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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오늘] 3월 12일 -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와 신문사 퇴사

임상훈(시몬) 2014-03-12 20:19:14

10년 전 오늘,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은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오전 11시 56분이었다. 193 vs 2. 개헌 이후 처음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한 채 벌어진 일이었다.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은 탄핵안을 가결하며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KBS, MBC, SBS 등은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47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울부짖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신문사 TV에서 봤다. 그 일과 상관 없이 이미 사표를 쓴 상태였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던 참이었다. 신문사에서 나와 갈 곳이 참 쉽게 정해졌다. 여의도였다. 탄핵 통과 소식을 듣고, 사람들은 여의도로 모여 들었다.


도착했을 무렵 전화가 왔다. 신문사 부장이었다. “한번 선배는 영원한 선배다.” 선배는 말했다. 나야, 뭐 그렇다고 했다. 백수가 돼 처음 한 일이 전화에 대고 현장 기사를 불러주는 것이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창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금 이 과정은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괴롭기만 한 소모적 진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시 신문사 근처로 매일 출근했다. 야근조였다. 세종로와 시청 사이 어딘가에서 촛불을 들었다. 친했던 다른 매체 게임 담당 기자들도 함께 모였다. 송재경 등 개발자도 그 곳에 있었다. 경찰은 일절 건드리지 않았다. 4년 뒤부터 전혀 다르게 바뀌었지만.

 


헌번재판소 판결이 나기  한 달 전인 4월 15일 총선이 있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패했다.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됐다.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도 꾸릴 수 없는 9석의 소수정당이 돼버렸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70%에 가까운 국민이 탄핵소추를 반대했었다.  


5월 14일 헌번재판소는 탄핵소추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무현은 복귀했다. 나는 여행을 떠났다.


152석의 국회 과반수를 차지한 열린우리당에게는 기회였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의원들은 거칠게 앞서나갔거나, 우유부단했다. 보수 언론과 보수 세력의 반발이 심했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은 지지세력을 잃어갔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에게,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에게 청와대와 국회를 차례로 내줘야 했다.


날짜가 겹친 탓에, 나는 아직도 10년 전 퇴사일을 참 쉽게 기억한다. 그 날로부터 10년 후, 나는 또 다른 선택을 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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