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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 프릭스와 씨맥, 진짜 '육성' 보여줄 수 있을까?

2년 육성 기조 확언한 광동의 미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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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2-12-13 14:45:07
첫 선수단 방송에서 강조된 2년 간의 플랜.

지난 6일, '씨브이맥스' 김대호 감독을 선임하고 신예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린 광동 프릭스가 '할 말이 있음' 소통 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아프리카 프릭스 채정원 대표이사와 김대호 감독, 그리고 두두, 영재, 불독, 태윤, 준, 모함으로 구성된 1군 선수단이 직접 차기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힘과 동시에 운영 방침을 설명했다.

첫 소통 방송 내내 강조된 단어는 "2년 플랜"이다. 광동 프릭스가 비교적 경력 있는 선수보다는 포텐셜 있는 신인 위주로 구성된 만큼, 무리하거나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제시하는 대신 '육성'이라는 기조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출처: 아프리카TV)

 

본 콘텐츠는 오피지지와 디스이즈게임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김대호 감독의 픽 위주로 선발된 멤버

 

광동 프릭스의 로스터 확정 발표는 타 팀보다는 늦은 편이나, 김대호 감독만큼은 일찍이 선임한 바 있다. 방송에서 김대호 감독은 "한 명 한 명 접촉하고, 제가 그리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선수만 직접 면접 및 테스트를 통해 뽑았다"라고 설명했다. 신인 선수 육성에 정평이 나 있는 김대호 감독을 선임해 시작부터 육성 기조를 확실히 한 셈이다.

선수단에도 김대호 감독과 연이 있는 선수가 있다. 김대호 감독이 "세대교체가 가장 유력하다"라며 팀의 핵심 선수가 될 것을 예고한 원거리 딜러 '태윤' 김태윤은 DRX에서 2군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김대호 감독은 "당시 제가 서머 시즌 급하게 투입된 어수선한 상황에서, 급하게 태윤을 올려 슨 적이 있다. 그런데 느낌이 있었다. 짧았지만 임팩트가 있었다"라며 선발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2021 LCK 서머 시즌 약 10경기에 출전한 태윤은 승률 자체는 높지 않으나, LCK에 선발 출전한 첫 무대에서 시원시원한 경기력으로 팀의 8연패을 끊어내는 데 일조했다. 팬들에겐 앞으로 나가 딜을 넣고 사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공격적인 포지셔닝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김대호 감독의 "공격적이면서도 테크니컬한 팀을 만들고 싶다"와는 목표와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선수다.

 

(출처: LCK)

 

김대호 감독이 "세트로 영입했다"라고 밝힌 서포터 '준' 윤세준 역시 기대할 만한 선수다. 2022 LCK CL 스프링 시즌에는 서포터 포지션으로 정규 시즌 MVP까지 수상하며 팀의 정규 시즌 1위에 혁혁한 공을 보탰으며, 개인 사정으로 팀을 이탈했다 복귀한 서머 시즌 막바지에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준은 챔피언 폭이 넓은 모습을 보이며, 메카닉이 좋아 사파 서포터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으로는 2022 롤드컵에서도 주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된 '하이머딩거'를 꼽으며 "딩거 하면 3대 2도 자신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LCK CL에서는 메카닉이 좋은 서포터의 상징인 '리 신'을 꺼내 4전 전승을 기록한 바 있다. 

2022 LCK 서머에서는 칼리스타와 함께 '서포터 니코'를 선택해 승리한 경험이 있다. 방송에서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준은 "당시에는 니코를 몇 판 하지 않아 못했다. 칼리스타가 뜨면 다시 연습해서 할 수 있다"라며 감독이 반대하더라도 "자신 있으면 하는 거다"라고 말하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팀에서도 맏형을 맡고 있으며, 오더 또한 가능하기에 태윤과 같이 광동의 핵심이 될 선수라 할 수 있다.

 

챌린저스 리그에서 서포터 포지션으로 정규 시즌 MVP를 수상했던 준 (출처: 아프리카TV)

 

그 밖에도 2022 LCK 서머 시즌 활동한 '모함' 정재훈과의 주전 경쟁이 기대된다. 모함 풀 타임 주전은 아니지만 2022 시즌 광동의 서포터로 '호잇' 류호성과 교체 출전 경험이 있는 만큼 경험치를 바탕으로 차기 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볼 법하다.

