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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배틀로얄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가 요즘 뜨는 이유

[연재] 김승주의 방구석 게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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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0-11-03 11:24:29
최근 화제를 끄는 국산 게임이 있다. 바로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이하 <영원회귀>)다.

 

<영원회귀>는 쿼터뷰 시점의 생존 배틀로얄 게임이다. 전작 <블랙 서바이벌>의 배틀로얄 요소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MOBA 장르의 특성을 합친 것이 특징이다. 최후의 1인으로 남기 위해 아이템을 모아 장비를 만들고, 레벨을 올려 다른 경쟁자들을 처치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대작 출시가 몰려있는 시점에서 큰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회귀>는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은 최근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만 명을 기록했으며, 트위치에서도 시청자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영원회귀>가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 직접 체험해 보았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 MOBA와 배틀로얄의 융합. 뜻밖의 찰떡궁합?

앞서 말했듯 <영원회귀>는 배틀로얄과 MOBA가 융합한 게임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에 배틀로얄 요소를 더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플레이어는 18명 중 최후의 우승자가 되기 위해 아이템을 모아 장비를 만들고, 레벨을 올려 스킬을 업그레이드한다.

다른 생존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강력한 아이템을 빨리 완성해야 한다. 그런데 <영원회귀>에서 아이템은 몬스터를 사냥해 돈을 모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플레이어가 전 맵에 흩어져 있는 재료를 모아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야 한다. 구역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구역에서 어떤 아이템이 나오는지 익히고, 효율적인 동선으로 맵을 돌아다니며 장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재료를 찾아 장비를 만들자

 

설명만 보면 꽤 복잡하고 어려운 것처럼 보일 듯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원회귀>는 플레이어가 쉽게 동선을 짤 수 있도록 '루트 설정'을 시스템으로 구현해 놓았다.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직접 갖추고 싶은 장비 아이템을 고르고, 이동 루트를 지정해 두면 게임 내에서 자동적으로 안내해 주는 방식이다. 게임 안에 자동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것.

 

플레이어는 직접 자신만의 루트를 개발할 수도 있으며, 아직 루트를 짜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사람들이 짠 루트를 '루트 가져오기'를 통해 손쉽게 가져올 수도 있다. 루트를 선택하고 게임에 진입하면 미리 짜인 루트에 따라 이동 경로와 획득해야 할 아이템을 알려 주기 때문에 신입 플레이어도 손쉽게 어떤 아이템을 모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루트 설정 화면

 

이런 시스템 덕분에 <영원회귀>는 겉으로 보면 타 배틀로얄 게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실제 게임 양상을 겪으면 굉장히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플레이어가 고급 장비 제작을 위해 경쟁하고, 심지어 특정 구역 아이템을 독점하기 위해 전투를 벌인다. MOBA인데 아이템 파밍을 교전의 트리거로 쓴 것이다. 이는 분명 독특한 재미를 준다.

 

게다가 장비 아이템만이 전부는 아니다. 체력과 행동력(스태미나)를 회복하는 음식도 있으며, 잘만 설치하면 불리한 상황을 한방에 역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함정 아이템도 있다. 덕분에 경기 내내 플레이어들은 좋은 장비와 음식을 선점하기 위해 계속해서 효율적인 동선을 짜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함정만 잘 먹어서 깔면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없던 요소.

 

'피쉬 앤 칩스'같은 아이템은 엄청난 체력 회복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만들기가 까다롭다.

트랩을 통해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도

 

<배그>의 자기장처럼, 배틀로얄에 빠질 수 없는 '금지 구역' 시스템도 존재한다. 그런데 <영원회귀>에서 금지 구역은 단순히 맵을 원 형태로 감싸들며 좁아지는 것이 아니다. 게임 시간 1분 30초가 지날 때마다 구역 하나하나가 금지 구역으로 변한다. 

 

금지 구역에 30초 이상을 있을 경우 캐릭터는 즉시 사망하며, 이 타이머는 회복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원하는 아이템이 있는 구역이 금지 구역으로 변할 수도 있다. 덕분에 같은 캐릭터만을 플레이하더라도 금지 구역에 따라 게임 양상이 달라지며, 금지 구역에 따른 다양한 변수를 극복하는 것도 주요한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그 외에도 MOBA 게이머에게 익숙할 '부시'나, 배틀로얄 게이머들에게 익숙할 ‘보급 상자’ 그리고 <워크래프트 3>에서 볼 수 있었던 '낮과 밤' 시스템도 잘 구현되어 있다. 특히 밤에는 시야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주위 플레이어들에게 알림이 가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을 가지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 시스템 차원에서 교전의 변수 요소를 여러 가지 제공한 것이다.

 

보급 상자. 꼭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하더라도, 열 때마다 받는 경험치가 쏠쏠하다.

