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유저는 물론 게임 업계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신작이 있습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애니 '일곱 개의 대죄' 기반의 모바일 게임으로 완벽한 원작 재현은 물론 화려한 연출과 과금을 강요하지 않는 점에서 일명 '혜자 게임'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금손 아티스트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아트를 총괄한 한석준 AD입니다. 올해로 아티스트 경력 13년 차를 맞는 그는 2007년 게임하이의 <하운즈>를 시작으로 네오위즈 <블레스>,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등 유저들에게 익숙한 게임들의 원화를 그려왔죠.
# 만화가를 꿈꿨던 그, 가족의 응원과 함께 게임업계에 뛰어들다
특히 게임이 주는 생동감은 그를 매료시켰습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게임에서 정교하게 구현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고 본격적으로 게임 업계에 발을 딛게 되죠.
"제가 게임 업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즈음에는 대형 개발사들 덕에 게임과 대중이 가깝던 시기였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굉장히 낯설게 받아들였었죠. 일부 개발사가 패키지 게임을 출시하긴 했지만, 대중한테 친숙한 물건은 아니었으니까요."
그가 게임 업계를 꿈꾸게 된 데는 가족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한석준 AD의 아버지는 서양학과 교수, 형과 누나는 한국의 1세대 온라인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의 아트 직군이었죠. 덕분에 그는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는 것이 아닌, 조언과 응원 속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 물거품이 된 4년의 시간, 함께 찾아온 새로운 도전의 기회
위기는 연달아 찾아왔습니다. 프로젝트가 중단된 후, 그가 재직하던 회사가 기존 위치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개인 사정상 집을 옮길 수는 없었던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어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일본 만화를 좋아해요. 만화를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과 2D를 3D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흥미로워 팀에 합류하게 됐죠. 물론 '일곱 개의 대죄'를 재밌게 보고 있기도 했고요"
# "리더로서 버려야 하는 것, 자신의 지식 안에서 판단하는 습관"
"내가 모르는 분야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을 깨야 해요.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항상 두려운 일이지만 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자신의 상식에서 판단하는 습관'을 버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현실적인 그림자, 고퀄리티 렌더링' 만화 같은 느낌 위해 과감히 지웠다
3D 그래픽으로 '2D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 문장만 봐도 쉽지 않은 일이죠? 한 AD와 퍼니파우 역시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높은 퀄리티의 디자인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정작 디자인해 보니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었죠.
결과적으로 한 AD와 개발진은 '높은 퀄리티'를 위한 디테일한 요소들을 과감하게 덜어내기로 결정합니다. 실시간 그림자, 실제 인물같은 입체감은 삭제했죠. 대신 현실적이지 못한 그림자 표현, 머리카락 위로 보여지는 눈썹 등 만화에서 볼 수 있는 과장된 표현만 살렸죠.
"저희끼리 만족할 만한 게임을 목표로 했다면 오히려 초안같은 형태로 나왔을 거예요. '<일곱 개의 대죄> 원작 팬들,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원하는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게임은 무엇일까'에 대한 팀원들의 고민 덕분에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감성을 살리기 위한 한석준 AD와 개발진의 고민은 아래 링크에서 자세히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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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AD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작업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로 '합기'를 꼽았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나왔던 합기에는 디테일한 요소를 더하고, 원작에 없던 합기는 캐릭터 간의 '케미'를 상상하며 만드는 '창작의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고 하네요. 가장 마음에 드는 합기로는 길선더와 길라의 합기를 언급했습니다.
"합기도 유저들의 관점에서 많이 고민했어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유저들이 어떤 캐릭터들의 케미를 기대할까' 생각하며 만들었죠. 앞으로도 좀 더 창의적이고 유저들이 기대하는 케미를 실현할 수 있는 합기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 "팬들이 기대하는 '감동' 주는 아티스트 되고 싶다"
끝으로 한석준 AD는 '팬들이 기대하는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FPS 게임이라면 총을 쏘는 느낌을, 전쟁을 테마로 한 게임이라면 전쟁하는 느낌을 주는 것. 그리고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같은 IP 게임이라면 IP의 매력을 담아야겠죠."
"게임은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면 유저들의 마음을 저버리는 게임이 돼버릴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유저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아래는 한석준 AD의 개인작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알려지지 않은 게임 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계속 물색하고 있습니다. 소개됐으면 하는 아티스트가 있으시다면 [email protected] 으로 제보 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