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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책] 영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미국적 게임 이야기, '위대한 자동차 도둑'

GTA 시리즈의 개발비화, 논란, 사건사고까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02-27 13:29:15

게임 산업과 게임 문화,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에 관한 도서가 늘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지식, 재미를 담은 '게임 책'을 디스이즈게임이 한 권씩 선정해보려 합니다. 출판사가 직접 제공한 자료를 정리·편집해 전달하는 '게임과 책'입니다. 두 번째 책 <위대한 자동차 도둑>을 소개합니다.

 


 

# 간단 책소개

 

<위대한 자동차 도둑>은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가장 미국적 미디어'로 꼽히는 게임 시리즈의 개발 과정과 각종 트리비아, 관련 논란을 10여 년에 걸친 조사와 취재를 통해 집대성한 책이다. 저자는 이전까지 잘 드러나 있지 않던 <GTA>의 개발 과정, 락스타 개발진의 재능과 성향, 직업의식까지를 이 책에서 집요하게 파헤친다. 더 나아가 수십 년째 지속 중인 '게임 폭력성 논란'의 첨단에 서 있는 이 시리즈가 촉발했던 다종다양한 사회적 논의, 그리고 그 파장과 의의를 폭넓게 조망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그 게임을 만들어낸 정신 나간 영국인 친구들에게 있어 GTA는 영국이 미국의 환상적인 과잉에 대해 보내는 러브 레터였다. 성과 폭력, 돈과 범죄, 패션과 마약이 모두 넘치는 환상 속의 미국에 말이다. 이 게임의 놀랍도록 재능있는 예술감독인 애런 가버트가 언젠가 내게 말했듯, GTA의 목표는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미친 스콜세지 감독판 만화에서 주연을 맡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 본문 프롤로그 "게임 플레이어 대 게임 혐오자" 중에서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게임 미디어를 어린이용으로 취급하고 있는 사이, 연예계 최대 기업 중 하나가 싸움에 참전했다. 1994년, 소니는 자사의 첫 홈 비디오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일본에서 출시하려는 중이었는데, 게이머가 성장하고 있다는 발상에서 만든 콘솔이었다. 소니의 젊은 임원인 필 해리슨Phil Harrison은 게임 산업이 “지하실에서 혼자 노는 12살 소년 정도로 의인화된 장난감 산업”으로 부당하게 묘사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소니의 연구가 도달한 결론은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게이머들은 나이가 더 많고 쓸 돈도 충분히 많았다.

- 본문 제2장 ‘워리어’ 중에서

 

단순히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닫고 나자 그는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게임은 한 사람만의 권위적인 비전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신세대 크리에이터와 게임 플레이어가 그들만의 언어로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샘이 “영화광인 나에게, <GTA Ⅲ>에는 게임과 영화 사이에 경계선을 그어주는 무언가가 있었다.”라고 나중에 회상했다.

- 본문 10장  ‘미국 최악의 장소’ 중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알려지지 않은 저격수가 워싱턴시 교외에서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있었다. 전국 TV 채널과 인터넷에서 보도가 나오면서 온 나라가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모든 이들이 이런 가장 불합리한 폭력 행동의 이유라도 찾아보고 싶어 하였다. 다시 한번, 톰슨은 세상에 자신을 공헌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비디오 게임을 공격하라.

- 본문 14장 '램페이지' 중에서

 

어린이에게 폭력적 게임 판매를 금지하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의 시도가 위법이라는 제8 순회항소법원의 최근 판결이 로엔스틴에게 힘을 주었다. “수정헌법 1조가 잭슨 폴락의 그림이나 아놀드 쇤베르크 의 음악, 루이스 캐럴의 재버워키 구절을 보호할 만큼 다방면으로 적용된다면 비디오 게임에 등장하는 사진, 그래픽 디자인, 컨셉 아트, 소리, 음악, 이야기 및 서사 또한 유사한 보호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2003년 4월, 워싱턴 주지사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게임 판매를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로엔스틴은 의회 주변에서 미팅을 하면서 정치인들이 어린이 보호라는 명목 아래 얼마나 일상적으로 수정헌법 제1조를 희생시키는지 보며 점점 더 좌절감을 느꼈다. 어떤 주지사는 “이것이 나쁜 법안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서명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본문 제16장 ‘그랜드 데스 오토’ 중에서

 

"정말 그들은, 패트릭이 아니라도 우리 중 누군가라도 나중에 결국 그걸 발견하지 못했을 거라고 예상한 건가?" 라고 핫 커피의 한 모드 제작자가 썼다. "이건 그냥 시간문제였어." 다른 한 명은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내가 보기에는 패트릭을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라고 썼다. 또한, "사용하지 않은 그 모든 콘텐츠를 게임에 남겨둔 일 때문에, 락스타에서 여럿 잘릴 것이라고 확신해!"라고 썼다.

