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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게임미술관](11) 검은사막 '다크나이트'의 아버지, 오윤택 팀장이 말하는 게임 원화의 매력

정혁진(홀리스79) 2019-04-01 11:26:23
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펄어비스 입사 8년차이자 회사 창업 멤버이기도 한 오윤택 팀장은 현재 회사의 핵심 IP인 <검은사막>의 캐릭터 팀장을 맡으면서 게임 내 캐릭터와 관련된 외형, 표현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 인기 클래스 ‘다크나이트’를 만들어 낸 인물이기도 하죠.
 

오 팀장은 대학교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하다가, <바이오하자드>, <데빌 메이 크라이>, <하프라이프> 등 인기 타이틀을 접하면서 게임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평소 게임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게임을 즐기며 ‘게임으로도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많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후, 게임을 업으로 삼기로 결정했죠.

 

펄어비스 오윤택 팀장

 

 

#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는 매력에 빠진 그, 펄어비스로 뛰어들다


특별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는 학교를 다니며 원화와 관련된 풍부한 경험을 쌓아 나갔습니다. <검은사막> 이전에는 NHN을 통해 서비스됐던 <C9>에서도 그래픽 디자이너를 맡기도 했습니다.
 
캐릭터 원화로 게임 산업에 입문하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업무 파트가 세분화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3D 모델링이나 기획 파트도 겸할 기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원화 작업을 하면서 조금 더 타 팀과 상세하게 업무를 조율할 수 있게 됐다고 하네요.
 
오 팀장은 캐릭터 원화의 매력에 대해 ‘현장감’과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꼽았습니다. 판타지처럼 상상속에 존재하는 것부터 현실 세계지만 가상의 현상이 벌어지는 그런 것들 말이죠. 그는 그 속에서 숨쉬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매우 보람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생각들은 그를 펄어비스로 이끌었고, 현재 회사에서 <검은사막>의 캐릭터 원화 작업을 맡고 있습니다.

 

 

 

# 우연히 태어난 신의 한 수, '다크나이트'


오 팀장은 <검은사막> 내 다크나이트, 무사를 비롯해 매화, 격투가, 워리어, 미스틱 각성 등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다크나이트는 비각성 포함).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을 만들어냈지만, 그중에서도 ‘다크나이트’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비각성과 각성을 동시에 맡은 캐릭터기 때문이죠. 

 

<검은사막>에서 태도를 사용하는 근접 캐릭터 '다크나이트'. 지금도 강한 성능과 매력을 뽐내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다크나이트는 처음부터 계획선상에 두고 디자인된 클래스는 아니었습니다. 다크나이트의 지역 ‘카마실비아’를 디자인하면서, 거기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기획으로부터 우연히 출발했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후, 내부 회의를 통해 다크나이트를 신규 클래스로 추가하기로 결정, 본격적인 원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크나이트는 우리가 알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현재와 같이 신비스러운 모습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어두운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니 위협적이면서, 꽤 센 이미지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아쉽게도, 과거 초기 이미지는 공개해줄수 없다고 하네요).
 
오 팀장은 “최대한 카마실비아의 분위기를 담아내려 했으나, 왠지 취향을 탈 것 같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다소 과한 부분을 조금씩 다듬어냈고, 현재 여러분이 게임에서 접하는 다크나이트의 모습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다크나이트는 공개 후부터 지금까지도 <검은사막> 유저들로부터 외형이나, 성능적인 부분 모두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 수정 과정은 ‘신의 한 수’가 됐던 셈이네요.

 

'다크나이트'는 검은장미를 모티브로 아름답지만 신비롭고 강력한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태도를 사용해 원거리와 근거리 공격이 모두 가능하며 <검은사막>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기도 합니다.

 

 

#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내려놓지 않는 꾸준함


게임이 좋아서, 캐릭터 원화를 시작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간 그는 ‘꾸준함’이 지금의 자기를 만든 것 같다고 회고했습니다. 거창하거나 특별한 원칙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후회가 덜할 때까지 계속 원화를 다듬고, 또 다듬는다고 합니다. 이는 원화가 게임 내 캐릭터로 구현되는 과정에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영감을 얻거나 작업을 진행하는 흐름도 특별하게 원칙을 정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최대한 유연하게 하는 것이 그의 작업 방식이라고 하네요. 캐릭터의 탄생은 다양한 곳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합니다. 위에서 얘기했듯, 다크나이트는 카마실비아 지역을 먼저 만들다가 분위기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고, 최근 <검은사막>에 추가된 아처도 석궁에 맞는 느낌의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각종 게임을 통해서도 콘셉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합니다.

