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드'라는 말, 자주 사용하시나요? 와드는 게시글 알림을 받거나, 추후 다시 방문하기 위해 댓글을 다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유용한 글이나 다시 보고 싶은 글에 'ㅇㄷ', '와드' 등 짧은 댓글을 달아 책갈피처럼 활용하는 것이죠.
와드가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영향이 컸습니다. 와드는 특정 지역을 감시하는 데 사용하는 설치형 도구로써 상대 동선을 파악하고 시야를 밝히는 핵심적인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서포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박합니다. 걸핏하면 와드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기 십상일뿐더러, 무대의 중심에 서기도 어렵기 때문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 서포터의 역사는 파란만장합니다. 모든 시야를 혼자 잡아야 했던 ‘진또배기’ 와드장이 시절부터 ‘캐리 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거듭나기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속 서포터 변천사를 정리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초기 서포터의 역할은 원거리 딜러 ‘베이비 시터’이자 ‘와드 박는 기계’였습니다.
당시 서포터들의 아이템은 온통 와드뿐이었고, 상대 와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오라클'을 사면 풀템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능동적인 플레이도 어려웠던 시절입니다. 이처럼 서포터는 눈에 잘 띄지도 않을뿐더러 팀의 승패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자연스레 모든 이들이 기피하는 포지션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을 박살 낸 것이 매드라이프였습니다. 2012 LCK 서머 결승전에서 ‘꿈에 나올 것 같은 알리스타’를 선보인 그는, 이듬해 마법 같은 블리츠크랭크를 선보이며 단숨에 슈퍼스타에 등극합니다. 천대받던 서포터에 대한 인식도 올라가게 됐죠.
시즌 3, 라이엇게임즈(이하 라이엇)는 서포터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추가 비용 없이도 와드를 제공하는 ‘시야석’을 신설합니다. 하지만 시야석은 아이러니하게도 서포터를 더욱 극단적인 와드장이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와드를 무료로 채워주는 시야석은 오히려 협곡의 ‘시야 싸움’을 더욱 세밀하게 만들었고, 서포터들은 아낀 돈만큼 비전 와드와 오라클을 구매해야 했죠. 이에 따라 다른 포지션과 서포터의 격차 역시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결국 라이엇은 2014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를 뒤흔든 패치를 진행합니다. 바로 1인당 설치할 수 있는 와드 개수를 3개로 제한하는 한편, 시야 확보에 꼭 필요한 오라클도 삭제하며 서포터의 시야 부담을 줄이고자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와드의 소중함을 모른 채 협곡을 누비던 다른 포지션에도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함께 와딩을 하지 않으면 시야를 잡을 수 없게 된 것이죠.
‘대미지 넣는 서포터’ 메타는 2017시즌에도 이어졌습니다. 락스 타이거즈의 서포터 '고릴라'가 2016 롤드컵 4강에서 꺼낸 '미스 포츈' 서포터가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말자하, 카르마, 자이라 등 속칭 '딜포터'들도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죠.
2014 시즌 1인당 설치할 수 있는 최대 와드 개수가 제한된 뒤, 서포터의 살림살이는 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습니다. 모든 돈을 와드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포터의 개념 자체를 박살 낸 챔피언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파이크와 세나입니다. 8.11 패치를 통해 협곡에 등장한 파이크는 ‘AD 암살자 서포터’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높은 사기성을 인정받아 탑과 미드 등 솔로 라이너로 활용되기도 했죠.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보이지 않는,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뜻으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묵묵히 제 몫을 해 팀에 공헌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서포터 역시 이러한 ‘언성 히어로’에 포함될 자격이 충분한 포지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