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프리시즌을 통해 새롭게 설계된 '치명적 속도'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정 조건에서 부여되는 사거리 증가 효과가 우디르와 트런들 등 근접 챔피언들의 승률을 올려줬기 때문이죠.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수혜자는 모두의 트롤 챔피언으로 꼽혔던 베인입니다. 베인은 6일 오피지지 홈페이지 기준 탑과 바텀에서 모두 1티어 챔피언으로 분류됐습니다. 승률 역시 51% 이상으로 꽤 준수하고요. 혹시 아군이 베인을 고르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사뭇 낯선 풍경입니다.
모든 랭크 게임에서 베인을 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언젠가 한 번은 마주칠 수밖에 없겠죠. 특히 일반 게임이라면 베인이 등장할 확률은 제법 높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베인 대처법을 숙지할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죠. 과연 원거리 딜러 베인은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악동에서 OP로 떠오른 베인 대처법을 알려드립니다. / Amitis(주보국)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베인이 OP 챔피언의 입지를 굳힌 이유는 '치명적 속도' 때문입니다. 과거 치명적 속도는 공격 속도를 올려주는 룬이었는데요, 발동 조전과 쿨타임이 까다로웠던 탓에 대세가 되지 못한 비운의 존재였습니다.
다만, 이번 프리시즌에는 이러한 단점들이 보완됐습니다. 발동 조건이 사라진 대신 기본 공격을 할 때마다 공격 속도가 증가하는 한편 여섯 번 중첩 시 공격 속도 상승 대신 기본 공격 사거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부여된 거죠. 그렇게 치명적 속도는 한순간에 대세 룬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다만, 치명적 속도는 라인전에서부터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룬은 아닙니다. 상대에게 여섯 번의 기본 공격을 가해야만 사거리 증가 효과가 발동되기 때문이죠. 애쉬, 케이틀린, 바루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거리가 짧은 베인에겐 다소 까다로운 미션입니다.
게다가 베인은 후술할 스킬 구성 문제로 인해 라인전이 그리 강하지 않은 챔피언으로 꼽힙니다. 그중에서도 라인 클리어 가능한 스킬이 없다는 점은 베인의 가장 치명적 단점이고요. 즉, 경기 초반 라인을 받아먹는 구도가 펼쳐질 확률이 꽤 높은 셈입니다. '당연히' 상대를 여섯 번이나 가격해 치명적 속도의 효과를 발동시킬 틈도 적을 수밖에 없죠.
따라서 베인을 잡으려면 치명적 속도의 장점을 100% 발휘하기 힘든 초반 라인전 구간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오피지지가 제공하는 베인의 시간대별 승률 그래프를 보면 이러한 부분이 조금 더 와닿으실 텐데요, 베인의 초반 승률(~25분)은 14위에 불과하지만, 그 이후엔 계속해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라인전에서 베인을 억제하지 못하면 꼼짝없이 '승률 1위 챔피언'을 마주해야 하는 거죠.
자, 이제 목표는 명확해졌습니다.
베인을 상대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치명적 속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라인전 페이즈를 파고드는 겁니다. 베인에 비해 사거리가 길거나 라인 푸쉬력이 좋은 챔피언이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죠. 확실한 견제를 통해 베인의 초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면 '전 구간 승률 1위'에 빛나는 베인의 괴력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겁니다.
앞서 설명드린 요소 중 조금 더 파고들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스킬 구성'입니다.
베인의 모든 스킬은 상대와 1 대 1로 대결을 펼칠 때 가장 효율성이 높습니다. '구르기'는 짧은 거리를 이동한 뒤 물리 피해를 추가로 입히며, '선고'는 상대를 밀어내고 '은화살'은 단일타겟에 고정 피해를 입히는 패시브에 해당합니다. 궁극기 '결전의 시간' 역시 이동 속도와 스킬 쿨타임을 줄여주는 보조 스킬에 가깝습니다. '광역 피해'를 입힌다기보다 1 대 1 맞대결에 최적화된 스킬 셋이죠.
따라서 베인은 상대와 평타를 주고받는 상황을 자주 만들고자 합니다. 스킬으로 미니언을 받아먹기 어려운 탓에 직접적인 킬을 올리지 못할지언정 대미지 교환이라도 해야만 라인전을 쉽게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껏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몇 가지 실전 전략을 짜봅시다.
먼저 떠오르는 건 '웨이브 만들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베인의 약점은 단일 타겟에 효율적인 스킬 구성과 짧은 사거리로 인한 '약한 라인전'입니다. 즉 빅 웨이브가 타워에 박히는 상황이 오면 힘을 전혀 쓸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원거리 딜러 베인을 만났다면 최대한 라인을 관리해 빅 웨이브를 만들어야 합니다. 베인이 미니언을 먹기 위해 분주히 평타를 쓰는 동안 이를 견제할 수 있도록 말이죠.
베인에 효율적인 또 다른 전략은 바로 '다이브'입니다. 베인은 스킬 구성상 라인 클리어가 느리기에 그 어떤 챔피언보다 다이브에 취약합니다. 웨이브를 걷어낼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다이브를 피해 도망가자니 타워 방패와 미니언이 눈에 밟히고, 버티자니 죽을 수도 있는 진퇴양난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어쩌면 상대 입장에서 베인을 말려버릴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네요.
과거 협곡에는 티모충, 베인충이라는 표현이 꽤 직설적으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챔피언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속칭 '쓰로잉'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는 유저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죠. 덕분에 한때 협곡에는 '베인 혐오증'이 팽배했습니다. 픽창에 베인이 고개를 내밀기만 해도 팀원들의 비난이 쏟아질뿐더러, '어려운 게임이 될 것 같다'라며 지레 포기하는 유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베인이 조금씩 알을 깨고 있습니다. 베인은 비단 이번 프리시즌뿐만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상위 티어 챔피언의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베인은 11.10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승률 1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으며 픽률도 11.22를 제외하면 꾸준히 9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죠.
심지어 베인은 이렇다 할 카운터 챔피언도 없는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습니다. 오피지지 기준 베인은 거의 모든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상대로 승률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베인을 상대로 약소한 우위를 점한 스웨인(vs 베인, 50.95%)의 픽률은 0.25%에 불과하죠. 수치만 놓고 보면 적수가 없는 원거리 딜러라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다만, 몇몇 전문가들은 치명적 속도 베인에 대해 "충분히 해볼 만 하다"라는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FA 신분으로 소속팀을 구하고 있는 '메리트' 김영민 코치는 "어차피 베인은 라인전에서 강한 캐릭터는 아니다. 치명적 속도 베인이라 해도 아펠리오스, 케이틀린, 드레이븐에겐 힘들 수 있다"라며 "여러 프로 선수들로부터 루시안, 미스 포츈도 괜찮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베인의 성능이 뛰어난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죠.
과연 베인은 언제까지 이러한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제시한 '베인 대처법'을 통해 이러한 상승세에 조금이라도 타격을 줄 수 있을지, 아니면 베인이 치명적 속도를 통해 기존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