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 아침부터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올 추석은 길어 음식 장만할 시간이 많으니 잔뜩 기대하라는 내용이었어요. 명절마다 자취하는 딸 반찬 챙겨주는 것이 그렇게 좋은지 오랜만에 즐거워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다시 전화를 받았어요. 어머니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올 추석엔 반찬 해주기 어려울 것 같은데 괜찮겠니?"라고 물으셨죠.
올해 추석은 태풍과 집중호우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심해 비싸기만 하고 살 만한 것은 없더랍니다. 아무리 비싸도 딸한테는 '머드러기'만 골라 먹이고 싶어, 한참을 둘러보다가 '도사리'뿐이라 빈손으로 왔다며 미안해하셨습니다.
엄마! 난 귀경길 가볍게 갈 수 있어, 좋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주 우리말 내용 중, '머드러기'와 '도사리'는 순우리말입니다. '머드러기'는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을 말하며, '도사리'는 다 익지 못한 채로 떨어진 과실을 말합니다.
9월 13일 월요일 |
* 삼림, 산림
삼림 (森林) - '나무가 많이 우거진 수풀'이라는 뜻.
산림 (山林) - '산과 숲', '산에 있는 숲'이라는 단순한 뜻.
(예) - 삼림욕이 건강에 좋대. 산림(x) - 산불로부터 산림을 보호하자! 삼림(x) |
9월 14일 화요일 |
* 머드러기, 도사리
머드러기 -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도사리 - 다 익지 못한 채로 떨어진 과실.
(예) - 제사상에는 머드러기만 골라 올려라. - 도사리는 싼값에 팔린다. |
9월 15일 수요일 |
* 분수, 푼수
분수 (分數) -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
푼수 - '분수'가 소리를 내기 쉽게 우리말 '푼수'로 바뀜. - '분수없다'를 대신해 '푼수 없다'라고 쓰이다 줄어들어 '푼수'만 쓰고 원래 의미와 반대가 됨. - 지금은 생각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예) - 분수없이 사람 말하는 중간에 자르지 마라. - 푼수처럼 행동하지 마. |
9월 16일 목요일 |
* 도가니 - 단단한 흙이나 흑연 따위로 만든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 -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임. (흥분의 도가니, 열광의 도가니)
(예) - 연이은 동점 골과 역전 골로 우리나라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 '도가니탕'의 '도가니'는 '소의 무릎뼈'를 이르는 말로 소의 무릎뼈에 붙은 살로 끓인 탕을 '도가니탕'이라 함. |
9월 17일 금요일 |
* 애, 얘
애 - '아이'를 줄여 '애'라고 함. (아기=아이=애) (애기x)
얘 - '이 아이'를 줄여 '얘'라고 함.
(예) - 언니네 애는 아직 돌도 안 됐어. - 얘는 사촌 동생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