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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넥슨컴퓨터박물관]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의 '내 인생의 컴퓨터'

"저한테 컴퓨터는 그냥 컴퓨터"

넥슨컴퓨터박물관(넥컴박) 2023-05-23 16:58:19

‘내 인생의 컴퓨터’ 시리즈는 국내외 IT 업계 인사들의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의 주인공은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입니다.  

 


 

 

# 첫 번째 컴퓨터

 

애플 II가 저의 첫 컴퓨터라고 기억이 남는 것 같습니다. 국민학교 고학년 때 컴퓨터 전공을 하신 친척 집에 갔는데 애플 II가 그 집에 있었어요. 컴퓨터로 가슴 속에 가장 기억이 남아 있는 건 애플 II인 것 같고요.

그 당시에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 베이직으로 (코드 복사해서) 프로그램 좀 짜보기도 하고요. 그리고 잡지에 어셈블리 코드가 프린트 되어서 나왔어요. 그 어셈블리 코드를 다 입력하면 게임을 동작시킬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어셈블리 코드를 반나절 동안 계속 입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애플 II로 했던 게임 중에 <로드 러너>라는 게임이 있었어요. <로드 러너>는 (다가오는 적을) 피해서 가는 게임인데 맵 에디터가 있어요. 맵을 바꿀 수가 있거든요. 맵 에디터를 가지고 많이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인생 게임

 

<스타크래프트>, 1998

가장 즐겁게 했던 게임은 대학 시절에 했던 <스타크래프트>가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그 당시가 처음으로 LAN 게임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던 시절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카이스트 내에서 했던 <스타크래프트> 4:4 게임이었어요.

 

카이스트에서 많이 플레이 했던 맵이 잘 알려진 맵은 아니에요. ‘브릿지 투 브릿지’라는 비대칭적으로 되어있는 맵이 있어요. 비대칭적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4:4로 딱 들어가면 일곱 명이 주변에 있고 한 명이 중간에 있어요. 중간 자리에 우리 팀이 있느냐 다른 팀이 있느냐에 따라서 4:4 플레이 전략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4:4 플레이로 게임을 했던 기억이 저한테는 가장 즐거웠던 기억인 것 같습니다. 

 

 

# 컴퓨터가 인생에 가져온 변화

과외 같은 아르바이트 말고, 제가 부모님이나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공부한 것 외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돈을 경제인으로서 벌기 시작한 것이 소프트웨어 개발입니다. 

카이스트에는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았고 컴퓨터를 가지고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긴 했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다라는 것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컴퓨터라는 것이 제 삶을 어떻게 바꿨냐 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만들어준 거죠.

 

 

# 컴퓨터를 한 단어로

저한테 컴퓨터는 그냥 컴퓨터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도구라고 표현하기에는 저한테 단순 도구는 아닌 것 같고, 밥벌이 수단이다라고 하기에는 또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뭔가 분신이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아직은 능동적으로 뭔가 나를 위해서 해주는 건 없으니까요. 그래서 분신이라고 얘기하기도 힘들고, 가족이라고 얘기하는 건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유니크한 존재인 것 같아요. 유일한 존재감이 있는 것 같고. 어떤 순간부터는 컴퓨터가 없는 세상을, 정확하게는 연결이 안 된 컴퓨터를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만큼 지금은 공기처럼 와 닿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 2023년 게임업계의 화두

대부분 사람들이 이견의 여지가 아마 없을 텐데, 딥러닝(Deep Learning), AI(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이야기되는 그 영역이 결국에는 가장 화두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죠. 제가 국민학교 시절에는 네트워크도 연결이 안 된 컴퓨터였고, 제가 대학원 시절에도 컴퓨팅 파워가 이 정도로 발전할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거든요. 무어의 법칙이라고 해서 ‘CPU의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로 된다’ 이런 것도 있지만, 그게 네트워크로 연결이 되고 컴퓨팅 파워가 함께 이렇게 쓰이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서 딥러닝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컴퓨팅 파워가 점점 좋아지고 특정 수준 이상이 되면 인간의 뇌가 가지는 뉴런 숫자보다 더 늘어날 것이고요. 그러면 특정한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를 넘어가잖아요.

지금의 딥러닝이라는 게 컴퓨팅 파워의 발전으로 인해서 드디어 쓸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는데 저는 이것보다 훨씬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컴퓨팅이라는 어떤 산업 혹은 사회를 봤을 때,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굉장히 큰 변화를 주는 건 딥러닝, AI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개발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게임업계가 아니라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거랑 잘하는 건 좀 다른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 하면, 게임을 잘한다고 게임 제작을 잘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실제 게임 제작을 잘하려면 정말 공부를 잘해야 돼요. 왜냐하면 게임만큼 복잡한 물건이 없거든요.

그리고 게임만큼 종합 예술인 영역도 없어요. 그래서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게임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할 수 있는데 게임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의외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된다라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 넥슨컴퓨터박물관에게

개인적으로는 꾸준함과 지속성이 가진 가치라는 것이 크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넥슨컴퓨터박물관이 분명하게 추구하는 가치나 미션이 존재하는 것 같고 10년간 꾸준하게 지속한 가치라는 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거든요. 앞으로도 더 오랜 세월, 오랜 기간 그 꾸준함과 지속성을 가지고 멋진 가치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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