깔끔한 그래픽도 눈에 들어온다. 전작인 <블랙 서바이벌>이 텍스트 중심의 웹 게임과 같은 구조를 띄고 있었다면, <영원회귀>는 쿼터뷰 형식의 3D 그래픽으로 탈바꿈했다. 업계 10~20년 차의 베테랑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만큼 모델링이나 배경 같은 전체적인 그래픽은 아주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스킬 직관성도 뚜렷하다. 정신없는 난전 와중에 스킬이 지나치게 화려해 가시성을 해치거나, 또는 너무 이펙트가 부족해 내가 스킬을 쓰는지 안 쓰는지 헷갈리는 현상이 거의 없었다. 빠른 교전 상황에서 이런 간결한 스킬 이펙트는 게임의 몰입을 해치지 않는다.

 

모델링이 꽤 깔끔하다.

 

# '숙련도 시스템'을 통한 '존버'방지

 

배틀로얄의 고질병 중 하나는 '존버(최대한 버티기)'일 것이다. 존버란 플레이어와의 교전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지막 금지 구역이 다가올 때까지 맵 구석에 숨어 상위권을 노리는 전략이다. 불리한 상황에서 상위권을 노리기 위한 전술적인 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게임 양상을 다소 지루하게 만들고 끝까지 숨어 있다가 교전 한 번으로 손쉽게 우승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불만인 입장도 있다.

 

앞서 말한 시스템을 보면 <영원회귀>에서도 플레이어를 피해 도망 다니며 파밍에 주력하고, 충분한 장비를 갖춘 후에 싸우는 존버형 플레이가 우세할 것처럼 보인다. 

<영원회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재미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바로 '숙련도 시스템' 이다. 숙련도는 일종의 경험치라고 보면 되는데, 덕분에 타 게임과는 레벨업 개념이 조금 다른 편이다.

보통 MOBA나 배틀로얄 게임에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필드에 있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상자를 열어야 했다. 하지만 <영원회귀>에서는 사냥, 맵 탐색, 아이템 제작 등 모든 행동이 숙련도 상승으로 이어지며, 숙련도를 올릴 때마다 경험치가 주어진다. 간단히 설명하면 맵을 탐색하며 아이템을 만들기만 해도 레벨이 올라간다.

 

숙련도 시스템. 특히 무기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전투를 피하고 '풀템'이 완성될 때까지 맵만 돌아다니는 소위 '존버' 플레이가 유행할 심산이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투에도 숙련도 시스템이 있다. 적들에게 대미지를 받거나 가할 경우에도 숙련도가 상승한다. 특히 무기를 들고 적을 직접 공격할 경우엔 무기 숙련도가 크게 오른다. 무기 숙련도가 충분히 증가하면 각 무기가 가진 고유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대미지와 공격 속도도 큰 폭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전투만을 회피하며 아이템 제작에만 집중하다가는 교전으로 전투 숙련도를 충분히 쌓은 적과의 성장 차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 물론 무조건 교전 지향적인 플레이가 정답인 것은 아니지만, <영원회귀>는 이런 숙련도 시스템을 통해 맵을 돌아다니며 교전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플레이어도 확실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쿼드 수준이 올라갈수록 초반 교전도 중요해진다.

전투 경험치가 부족하면 이런 레벨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 결국 죽었다.

 

#  미래가 기대되는 게임

지난 10월 14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영원회귀>는 많은 게이머의 관심을 모으며 흥행 중이다. 입소문을 타고 출시 2주일 만에 스팀 동접자 수 1만 명을 달성하고, 28일에는 몰려든 유저를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잠시 마비되기도 할 정도였다.

게임 스트리머들도 <영원회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자발적으로 몰려드는 모양새다. 개발사도 이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며 "홍보비를 쪼개어 진짜 <영원회귀> 스트리머들에게 보은 하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도 눈에 띈다. 님블뉴런 또한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라고 밝힌 후, "하지만 많은 개발사가 야심 차게 e스포츠화를 진행했다가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그만큼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다. 크고 작은 대회를 통해 노하우를 계속 쌓아 나가겠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스트리머들이 참가한 'ER 인비테이셔녈'이 지난 11월 1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오는 11월 14일부터 모든 유저들을 위한 공식 대회를 2주 간격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님블뉴런이 공개한 대회 요강 (출처 : 스팀 커뮤니티)

 

아직은 캐릭터도 부족하고, 간헐적인 프레임 드롭이나 프리징 현상이 일어나는 등 얼리 액세스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진 기본적인 틀만 보여줬음에도 이 정도의 흥행력을 보였다는 것은 <영원회귀>에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함을 당당히 증명한 셈이다. 

 

정식 출시는 2022년 1월 정도로 예정하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가다듬고 보완해 <블랙 서바이벌: 영원회귀>가 MOBA 배틀로얄 장르의 신흥 강자로 올라설 수 있길 바란다.

 

이름: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  개발: 님블뉴런  장르: MOBA, 배틀로얄

한국어: O  플랫폼: 스팀  가격: 얼리 억세스, 무료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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