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시작된 LCK 스토브리그가 조금씩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났음에도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아 모두를 애태웠던 '페이커' 이상혁은 T1에 잔류했고, 아프리카 프릭스는 '테디' 박진성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죠. 수년간 헤메인 KT 롤스터 역시 정글과 원딜을 데려오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수많은 선수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입니다. 워낙 많은 소식이 쏟아지는 탓에 잠시만 방심해도 따라가기 어렵다는 푸념이 쏟아질 정도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디스이즈게임이 오늘(23일) 오전 기준 공식적으로 확인된 로스터는 물론, 스토브리그를 떠도는 몇몇 소문까지 정리했으니까요. 과연 이번 스토브리그 우승팀은 누가 될까요?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으며,
23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올해 담원 기아와 T1 등 강팀을 잡아내며 '자이언트 킬러'로 자리매김한 프레딧 브리온은 가장 먼저 로스터 구성을 마친 뒤 일찌감치 차기 시즌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엄티' 엄성현, '라바' 김태훈, '헤나' 박증환, '딜라이트' 유환중 등 주축 선수들과의 계약 연장에 성공했기 때문이죠.
또한, 프레딧 브리온은 팀을 떠난 '호야' 윤용호의 빈자리를 지난해까지 그리핀에서 활동한 '소드' 최성원으로 메꾸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최우범 감독은 이번 영입에 대해 "열심히 할 선수인 데다, 기존 선수단과 잘 어울릴 거로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1년간 휴식기를 가졌던 소드는 세간의 우려를 딛고 팀의 맏형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요? 수많은 팬의 시선이 소드와 프레딧 브리온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는 모처럼 든든한 로스터를 꾸렸습니다.
T1에서 '엘림' 최엘림-'호잇' 류호성을 데려와 정글, 서포터 라인을 채운 데 이어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페이트' 유수혁-'테디' 박진성을 영입해 미드-원딜 캐리 라인까지 보강했기 때문이죠. 특히 페이트와 테디는 샌드박스 게이밍과 T1에서 확실한 캐리롤을 수행한 바 있는 만큼, 그간 '기인' 김기인쪽으로 쏠렸던 아프리카에 균형을 맞춰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여담으로 아프리카 프릭스는 올해 '뱅' 배준식과 '레오' 한겨레를 주전으로 기용했었는데요, 내년엔 테디가 이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세 시즌 연속으로 T1 출신 원거리 딜러를 활용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됐습니다. 엘림과 호잇 역시 T1 출신인 만큼, 묘한 라이벌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네요.
로스터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조각을 먼저 선보인 팀도 있습니다.
2019년부터 지금껏 부진에 빠져있는 KT 롤스터(이하 KT)는 정글러 '커즈' 문우찬과 원딜 '에이밍' 김하람을 영입하며 팀의 뼈대를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커즈는 2017~2019년 킹존 드래곤 X(현 DRX), 에이밍은 지난해 KT에서 활약했던 만큼, 두 선수는 또 한 번 강동훈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됐네요. 향후 KT는 탑, 미드, 서포터 자리를 채울 선수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올 시즌 싸움을 피하지 않는 플레이스타일로 '낭만파'라는 별명을 얻은 리브 샌드박스는 탑과 미드에 새로운 공기를 주입했습니다. 먼저, 데뷔 후 꾸준히 미드로 활약한 '도브' 김재연은 2022시즌에는 탑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팀의 상체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2017년부터 샌드박스 게이밍(현 리브 샌드박스)에서 활약한 도브가 1년 만에 포지션까지 바꾸며 고향 팀에 돌아왔다는 점은 상당히 이색적으로 느껴지네요.
리브 샌드박스의 중원을 책임질 '클로저' 이주현은 T1에서 반짝였던 선수인데요, 특히 데뷔전에서는 KT를 상대로 환상적인 조이 플레이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만, 강렬했던 초반 임팩트와 달리 올해는 다소 부침을 겪은 만큼 새로운 팀에서 어떤 기량을 선보일지도 무척 궁금해집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팀에 대해서도 살펴봅시다.
