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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넥슨컴퓨터박물관]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온라인게임을 전시장으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으로?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전시 경험

넥슨컴퓨터박물관(넥컴박) 2020-09-04 11:23:03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2019년 7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트선재센터에서 '게임을 게임하다/invite you_'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20년 9월, 가상공간의 전시관으로 여러분을 다시 한 번 소환합니다.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 메인 페이지

  



 

2019년,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아트선재센터


온라인게임은 특정 게임에 관한 공동체의 경험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참여와 상호 작용, 성장에 따라 달라지는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는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서비스하는 과정을 물리적인 오브제로 새롭게 만나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개개인의 시각으로 온라인게임을 재해석하는 전시였습니다. 

특히, 동시대 미술관인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를 개최하면서 게임 유저들에게는 게임을 하는 동시에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고, 게임을 많이 경험해보지 않은 관람객들에게는 예술을 즐기듯 게임을 즐기게 해주는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0년,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

전시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2020년 9월 2일, 46일 간의 전시와 관람객들의 피드백이 담긴 또 하나의 시도가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오프라인 공간에 구현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전시가 전시장에서 한 번 보여지고 휘발된다는 것이 가상공간의 콘텐츠의 특성과 모순적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전시를 다시 온라인으로 옮기는 일이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지도 모릅니다.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에서도 관람객은 작년 전시와 동일하게 로그인과 로그아웃 과정을 거치며 <메이플스토리>의 차원의 도서관, <마비노기>의 캠프파이어 등 19개의 작품을 모두 관람할 수 있으며 인터랙션을 통해 자신만의 관람 데이터를 남기고 축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넥슨 게임 유저들은 넥슨 ID와 연동하여 자신의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영수증 형태로 시각화한 아카이빙 자료를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캠프파이어는 <마비노기> 속 캠프파이어와 마찬가지로 관람객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이끌어냈다.

온라인 전시관에 구현된 캠프파이어

 

 

# 온라인 전시관으로 가상 공간과 현실의 연결하는 매직서클을 열다

오프라인의 공간에 영향을 주는 가상의 공간을 '매직서클'이라 칭합니다. 매직서클은 온라인게임 안에서 유저들의 신체와 행위에 새로운 성질을 부여하는 현실과 구별된 시공간을 의미합니다.[1] 

이 개념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고안한 개념이지만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인류의 문명은 놀이를 통해 만들어지고 발전한다는 요한 하위징아나 로제 카유아의 놀이 이론을 온라인게임에 적용시킨 것이죠.[2]

에릭 짐머만, 케이티 살렌, Rules of Play: Game Design Fundamental, MIT Press, 2004

매직서클이라는 가상 세계는 나에게 새로운 신체와 경험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 가상에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현실 세계는 해체되어버리는 양가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온라인에서의 ‘나’는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나’와 나의 행동은 온라인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면,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은 매직서클과 현실 사이를 여는 순환의 연결 고리가 됩니다. 오프라인 전시에서는 온라인게임의 경험이 물리적 오브제들, 장소성, 그리고 같은 시간에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익명의 관람객들과의 상호작용으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합니다. 

그리고 온라인 전시관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해체하지 않고 로그인과 로그아웃, 익명의 참여자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흔적을 남기고 자유롭게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전시 경험으로 한 번 더 확장됩니다.


# 온라인게임처럼 ‘참여’와 ‘성장’이 가능한 아카이빙을 실험하다.


전시나 자료 혹은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을 ‘아카이브’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서 시공간의 제약에 따라 사라지는 가치들을 보관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도 정해진 기간 동안 특정 장소에서 소개 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를 기록으로 남겨 문화 자료로서 보존하고 실제 전시를 관람하지 못했던 이들이 다시금 꺼내 볼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문화 콘텐츠를 기록물로 남기는 통상적인 방식은 이미지와 글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온 방식입니다. 그러나 IT기술이 발전하고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에서 전시를 하고 관련 자료들을 데이터로 남기는 방식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_you_' 전시를 데이터로 남기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먼저 가상 공간에서 전시를 아카이빙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와, 색다른 시도를 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구글 아트앤컬쳐(Google Art & Culture)

구글 아트앤컬쳐는 전 세계의 미술관, 박물관의 전시와 소장품을 주제에 맞게 기획하고 소개하는 플랫폼입니다. 2017년에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으며, 사람들이 실제로 물리적 공간에 가지 않고도 특정 주제에 맞게 해석된 다양한 전시들을 간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대다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휴관하게 되면서 구글은 아트앤컬쳐를 통해 더욱 많은 작품들의 감상 기회를 제공하고, 간단한 미니 퍼즐 게임이나 컬러링 등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방식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 이미지와 글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LIKELIKE, <oMoMA>​

​LIKELIKE는 인디게임을 만들고 플레이 가능한 예술을 지향하는 3명의 아티스트로 이루진 그룹입니다. 

이들이 제작한 <oMoMA>는 실제 존재하는 전시를 온라인에 옮겨 놓은 사례가 아닙니다. 픽셀 이미지로 전시 공간을 구현하고 유저가 아바타를 움직이며 온라인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웹사이트입니다. 쉽게 말해 간단한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화 되어 있는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 공간의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실제 관람을 하는 것처럼 모르는 사람과 스쳐 지나가고, 숨겨진 콘텐츠를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즉, 작품보다는 관람의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고 게임처럼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두 사례를 간단하게 살펴보면서, 그리고 2020년 지속되는 비접촉의 새로운 생활 방식을 경험하면서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방식에 더 많은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더욱이 문화를 기록하는 방식이 매체마다 서로 다르듯, 그리고 시대에 따라 기록하는 방식이 변화하듯 온라인게임을 전시하고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은 기존의 전시 아카이빙이 전시 공간과 작품들을 사진이나 영상 매체로 기록하고, 온라인 상에서 일방향적으로 볼 수 있는 것들과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아카이빙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작품들의 고유한 특성을 왜곡하거나 재해석하지 않고 전시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전시 관람이라는 인터랙티브한 체험 자체까지도 담아냅니다. 

 

작년에 오프라인 공간에서 전시를 관람을 했거나 온라인 전시관에서 처음 관람을 하는 이들도 모두 각자의 개별적인 관람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른 관람객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마치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하듯 ‘참여’와 ‘성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즐겼던 분들, 즐기고 있는 분들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들 모두를 다시 한 번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로 소환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이 소환에 응하시겠습니까?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온라인 전시관 바로가기  


[1] 매직서클은 게임 디자이너이자 독립게임스튜디오 게임랩의 공동설립자인 에릭 짐머만과 게임 디자이너이면서 교육자인 케이티 살렌이 'Rules of Play: Game Design Fundamental'(2004)에서 온라인게임 안에서 유저들의 신체와 행위에 새로운 성질을 부여하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매직서클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99년 에릭 짐머만과 게임디자이너이자 현 NYU 게임 센터의 디렉터인 프랭크 란츠가 그들의 에세이 'Rules, Play and Culture: Towards an Aesthetic of Games'에서 였으며, 게임의 룰이 적용되는 영역을 설명하기위해 사용했다. 

 

이후 2003년 에릭 짐머만이 이 개념을 다시 정리하여 발표한 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 2012년 게임수트라에서 발표한 'Jerked Around by the Magic Circle – Clearing the Air Ten Years Late'에서 에릭 짐머만은 역사가이자 철학가 요한 하위징아의 인간의 놀이 공간의 개념과 로제 카유아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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