23%의 지지를 얻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 회장을 역임한 전병헌 전 의원은 뇌물, 횡령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되었다가 지난 2022년 특별사면되었다. 전 전 의원은 최근 서울 동작 갑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새로운미래 소속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한 편지에서 "e스포츠와 게임이 산업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믿고, 젊은 세대의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게임 스타트업을 창업해 <쏴! for kakao>를 개발한 이력이 있는 김규현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구 갑 청년경선의 최종까지 올랐으나 김동아 변호사가 해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부산광역시장 재임 시절 지스타에서 "게임은 일자리 창출의 열쇠"라고 언급했던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부산 북구 갑에서 전재수 의원과 맞붙는다. PC방 사장 출신의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광명갑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에는 불출마했다.
언급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