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총으로 과녁을 맞추다 / ㄴ. 총으로 과녁을 맞히다
ㄷ. 상의와 하의를 맞추다 / ㄹ. 상의와 하의를 맞히다
ㅁ. 장마철에 비를 맞추다 / ㅂ. 장마철에 비를 맞히다
각각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맞추다'와 '맞히다'는 발음이나 문자도 비슷하지만, 뜻도 미묘하게 서로 어울리는 점이 있어서 헛갈리기 쉬운 표현인데요. 하나씩 살펴보면서 차이점을 살펴봅시다.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입니다. '맞게 하다'라는 의미죠. 사동사는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데요. 복잡한 것 같지만, 결국 주체가 객체에게 무언가 일방적으로 당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예제1. 그가 정답을 맞혔다
여기서 정답은 그 때문에 맞혀졌죠. 정답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답이 맞힘을 당한 것이죠.
예제2. 애완동물에게 비를 맞히다.
애완동물이 비를 맞게 됐죠. 비가 일방적으로 개를 맞히는 것입니다.
반면, '맞추다'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동사입니다. 동등한 관계의 A와 B가 있고, 그것을 비교하거나 맞대어 보거나 어울리는지를 이야기할 때 사용하죠.
예제1. 정답과 답안지를 맞추다
정답과 답안지를 서로 비교하면서 같은지 살펴본 것이죠. 서로 동등한 관계입니다.
예제2. 신발의 짝을 맞추다
오른발 짝과 왼발 짝이 서로 동등하죠.
예제3. 세트아이템을 맞추다
모든 세트아이템은 동등하죠. 그것을 모았으니, 맞히는 것이 아니라 맞추는 것입니다.
'맞추다'와 '맞히다'가 헛갈릴 때에는 다음에 나오는 대상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동등하면 '맞추다', 한 쪽이 일방적이라면 '맞히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 쉽죠?
그래서 처음의 정답은 ㄴ, ㄷ, ㅂ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