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텀블벅'은 텀블벅(//tumblbug.com/)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게이머에게 좀 더 의미가 될만한 것을 골라 소개합니다. 텀블벅은 '창의적인 시도를 위한 펀딩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창의적인 시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주의 텀블벅'을 통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 작성: 텀블벅, 편집: 디스이즈게임
4~5년 전만 해도 지하철에서 팬덤들의 광고를 보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지만, 요즘에는 웬만한 지하철역이나 열차 광고칸 안에서 생일이나 팬덤 광고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습니다. 지하철 광고는 워낙 크게 걸리다 보니, 광고에 나오는 작품이나 연예인을 잘 몰라도 호기심에 한 번쯤 찾아보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지하철 팬덤 광고의 존재를 알게 되며 제일 신기했던 것은 이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콘텐츠 제작사나 연예인 소속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반 팬분들이란 점이었어요. 이런 '풀뿌리' 지하철 팬덤 광고들은 몇 년 전부터 텀블벅과 팬덤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텀블벅을 통해 진행되었거나, 진행 예정인 광고 몇 개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파이널판타지14> 한국 서비스 3주년 기념 지하철 광고 (진행 중)
1987년 이래로 15개의 시리즈가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RPG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정도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시리즈별 선호도는 조금씩 다른 편이지만, <파이널판타지14>는 3개의 확장팩과 함께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모금이 성공할 경우 걸리게 될 시안
이번 서비스 개시 3주년 기념 광고는 교대역 2, 3호선 환승 통로에 게시될 예정이며, 후원 금액이 많아지면 부산 서면역에도 함께 게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하츠네 미쿠 10주년 기념 광고 프로젝트, 시작합니다! (2017)
텀블벅의 역대 지하철 광고 프로젝트 중 4,200만 원이라는 가장 많은 금액을 모금했던 프로젝트입니다. 더불어 390만 원짜리 한정판 선물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것을 보면서, 텀블벅 운영진 일동이 팬덤의 무서운 힘을 실감했던 프로젝트이기도 하지요. 다시는 덕후를 무시하지 마라
일본 야마하의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보컬로이드2' 의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나 그 인기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합니다. 미국 타임지에서 2014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가상의 캐릭터 8위에 선정된 적도 있으니까요.
이전에 진행한 하츠네 미쿠의 날 기념 3월 9일 사당역 광고
이 광고 프로젝트는 2017년, 하츠네 미쿠의 탄생일인 2007년 8월 31일에서 1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모금이 성공적으로 마친 뒤 작년 8월 말 삼성역에 실제로 걸려 9월 19일까지 광고가 진행되었죠.
# <페르소나> 20주년 기념 지하철광고 (2016)
역시 '세가 아틀라스' 사의 명작 RPG로 평가받고 있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입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게임뿐만 아니라 코믹스, 노벨, 애니메이션, 극장판, 라이브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는 PS3/PS4로 발매된 <페르소나5>가 가장 최신작이며, 한글화는 <페르소나3>부터 이뤄졌습니다.
500만 원 가까운 금액이 무사히 모금되어, 광고는 재작년 7월 25일부터 8월 24일까지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광고판에 게재되었습니다. 텀블벅 사무실이 홍대에 있을 때 매일 출퇴근 시 보면서 뿌듯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 <아이돌마스터> 10주년 기념 광고들 (2015)
일본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인 <아이돌마스터>. 아이돌 육성 게임으로 처음 발매되었으나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비롯한 노래와 라디오, 라이브까지 진행하는 거대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2015년 <아이돌마스터> 10주년 당시, 텀블벅에만 3개의 <아이돌마스터> 프로젝트가 올라왔고 그중의 2개는 지하철 광고 프로젝트였으니 새삼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광고들은 2015년 말, 사당역과 부산 서면역, 대구 반월당역, 대전역, 광주 금남로4가역, 그리고 서울 노원역에 걸렸습니다. 아마 이 광고들을 보고 저처럼 <아이돌마스터>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을 분도 많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5년 이래 텀블벅에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지하철 팬덤과 캠페인 광고 프로젝트들. 누군가는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오는 일도 아니고 오히려 시간과 에너지를 더 많이 쏟아부어야 하는 일을 하느냐고 묻겠지만, 지하철역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기업 광고들 사이에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팬덤 광고를 보는 것은 꽤 뿌듯한 일인 듯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광고로 나누는 일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