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DRX의 질주가 눈에 띈 2주 차였습니다. 특히 탑 카르마, 미드 모르가나 등 원거리 딜러 시팅 조합을 들고나온 아프리카전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하는 전략을 들고나왔음에도 이를 완벽히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DRX를 상대할 팀은 다소 골치가 아플 것으로 예상됩니다.
젠지에게 일격을 맞은 담원은 KT를 2:0으로 잡고 상위권을 지켰고, 다이나믹스 역시 설해원과 한화생명 등 하위권 팀과의 경기를 쓸어 담으며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젠지와 T1의 부활도 눈에 띕니다. 젠지는 난적 담원을 맞아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귀중한 '역전승'을 올렸고, T1은 아프리카와 샌드박스를 잡고 2연승을 올렸습니다.
스맵이 돌아온 KT는 1승 1패를 기록했는데요. 담원전에서 다소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이긴 했지만, 동시에 번뜩이는 장면도 보여준 만큼 설해원, 아프리카와의 3주 차 일정을 통해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설해원은 2주 차 전패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 보여준 '원딜 캐리 전략'이 파훼 당했을뿐더러, 전에 비해 다른 팀들이 난전을 피하지 않음에 따라 그들이 가진 강점도 약해진 것이죠.
한화생명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난주 역시 바이퍼-리헨즈 바텀 듀오의 분전은 눈부셨지만, 그 외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죠. 특히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내준 것이 뼈아팠습니다. 다이나믹스와의 1세트에서 유리하던 게임을 허무하게 내주는가 하면, KT 전에서는 잘 성장한 코르키의 '앞점멸'로 인해 자멸하기도 했죠.
DRX, T1 등 강팀과 맞붙은 샌드박스는 나름대로 분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DRX와의 경기에서는 한 세트를 따내기도 했고, T1과의 2세트에서는 비원딜+미드 이렐리아라는 파격적인 조합으로 경기 초반 앞서가기도 했으니까요. 게다가 올 시즌 샌드박스의 첫 번째 포탑 획득률(66.7%)은 리그 3위에 해당합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과감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수치죠. 때문에 얼핏 보면 선수들의 폼이 살아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뜯어보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샌드박스의 15분까지 골드차이는 -2081로 압도적인 꼴찌인 데다가 바론 획득률도 14.3%에 불과합니다. 만약 샌드박스가 자가격리 중인 '야마토캐논' 야콥 멥디(Jakob Mebdi) 감독이 복귀할 4주 차부터 획기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2020 LCK 서머 2주 차는 10.12 버전으로 진행됐습니다. 해당 패치는 드래곤 종류에 따라 협곡 지형이 바뀌고 바루스와 트런들 등이 너프되는 등 다양한 변경점이 포함된 패치였죠.
다만 이러한 변화가 밴픽 '대격변'을 불러오진 않았습니다. 트런들과 바루스는 너프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팀의 선택을 받았고, 이즈리얼-아펠리오스로 대표되는 '원딜 대전' 역시 그대로 이어졌죠. 1주 차에서 100% 밴 됐던 바루스가 2차례 풀린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1주 차에 비해 달라진 부분도 존재합니다. 먼저 아펠리오스의 완승으로 끝난 원딜대전의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1주 차 승률 20%에 불과했던 이즈리얼 승률이 73%까지 치솟은 반면, 아펠리오스 승률은 56%에서 45%로 추락했죠. 특히 지난주 이즈리얼은 아펠리오스와의 맞대결에서 5승 2패를 기록하며 힘겨웠던 1주 차 상성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지르'입니다. 지난주 아지르는 7번 등장해 전승을 기록했는데요. 강한 라인전과 지속딜은 물론 이동기도 갖추고 있고, 궁극기 '황제의 진영'으로 변수 창출도 가능한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큰 너프를 당하지 않는다면, 모든 미드라이너의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을듯 하네요.
2주 차 명장면은 T1과 샌드박스의 1세트에서 나온 '칸나'의 슈퍼 플레이입니다.
서밋과 치열한 딜 교환을 마친 칸나는 낮은 체력에도 불구하고 라인을 미는 판단을 합니다. 이를 본 샌드박스의 정글러 '온플릭'은 그를 마무리하기 위해 달려들었죠. 당시 온플릭은 궁극기를 갖고 있었던 만큼, 스킬 하나만 맞춰도 칸나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칸나는 그라가스의 궁극기 '술통 폭발'을 무빙으로 피한 뒤, 이어진 배치기까지 점멸로 피하며 온플릭을 잡아냅니다. 칸나의 여유와 반응속도가 빛난 장면이었죠. 한편으로는 그라가스의 궁극기가 빗나간 이상, 무리할 필요가 없었는데 굳이 배치기까지 시도해야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샌드박스 팀 차원에서 '칸나의 점멸 유무'에 대한 콜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칸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칸나는 조금씩 전임자를 지워가는 중입니다. 지난 시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올해 공격적인 스타일로의 변화를 꾀하는 T1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오늘(29일) 기준, 칸나의 서머 시즌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평균 킬, 데스 부분입니다. 칸나는 리그에서 가장 '죽지 않는' 선수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킬'을 올린 선수였습니다. 게다가 솔로킬 역시 리그 1위에 해당하죠. 단단한 챔피언 위주로 플레이한 데뷔 초에 비해, 공격적인 챔피언 비중이 늘어난 것이 수치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T1에서 연습생 생활을 보낸 칸나는 올해 스프링 시즌을 통해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진또배기' 신인 선수입니다. 그의 전임자는 최고의 캐리력을 자랑한 칸 선수였죠. 이에 많은 팬은 올 시즌 중국 FPX로 떠난 그의 빈자리를 메꿀 선수로 더샤이, 너구리 등 스타급 선수의 영입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T1이 선택한 것은 2000년생의 초짜 신인, 칸나였습니다. 그렇게 팀에 합류한 칸나는 좋은 경기력을 뿜어내며 팀의 스프링 시즌 우승에 기여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선수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국제 대회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칸나가 최상위권 탑솔러와의 맞대결에서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면 전임자의 그늘 역시 완벽하게 걷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