- 본문 제20장 '핫 커피' 중에서

 

샘은 세 명의 정부 수사관 맞은편에 세 명의 변호사와 함께 앉았다. 연방 요원들은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엄청나게 많은 락스타 서류. 내부 이메일. 타임라인. 산 안드레아스의 그래픽 장면들. 그 들의 질문을 들으며 샘의 머리가 핑핑 돌아갔다. ‘왜 이런 짓을 한 겁니까? 왜 그랬어요? 왜 그 말에 인용부호를 넣었나요?’ 그때, 샘의 감정의 핵심을 찌르는 듯한 이메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그 사람들은 대체 왜 그렇게 우리가 게임에서 하는 일에 신경을 쓰는지. 우리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항구적 자유 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폭격을 해대면서, 정작 여기에서는 우리가 세금 내가면서 지켜달라고 하는 그 자유를 옭아매려고나 하잖아.

- 본문 23장 ‘괴롭히기’ 중에서

 

하지만, 락스타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광활한 일몰 풍경과 구세계의 거침(그리고, 당연히 말 강도)으로 무장한 <레드 데드 리뎀션>은 비평적으로도 상업적으로 히트를 했다. 이 게임은 8백만 장 이상 판매되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2010년 가장 빨리 팔린 타이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락스타가 한 가지밖에 못하는 회사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플레이어들이 샌 안드레아스의 가상 LA인 로스 산토스를 무대로 하는 <GTA V> 를 열광적으로 기다릴 때는, 마치 미래의 어떤 것이라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레스 벤지스 프로듀서는 “우리는 바깥세상 전체를 시뮬레이션할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문 에필로그 ‘끝까지 무법자들’ 중에서

 

 

# 저자·역자 소개

 

 

저자: 데이비드 쿠쉬너


롤링 스톤의 기고 편집자인 쿠쉬너는 뉴욕 타임즈 매거진, 뉴욕, GQ를 포함한 출판물에 글을 썼고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의 기고가이기도하다. 쿠쉬너의 기고문들은 최고의 미국 범죄 보도,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의 최고의 사업 기사, 최고의 음악 기사, 그리고 최고의 미국 여행 기사 등 여러 "최고의” 보도 기사 문집에 수록되어 있으며 뉴욕 프레스 클럽의 최고 특집 보도상 수상자이다. 전자책 <The Bones of Marianna>는 아마존에 의해 2013년 최고의 디지털 싱글로 선정되었다. NPR은 쿠쉬너가 집필한 <Alligator Candy: A Memoir>를 2016년 최고의 책들 중 하나로 선정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와 뉴욕 대학교에서 언론학을 가르쳤다.

 

<둠의 창조자들>, <위대한 자동차 도둑>, <Jonny Magic and the Card Shark Kids>, <Levittown>, <Alligator Candy>, <The Players Ball>를 집필했으며 <Rise of the Dungeon Master>, <Easy to Learn, Difficult to Master>의 그래픽 노블의 글을 맡기도 했다.

 

 

번역 : 김낙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자 만화연구가. 1999년 진보넷의 온라인 만화 동호회 ‘아가툰’을 구심점으로 해서 결집된 웹진<두고보자>의 초대 편집장을 거쳐, 『만화의 이해』 연작 번역, 『한국현대만화사:1945~2010』, 『만화로 돈을 벌어보자』 등 만화 관련서 및 각종 정책 연구서를 집필했다. 이와 함께 만화 규장각 정보서비스팀장, 2003 앙굴렘 한국만화 특별전 전시 큐레이터, 출판기획 및 대학 출강 등 만화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다. 도서전문지 <기획 회의>에서 10년 넘게 만화 서평을 연재했으며, 온라인에서는 ‘capcold’라는 퍽 차가운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감수 : 백선

 

책과 가까운 일을 하며 웹사이트 번역, 전문 기사 번역을 오랫동안 해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게임 웹진 Gamasutra의 전문 게임정보를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소개

 

▲ 자유로운 폭력 표현이 그려낸 가장 미국적인 가상 세계 게임

이 책의 중심 소재인 게임 <GTA> 시리즈는, 복잡한 구조의 가상 도시 속에 사는 한 명의 범죄자가 되어 차를 훔치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직의 온갖 더러운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신세를 고치려고 하는 인물을 플레이하는 피카레스크적인 게임이다. 

