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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의 '내 인생의 컴퓨터'

넥슨컴퓨터박물관(넥컴박) 2023-02-20 12:02:17

‘내 인생의 컴퓨터’ 시리즈는 국내/외 IT 업계 인사들의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의 주인공은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입니다.  

 



# 첫 번째 컴퓨터 

 

어렸을 때 구석진 시골에 살아서 컴퓨터를 본 적도 없고 대신 방학이면 서울에서 오락실 게임기들을 봤습니다. 인베이더(스페이스 인베이더), 갤라가(갤러그)가 있었는데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Apple II, 1977

 

컴퓨터는 제가 과학고를 다녔는데 거기 입학해서 애플 II를 처음 봤습니다. 애플 베이직도 기술 시간에 공부했었습니다. 이공계에서는 공부를 계속하려면 계산기로서 컴퓨터를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수업이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머리로 하는 걸 빠르게 해준다 정도로 생각했었고 수업보다는 애플 II로 그때 했던 게임들, <가라테카> 그리고 <로드 러너>, <울티마> 같은 게임들이 컴퓨터에 대한 흥미를 올려줬습니다. 그래서 책을 사서 베이직으로 <인베이더>랑 비슷한 모습의 게임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게임을 친구들에게 해보라고 했는데 너무 단순해서 저를 놀렸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 컴퓨터가 인생에 가져온 변화

 

Internet Relay Chat(IRC), 1988

 

저는 되게 축복받은 세대인데요. 제가 1987년도에 카이스트에 입학했을 때 필수 과목으로 유닉스 OS하고 C언어를 배웠었고요. 그리고 당시에 카이스트는 인터넷이 됐었습니다. 그래서 IRC라고 하는 원격 터미널에서 채팅을 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터미널 앞에 앉아서 다른 나라 애들과 채팅하고 그랬습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친구들이 무슨 음악 좋아하는지 물어봐라, 무슨 음식 좋아하는지 물어봐라 이랬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하면서 컴퓨터가 그 경계를 허물 수 있다는 사실에 당시에는 큰 충격을 받았었고요. 카이스트가 IBM PC뿐만 아니라 워크스테이션 또는 맥 이런 컴퓨터가 되게 풍부하게 있었고 전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세상을 완전히 바꿀 거라는 걸 대학 초년생 때부터 크게 느낄 수 있었고 그리고 다른 대학의 학생들보다 제가 한 5~6년 정도는 먼저 그런 환경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전자과나 기계공학과 이런 과는 부품을 만든다는 생각이 강했고 컴퓨터는 미래 기술이고 되게 유망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컴퓨터를 한 단어로

 

 

컴퓨터는 입출력 장치와 저장 장치를 가진 빠른 계산기. 사실 제 삶을 돌아보면 인생은 반은 컴퓨터 없이 살았고 반은 끼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그런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단순히 계산을 빨리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경험이나 생각을 연결하는 복합체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생 게임

 

(왼쪽)Space Invaders,1978 (오른쪽)Galaga,1981

 

시대에 맞는 게 있겠죠. 예를 들면 오락실 시절에는 오락실의 게임들. <인베이더>, <갤라가>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나온 수많은 격투 게임, 스타디움 히어로 같은 야구 게임들이 기억에 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고등학교 때 <가라테카>나 <로드 러너>, <울티마>를 했던 것 같고 대학원생 시절에는 <커맨드 앤 컨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이런 거 많이 했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점심시간에 밥 먹고 나서 <위닝 일레븐>을 했었고요.

 

게임 쪽 일을 하면서 열심히 했던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제가 40인 정규 공대를 했었어요. 정규 공대 힐러였는데 그때 40인 공대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가족들을 저버려야만 될 정도로 시간을 쏟아야 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일과 관련해서는 회사 게임을 열심히 했었습니다. 예전에 했던 <스페셜 포스>, <슬러거>, <피파 온라인>은 처음 만들 때부터 하곤 했습니다. 

 

 

그 다음에 중국에서 잘 되는 <크로스파이어>, 그리고 검은사막도 되게 좋은 게임이고요. 일과 관련해서는 <배틀그라운드> 하고 있고 지금도 <오딘> 같은 게임도 회사 일이니까 되게 열심히 하고 있고요. 근데 게임은 일을 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니까 어릴 때처럼 시간이 많지는 않으니까 다 해보지는 못해도 주변 사람들한테 추천을 받아서 좋은 게임이라고 하면 그건 꼭 해보려고 하고요.

 

직접 플레이를 못 하면 요즘은 유튜브 게임 리뷰만 그냥 보기도 하고요. 2022년 초에 플레이스테이션 5로 열심히 했던 건 <고스트 오브 쓰시마>. 대단했던 것 같아요. 게임은 계속 매년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어렸을 때는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할 거라고 전혀 상상도 못했고요. 세대를 막론하고 삶의 여가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저는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되게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게임 개발자는 프로그래머만 있는 거는 아니고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고 게임 시스템을 기획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사람도 있고 게임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되게 다양하기 때문에 기술은 점점 더 현란하게 발전을 할 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중요한 것은 기본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아무튼 책을 많이 읽고 또 외국어 열심히 공부하고 수학도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Theory of Fun for Game Design), 2004

 

만약에 책을 한 권 권해드린다면 이미 읽어 보셨을 수도 있는데 라프 코스터가 쓴 <재미이론>이라는 책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게 

과거에 중요한 이정표들이나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어떤 미래 기술, 이런 걸 보여주고 계신데 그런게 되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거기에 더해서 그런 게임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런 게 좀 담겨있고 쌓여 있으면 되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차곡차곡 쌓아 나가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박물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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