젠지는 '라스칼' 김광희, '클리드' 김태민을 FA로 풀었기에 상체 라인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만큼 젠지를 둘러싼 여러 소문도 많은 상황인데요, 특히 젠지의 한국 본부장 아놀드 허가 이적 시장을 묻는 팬들에게 '믿어달라'(Believe)는 메시지를 전한 걸 두고 또 다른 슈퍼팀이 탄생할 거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젠지가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모 선수를 주축으로 새로운 드림팀을 꾸릴 게 확실시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만약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젠지에 합류할 경우 2018 KT, 2019 T1, 2020 젠지에 이은 또 하나의 드림팀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승컵에 목마른 젠지가 이를 악물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죠.
담원 기아의 상황도 흥미롭습니다. 핵심으로 꼽히는 '쇼메이커' 허수와 '캐니언' 김건부, '베릴' 조건희가 모두 FA로 풀린 탓이죠. 만약 담원 기아가 이들을 모두 놓칠 경우 강도 높은 리빌딩이 필요한 만큼, 구단 차원에서도 전력을 다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선수는 20 LCK 서머, 20 롤드컵, 21 LCK 스프링, 서머 등 담원 기아의 우승 행진에 혁혁한 공을 세웠기에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힙니다. 잔류와 이적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는 어떤 것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재계약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던 담원 기아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네요.
T1은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엘림, 클로저, 호잇은 물론 2019년부터 활약한 테디 등을 타팀으로 보냈습니다. '칸나' 김창동의 거취도 아직은 불분명하기에 전반적인 뎁스에도 빈틈이 생긴 상황입니다. 1군뿐만 아니라 2군 팀 'T1 챌린저스'에 생긴 전력 누수 역시 T1이 해결해야 할 과제죠. 현 로스터 유지와 즉시 전력감 영입 중 T1이 내릴 선택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
농심 레드포스(이하 농심)와 DRX의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농심은 '덕담' 서대길과 '켈린' 김형규 바텀 듀오에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로 육성하겠다던 '리치' 이재원까지 FA로 풀림에 따라 강도 높은 새판짜기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칸나가 농심의 입장문처럼 이적을 완료할 경우,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거고요.
다만 '고스트' 장용준 영입과 리치와의 계약 종료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은 농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소문이 오가고 있지만, 농심의 새로운 로스터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한 해를 보낸 DRX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를 갈고 있는 듯합니다. 공식 발표만 나지 않았을 뿐 미드, 바텀 듀오는 물론이고 감독 선임까지 끝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니까요. 만약 해당 내용이 사실일 경우 DRX는 내년 시즌 LCK의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소 암울해 보이는 구단도 있습니다. 바로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한화)입니다.
한화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될 무렵 선수단 사진과 슬로건이 담긴 큼지막한 광고를 내걸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음에도 팀의 핵심으로 꼽힌 '데프트' 김혁규와 '쵸비' 정지훈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아직 이적 시장이 끝난 건 아니지만, 이미 두 선수의 행선지가 정해졌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은 탓에 극적인 '귀환'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미해 보이네요.
한화가 2022 시즌의 테마를 육성으로 결정할 경우 상황은 더욱더 답답해집니다. LCK에서 육성을 선언한 구단 중 하위권을 벗어난 팀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6년 경험이 부족한 선수로 팀을 꾸린 CJ 엔투스는 스프링 8위, 서머 10위를 기록하며 챌린저스로 강등된 바 있습니다. DRX 역시 복수의 신인 선수로 2021년을 보낸 결과, 서머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고요. CJ 엔투스와 DRX가 각각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표식' 홍창현이라는 확실한 코어를 보유했다는 걸 감안하면 꽤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만약 한화가 로스터에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할 경우, 팀의 코어는 2021 롤드컵을 경험한 '뷔스타' 오효성과 '윌러' 김정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나마 LPL 경험이 있었던 '모건' 박기태마저 FA로 풀렸으니까요. 뷔스타와 윌러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죠. 과연 한화가 엉켜버린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