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컴퓨터’ 시리즈는 국내/외 IT 업계 인사들의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의 주인공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이지은 대표입니다.
안녕하세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이지은입니다.
저는 플로피디스크를 썼고요. 그때는 “286”, “386”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교 4학년 가을에 컴퓨터를 처음 배웠는데요. 그때 코볼(COBOL), 포트란(Fortran) 프로그래밍을 배웠어요. 그리고 회사에 갔는데 저는 컨설팅 회사라고 생각했지만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이 코딩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때는 한국에서 4주 교육을 받고 그다음에 미국에서 한 달을 하는 과정이었는데 코볼 프로그램이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고 배웠죠.
그 교육에서 저희한테 프로그래밍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해서 하루에 3번 이상 컴파일을 못하게 했었어요. 지금은 컴파일이라고 얘기하면 너무 올드하긴 한데, 프로그램의 완결성을 보려고 테스트를 돌려보고 에러를 잡아주는 건데 지금은 프로그래밍을 하면 계속 돌려보잖아요. 그런데 그때는 컴파일을 하루에 딱 세 번밖에 못하고 일주일 만에 해내지 못하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코볼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오자마자 한국에는 별로 일이 없으니까 해외 나가서 일을 하라 그래서 코볼 프로그램 두 달 배운 걸로 홍콩 가서 4개월 프로그래밍 하고요. 또 그걸 가지고 미국에 가서 제가 한 2년을 근무했습니다.
지금은 공기, 공기와 같아요.
그냥 생활의 일부고 내 팔 다리와 같은 그런 느낌 아니면 공기와 같은 느낌 같아요.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가 없네요. 노트북을 보고 이메일을 체크하는 시간은 한두 시간밖에 안 되지만 사실 회의를 들어가거나 일을 할 때는 늘 옆에 끼고 있죠. 그것까지 포함하고 요즘은 노트북이 아니라도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니까 잠잘 때까지 하면 24시간 컴퓨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제가 원래 게임을 잘 못 하거든요. 저희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메이플스토리를 했는데 그때 같이 해보니까 메이플스토리가 거의 사회생활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거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게임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네?”하고 그 안에서 사기도 당하고, 벌이도 하고, 밤새 운동이나 일도 하고 그래서 정말 감동했던 것 같아요.
게임을 통해서 우리 아이가 사회생활을 간접 경험할 수 있구나라고 해서 남편하고 딸, 아들이랑 다 같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메이플스토리가 되게 기억에 남아요.
걱정하기보다는 아이들이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같이 길러줬으면 좋겠어요. 자꾸 하지 마라하면 더 하고 더 숨어서 하고 집에 안 들어오고, 공부한다고 하고 사실은 PC방에 가고 그러잖아요. 근데 어릴 때부터 조금 더 오픈을 해서 같이 통제할 수 있게끔 아이들을 이끌어주시면 좋지 않을까해요.
이제는 “게임이 나쁘다” 이런 흑백 논리가 아니라 게임은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고 게임이 굉장히 건전한 오락이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고요.
게임의 이론과 이야기가 모든 일상에 지금 들어와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그냥 자유롭게 아이들이 통제할 수 있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AI, ChatGPT가 가장 화두가 되지 않을까요? 그게 우리 생활에 들어오면 진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좋은 점도 있지만 조심해야 되는 것도 있고 윤리적으로 판단해야 되는 것도 있고요. ChatGPT라는 것 안에 또 저희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가장 관심이 있고 또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람하고 얘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정보가 종합돼서 들어오는 건 좋지만 AI가 만약에 잘못 쓰인다 이를 테면 목소리도 비슷하게 갈 수 있고 내용도 진짜처럼 보일 수 있고요.
사용하는 사람이나 기관들이 윤리적으로 쓰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는 상상 이상일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제일 우려가 돼요. 요즘은 AI가 없는 목소리도 만들어낼 수가 있고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보는 걸 시각화할 수도 있고 말로 표현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장애가 있으신 분들을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겠죠.
안 보이시는 분들한테 앞에 뭐가 있다라고 다 말씀드릴 수도 있고 안 들리시는 분들한테 어떤 얘기가 오고 가고 있다는 것도 알려드릴 수 있고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곳은 어디나 있는 것 같아요. 이거를 어떻게 만들어서 도와드릴 수 있는가는 아이디어고 실행력의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당연한건데 저희가 인식을 못 했던 게 한국이 정말 게임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리고 콘텐츠 산업에 얼마나 진심인지 BTS나 블랙핑크처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저희가 얼마나 진심인지 그리고 얼마나 잘하는지 그런 것들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우리 스스로가. 근데 한국 콘텐츠 산업의 잠재력을 저희가 확인을 했고 세계적으로 공유도 했고 한국에 대해서는 게임의 개발뿐만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역시 전 국민들이 많이들 하시잖아요.
이미 잠재력을 넘어서 벌써 어느 정도 실현이 된 것 같고 전 세계를 한국이 이끌어 나간다고 저희 회사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저희 회사가 게임산업협회에도 참여하게 된 그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게임뿐만 아니라 IT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뭔가 한 가지는 스스로 내세울 수 있는 어떤 기술이나 역량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프로그래밍을 잘한다” 혹은 “어떤 게임을 진짜 잘한다”라는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게 장점이 되면서 다른 걸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지 막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하나를 좀 깊이 파는 그런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하나를 깊이 파보면 다른 것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저는 제안드리고 싶네요.
이름은 넥슨의 박물관이라고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해외 나갔을 때 HP박물관도 가보고 이렇게 다녀보면 굉장히 역사도 있고, 잘 보존되어 있으면서 특별한 박물관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그런 박물관으로서 많이 자리를 잡고 있더라고요.
저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이 학생들과 제주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한테 그냥 당연히 가야 되는 곳,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그런 자연스러운 박물관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