그런 <GTA> 시리즈를 소재로 하는 본 서적은, 미국으로 넘어온 영국 사람들에게 아웃사이더의 외부적 시선이 있었기에 만들어낼 수 있었던, 총과 자동차와 범죄로 대표되는 ‘가장 미국적인 자극을 충실하게 드라마처럼 그려낸 게임’을 소재로 하는 게임 서적이다. 

지금에 와서는 보통 ‘오픈 월드’로 통하는 작은 모형정원 같은 가상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가 최대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가상 속 자유’를 추구하는 게임의 대표자였던 것처럼 평가받는 것이 바로 이 <GTA >시리즈인데, 결과적으로 범죄와 폭력을 통해 이야기를 해결해가는 것을 통해 일반인이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행위를 유도하는 자체가 게임의 재미를 높이고 자극성을 보장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막연히 <GTA>를 개발한 게임회사 락스타의 창설 멤버들이 모이고 크게 흥행한 인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고 탐구해서 도전하는 것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내용 중에는 온갖 폭력과 섹스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구현한 게임을 통해서 표현의 한계를 실험하는 와중에 소위 ‘핫 커피’ 이슈와도 같은 큰 잘못과 사고도 있었고, 게임회사 락스타가 온갖 사고에 대한 뒷수습에 실패해서 여론이 나빠지거나 회사에 부침이 오는 등의 여러 명암들도 그려지는 식으로, 게임 <GTA>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온 ‘과정’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 게임 속 표현 한계에 대한 논쟁은 게임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었다

꼭 <GTA>뿐 만이 아니더라도, 사실 게임의 역사가 진행되는 내내 가상 세계 속에서의 폭력이라는 자극적 표현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 아직 진행 중이다. 그리고 게임이란 미디어가 그려내는 가상 세계에서의 사건과 표현 등 모든 ‘내용’에 대한 현실 플레이어에 대한 영향 또한 아직도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사실 폭력이 게임을 꼭 흥행하게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흥행한 게임에는 어떤 식으로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의 정서에 자극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충격을 주는 정신적 폭력 요소가 있다는 것만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폭력성이나 자극성에 대해서 한계를 정하고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동시에 공존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막연히 당시 사회에 게임의 폭력성 논쟁을 불러일으킨 <GTA>처럼, 아주 농도 높은 자극 중심의 폭력성 게임들에게 분명히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던 잭 톰슨 같은 사회운동가의 시선에서 어떻게 <GTA> 같은 문제작에 대해 언성을 높이고 반대 의견을 세웠는가에 대해서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사실 폭력성이나 게임에서의 표현 한계에 대한 논쟁 같은 이야기는 현재에 와서는, 그냥 규정된 심의나 플레이어들의 자정적인 노력에 맡기는 등으로 어느 정도 타협과 이해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게임의 폭력성이나 심의 관련으로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도 반대 시선과 의견의 언급은 계속 나오지만 그 이상은 다루지 않는다)

게임 같은 미디어 속에서의 폭력 표현이나 현실 플레이어에의 영향 같은 것에 대한 논쟁은 아직 진행되고 있고 계속 연구가 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게임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도전이 무가치하게 판단될 수 없다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다고 하겠다.


▲ 게임이란 문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도 계속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도 게임은 심의 같은 표현의 한계로 굳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나 플레이하는 사람의 한계에 따라 정해진다는 식의 결론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에서는 게임 심의나 여러 가지 이유로, 게임이란 매체의 표현 영역 한계가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의 외국에 비해서는 조금 좁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그게 꼭 나쁜 것은 아니고, 아직 한국이란 환경에서 그려질 수 있는 가상 매체의 세계가 좁다는 것뿐이다. 좁은 한계 안에서도 재미나 감동을 뽑아낼 수 있음을 한국의 다른 문화 매체들이 증명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지나치게 상업성 만을 중시해서, 한국 내에서도 과금 관련이나 중독적 측면 등으로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다시 누적되고 있는 지금, 과거의 미국에서 ‘가장 미국적인 게임’이었던 <GTA>를 되살펴 보는 것을 거치며, 게임 속에서 총과 자동차와 폭력을 통한 가상 세계 속 자유의 추구가 현실의 재미를 추구하는 데에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부터, 다시 한번 게임의 원점을 되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과거 흥행 게임 시리즈의 역사를 통해 창작과 문화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서브컬쳐 교양 서적이라고 하겠다.

꼭 고전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없다더라도, 게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표현이냐 재미냐 같은 가장 간단한 기본 명제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야할 만한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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