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위메이드를 중심으로 한 몇몇 기업이 P2E 경제 도입을 위해 나섰고, 한때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P2E 모델은 한국의 게임산업법과 충돌해 국내에 널리 퍼지지 못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종료, 함께 언급되던 메타버스, NFT 등의 유행 감소와 함께 주목도가 떨어졌다.
텔레그램은 2018년부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텔레그램 안에는 가상자산 지갑과 이들이 발행한 톤(TON)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텔레그램은 자체 결제 수단인 '스타즈'를 톤코인과 교환할 수 있다고 밝히며, 자체 생태계 또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개발자들은 텔레그램 미니앱을 통해 텔레그램 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앱이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바로 이 공간이 P2E 게임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텔레그램 미니앱이 P2E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13년 페이스북과 HTML5 버전 <캔디크러시 사가>의 동반성장, 또는 2018년의 위챗과 모바일게임의 동반성장을 연상케 한다. 오늘날 텔레그램 미니앱의 선두주자로는 <캣티즌>이 있다.
<캣티즌>은 터치(또는 클릭)만으로 진행되는 미니게임으로, 고양이카페 같은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플레이어는 고양이를 입양해 더 높은 레벨로 키우며, 이 과정에서 같은 레벨의 고양이를 합치는 '머징'이 사용된다. 손님이 방문하면 골드를 남기고, 이 골드로 고양이를 구매해 머징하며 성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양이 머징과 레벨업 요소만 보면 평범한 캐주얼게임처럼 보이지만, 이 게임은 톤코인 생태계와 연계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별도의 앱 실행 없이 텔레그램 지갑과 게임에서 사용되는 '거버넌스 코인' 키티코인을 연동할 수 있다. 게임에는 피쉬코인, 키티코인, 그리고 톤코인 등이 두루 사용되며, 충전을 위해 다른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자동 머징 등의 유료 아이템은 톤코인으로 판매되어 텔레그램 지갑에서 인출된다.
플레이어가 <캣티즌> 플레이를 통해 1달러 이상의 가치를 생성하면 이를 톤코인으로 전환해 지갑으로 인출할 수 있다. 또한 <캣티즌> 정보 리트윗, 텔레그램 프리미엄 가입 등을 통해 피시코인 등의 재화를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의 재화 사용 내역은 모두 트랜잭션으로 기록되며, 게임 중 팝업을 통해 이 트랜잭션 생성을 유도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캣티즌>과 텔레그램 미니앱에서 환전 기능을 제거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는 초기 단계여서 논란이 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가 확장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시행 중인 가상융합산업진흥법에 따라서 텔레그램 미니앱을 '메타버스'로 분류할 경우, 사전심의 등의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네이버 <제페토>의 미니게임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과거 페이스북 웹게임은 "미심의게임물"이라는 이유로 수년간 한국에서 서비스되지 못했고, 서비스 양성화의 길이 열렸을 때는 이미 모바일게임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에서는 모멘텀을 잃었다.
텔레그램은 9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파벨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지분 100%를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39조 원에 텔레그램을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FT는 텔레그램이 향후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