 


꾸준함을 만든 또 하나는, 바로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원화를 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하지만 쉬운 것이 아니기도 한데요, 오 팀장은 피드백을 받으며 캐릭터의 외형이 완성되었더라도, 그것이 결과물, 게임 내 캐릭터로 선보일 때 느낌이 달라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칫 이질감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는 원화 외에 캐릭터의 이동과 전투 분위기, 효과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옆에서 의견을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원화가 단순히 그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오윤택 팀장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타 분야를 경험해본 것이 다행"이라며, 이것이 10년 이상을 원화 업무에 몸을 담을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검은사막> 게임 속 미스틱의 모습.

'미스틱' 원화 모습. 감룡의 기운이 머무르는 무기 ‘청파각’을 사용합니다. 폭풍 속의 수룡과 함께 싸우는 컨셉이죠. 자신의 존재를 찾아 방황하다가 신비의 존재 감룡인 ‘반하’를 만나 각성에 도달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캐릭터의 설정으로 그려냈다고 합니다. 위 스크린샷에 있는 감룡 역시 미스틱과 함께 원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오 팀장은 꾸준히 캐릭터와 수 많은 NPC 원화를 맡았음에도 원화를 그리는 일이 ‘여전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더 잘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네요. 하루, 이틀이나 일주일 만에 나올 때도 있지만 어쩔 때는 한 달 넘게 원화와 씨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역시, ‘창작의 고통’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때로는 반복되는 작업에 슬럼프가 올 법도 하지만, 그는 그 때마다 조금씩 욕심을 덜어보는 시도를 한다고 합니다. 어렵지만 최대한 특이하게, 욕심을 부리려고 했던 점을 마주할 때마다 살짝 내려놓으면 과하거나, 아쉬웠던 점이 조금씩 보인다는 것이죠.

 

오윤택 팀장이 원화부터 캐릭터 생성까지 여러 과정을 함께한 NPC들.

 

 

# 게임을 정말로 좋아하고, 폭 넓은 사고를 가질 것


끝으로, 그는 앞으로 <검은사막>의 원화를 선보임에 있어 ‘최대한 물리지 않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캐릭터가 개성이 뚜렷해야 한다는 기준 속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보다 게임에 어울리고, 독특한 캐릭터가 되도록 매력적인 원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 게임을 정말 좋아해야 거기에 맞는 매력적인 원화, 캐릭터가 나오고, 그래야 그것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요. 그래야 재밌기도 하고요. 일을 오래, 잘 할 수 있는 원동력도 생기고. 캐릭터 원화는 정말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오 팀장은 미래의 원화가들에게도 조언을 남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일 수도 있는, ‘진심을 다해 게임을 좋아하고, 폭 넓은 사고를 가지라’고 말이죠. 끝으로, 오윤택 팀장이 작업한 <검은사막> 캐릭터 원화도 감상해 보시죠.

 

묵직한 맨손 공격이 특징인 '격투가'는 양 팔을 감싼 건틀렛인 '투신갑'을 사용합니다. 강인한 신체와 무예로 다져진 격투가의 강력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겨울시즌에 어울리는 '눈꽃의상'. 눈결정을 컨셉으로 해 제작했다고 합니다.

각성한 '매화'는 각성 무기인 '화월창'을 사용합니다. 도깨비불처럼, 푸른 불꽃으로 찌르거나 베면서 적을 태워버리죠. 춤을 추듯 부드럽고 화려하게 움직이면서도, 눈으로 쫓기 힘들만큼 빠른 화월창의 공격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무신도’를 무기로 사용하는 각성한 ‘무사’는 빠른 이동기를 겸비한 동양 남성 캐릭터입니다. 무사도 매화의 각성무기처럼 도깨비불, 그 중에서 붉은 불꽃을 표현했습니다. 동양풍의 갑옷과 커다란 칼을 형상화한 주무기, 보조무기인 도검 등에서 무인 집단의 충성스러움을 떠올리게 했다고 하네요.

최근 선보인 캐릭터 '아처'는 검은 독수리를 컨셉으로 잡고 작업했다고 합니다. 석궁과 태궁을 동시에 사용하며 빛의 화살을 쏘는 캐릭터죠. 남자 엘프의 수려한 외모와 민첩한 몸놀림이 융화되도록 했다고 합니다.

'워리어'는 각성 후 대검을 다루며 더욱 박력있고 강력한 기술을 사용합니다. 중세의 기사를 연상시키는 판금갑옷과 투구로 강인한 전사를 표현했다. 위 이미지는 ‘고옌갑옷’으로 흑기사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각성한 '위자드'의 모습. 마법 도구 고드혼을 사용하며 불의 파수꾼과 물의 정령을 소환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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