상체 라인 역시 강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가진 선수로 구성됐다. '두두' 이동주는 광동 프릭스로의 이적이 발표되자 원 구단인 '한화생명e스포츠'의 팬 일부가 아쉬움을 표할 만큼 팀이 어려울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다. 2022년 서머 들어 포텐셜을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1군 경력도 약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2023년 시즌 초기 팀의 든든한 기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호 감독 역시 스크림에서의 활약을 보고 선발했다고 언급했다.

 

시즌 초기에는 1군 경험이 가장 많은 두두의 활약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아프리카TV)

 

미드 라이너 '불독' 이태영은 아카데미부터 함께해 온 광동의 순혈 유망주다. 김대호 감독은 불독의 강점으로 "피드백 흡수율과 퍼포먼스 변화가 빠르다. 대기만성형이다"라고 높다. 불독은 나이도 상당히 어린 편이며(2005년생), 솔로 랭크 점수도 높다. 세계적인 미드 라이너가 즐비한 LCK 1군 무대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되나 김대호 감독이 "2년 플랜"에 맞는 인재라고 밝힌 만큼 향후의 성장을 주목해 볼 만한 선수다.

재미있게도 불독은 솔로 랭크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데뷔 전부터 <롤>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담원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의 개인 방송에서 미드 탈리야를 선택해 최상위권 야스오 장인 '프제짱'의 Q 스킬을 네 번이나 피해내며 위기의 상황에서 역으로 솔로 킬을 따내는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불독 역시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으로 탈리야를 꼽았다.

커뮤니티에서 한 때 화제가 됐던 해당 장면의 탈리야가 바로 불독이다 (출처: 유튜브)

정글러 '영재' 고영재는 LCK CL에서의 활약으로 오랜 기간 기대를 받아 온 유망주다. 특히 개인 방송에서도 오로지 <롤>만 플레이할 만큼 독한 연습량을 보여줬는데, 김대호 감독 역시 "(영재가) 롤드컵 이후 10일 동안 200판을 해서 다이아 1 70점에서 챌린저 900까지 점수를 올렸다. 이건 <롤>에 미친 사람이다. 그래서 같이 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 당장의 성적은 어렵겠지만, "2년 플랜" 보여줄 수 있을까

 

물론, 아무리 유망한 선수 위주로 로스터를 꾸렸다고 해도 시작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대호 감독 역시 1년 차에는 최대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2년 차부터 "스프링, 서머 좋은 목표 내기"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대호 감독이 첫 부임해 역사를 써 냈던 팀 '그리핀' 역시 약 1년 간의 담금질 과정을 거쳤다. 김대호 감독은 그리핀에 2017년 7월 경 코치로 부임했고, 직후 그리핀은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LCK 승격에 실패했다. 이후 2018년 그리핀의 주축이 되는 멤버를 구성해 2부 리그에서 전승을 달리며 18년 서머 시즌 승격에 성공했다. 

즉, 1년 차부터 '김대호 매직'을 보여주며 파란을 일으키는 것은 냉정하게 무리일 것이다. 기존 LCK 강팀들이 최대한 멤버를 유지하고, 한화생명e스포츠와 같은 팀은 내로라 하는 선수를 모아 '슈퍼팀'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패배하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광동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미드 라이너 '불독'과 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이상적인 그림이 나올 경우 광동 프릭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런 2군과 신인 선수들의 활약은 LCK의 미래에 있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채정원 광동 프릭스 대표이사는 김대호 감독을 선임하며 육성 기조를 정한 것에 대해 "저희가 몇 년 간 팀을 유지하고 리빌딩을 해 보니까, 이 체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파격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1년 계약을 반복하며 계속해서 로스터를 바꾸는 것은 팀에게도, 팬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실제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선수들의 높아진 연봉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으며, <롤> 팀은 1년 마다 로스터가 크게 변하다 보니 계속해서 한 팀을 응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일부 팬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김대호 감독 역시 "오래오래 응원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출처: 아프리카 TV)

따라서 리그의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된 이후로 2군과 3군에도 많은 투자가 진행돼온 만큼, 팀의 오랜 지원을 받아 온 2군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계속해서 성장하며 세대교체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다면 리그의 지속성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대호 감독은 "<롤>에서 '수비적이다' 이란 단어는 못한다는 단어를 아우르는 느낌이 있지 않나. 육성도 팬들에게는 그런 느낌이 있다. 진짜 육성을 지금부터 제가 표현해 나가겠다"라고 언급했다. 김대호 감독과 광동 프릭스 선수진이 진정한 '육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차기 시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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