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4월 21일 일본에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일으킬 물건이 출시됐다. 닌텐도의 '게임보이'였다.
1983년 나온 패미컴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하기 전부터 닌텐도에는 휴대용 게임기가 있었다. 65년 입사해 닌텐도를 완구 제조 명가로 성장시킨 요코이 군페이의 '게임 & 와치'(80년)였다. 본체에 내장된 게임만 할 수 있었지만, '게임 & 와치' 시리즈는 일본과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홍콩 등에서 해적판이 대량 생산돼 퍼져나가기도 했다.
요코이 군페이는 '게임 & 와치'에 이어 '게임보이'를 만들었다. 소프트웨어를 교환하면서 여러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게임보이는 일본에서 <슈퍼마리오 랜드> <어레이웨이> <베이스볼> <역만>과 함께 발매됐다. 4개월 뒤 북미에서는 <슈퍼마리오 랜드> <어레이웨이> <베이스볼> <테트리스> <테니스>가 함께 나왔다. 게임보이와 함께 출시된 <테트리스>는 닌텐도가 휴대용게임기와 가정용게임기에 대한 저작권을 직접 취득한 게임이었다. <포켓몬스터>가 나오기 전까지 게임보이에서 가장 인기 있던 타이틀이었다.
한국에서는 1991년 5월 2일 현대전자산업(현 SK하이닉스)에서 미니컴보이라는 이름으로 정식발매했다.
게임보이를 개발한 요코이 군페이는 다른 여러 게임의 개발에도 참여했고, 닌텐도의 3D 게임기인 '버추얼보이'(1995년)에 도전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시도였다. 출시 1년 만에 생산이 중단됐다. 그는 닌텐도를 퇴사했다. 반다이의 '원더스완'(1999년) 개발 과정에 참여했으나, 독립한 1년 후인 9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003년 요코이 군페이는 게임 디벨로퍼 초이스 어워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한편,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킬러소프트의 부족으로 정체에 빠졌던 게임보이는 96년 발매된 <포켓몬스터 적·녹> 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초기 게임보이 때부터 있었던 통신케이블을 통한 포켓몬의 교환은 게임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포켓몬스터> 덕분에 다시 한번 인기를 얻은 게임보이는 이후 '게임보이 라이트', '게임보이 컬러' 등 기존 팩을 쓸 수 있는 새 게임기들이 나왔다. 2001년 '게임보이 어드밴스드'를 이어 2005년에 나온 '게임보이 마이크로'에 이르기까지 긴 수명을 이어갔다. 자매품들까지 포함하면 게임보이의 전세계 판매량은 1억 대 이상이다.
닌텐도는 2004년 '닌텐도 DS'를 발매했다. 게임보이의 명성은 '닌텐도 DS'를 이어 '닌텐도 3DS'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