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
저 기억하시려나요.
(나만큼이나 뻘쭘한, 요새 핫한 철쭉 소년.)
대체 여기서만 생존신고를 몇 번이나 한 건지;
이젠 민망을 넘어서서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련지 의문이 듭니다만.
고대 유물이 되어 버린 느낌이에요 -ㅁ-!!!!!!!!!!
이러니저러니 오랫 만에 다시 찾아왔으니,
저를 기억하는 분들에게도, 모르는 분들에게도 모두 인사를 남겨야겠네요.
안녕하세요, 하루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남긴 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2010년 5월이에요! 우와. 그새 4년이 지났네요.
사실 중간중간에 글을 남기려고 했었는데 먼저.
글을 쓰는 권한이 없어졌더라구요 -ㅅ-;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하.
네, 민망하군요.
저의 코스프레 칼럼이 대체 어떻게 진행했었나 궁금해서 돌아보기도 했었는데.
저의 격동의 역사를 디스이즈게임 연재와 함께 겪었던 것이 티가 나더라구요.
그나마 초반이랑 막판은 중심 잡고 썼다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이벤트들을 디스이즈게임 연재 중에 함께 했었던지라...
그 결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중반은 중구난방.
이거 하려 했다, 저거 하려했다, 이랬다 저랬다 나도 모르는 그야말로 카오스의 상태.
거듭되는 의미없는 생존신고와 일관성 없이 왔다갔다 난리 부르스.
부끄럽기 그지없네요. T_T
중간의 칼럼들은 싹 다 감추고 사라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기록은 남겨야 하는 법 ㅜㅅㅜ
잊어버리고.
훌훌 털어내고.
다시 새 기분 새 마음으로
이번 단기 연재를 씁니다.
근 4년간 글이 없었던 점에 대해 나름의 변명을 해보자면.
삶에 지쳐 바빠...는 아니지만
회사라든지 가정이 늘 우선이 되다 보니 바쁘기도 했구요.
이대로 탈덕하나 싶더니.
역시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고
평생 나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을 것 같던 아이돌이라는
무시무시한 늦바람에 빠졌구요.
거부할 수 없는 너의 마력은 루시퍼.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점이라면
실질적으로 코스프레 활동을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글을 남긴다는 것이 좀, 아니 많이 어려웠지요.
그게 솔직히, 가장 컸어요.
쉬는 동안 애절하게 코스프레가 하고 싶다거나 못 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이 아쉽진 않았습니다.
이대로 이렇게 코스를 떠난 친구들처럼, 나도 떠나게 되는구나, 하고 덤덤히 생각할 정도로.
내 일과 가족과 그 외 여러가지 것들로 나름 바빴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역시 온 동네방네 떠들썩하게 "그만둘꺼야!!"라고 알리는 사람은 끝까지 남아있고.
어느 샌가 조용히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이 정말 '탈덕'이라고 하더니.
나 진짜 코스프레 이대로 그만두는구나, 하고
어느날 문득문득 떠올릴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가끔씩 그렇게 떠올릴 때,
담담하다고 마음 한 구석은 늘 무언가 그립기도 하고. 찜찜하기도 하고.
해야 할 숙제가 있는데 못하고 넘어가는 기분이어서 아쉽고 허전했어요.
그렇게 사랑했고 애정했던 취미였는데...
항상 끝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멀어져 갈 줄 알았지만
정말 그렇게 되는 기분이라. 마음이 복잡했어요.
Photo by MINOCHU, HARU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 사이.
Y군은 나름 거센 세상의 풍파를 맞서 싸워가며
게임 출시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개발자의 아내가 되고 더 알고 피부로 느끼게 된 사실인데,
하나의 게임이 출시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어려운 일이더군요.
수많은 게임들이 많은 기획자들에게서 제안되지만
그 중에 실제로 만들어지는 건 일부분이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출시되는 게임은 극히 일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외면받는다고 하면 그 또한 보통 일이 아니었구요.
어려움이란 건 끝이 없어요.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긴 개발 시간, 뒤쳐지지 않기 위한 타이트한 스케쥴,
그리고 결코 작지 않은 비용, 그 비용들을 채우기 위한 매출 계산.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상황과 행운.
잘 만든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그 순간순간의 상황에 따라
빛을 못 보고 엎어질 수도 있고, 잘 안 될 수도 있고, 운까지 필요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를 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관여하여 만들다보니
예상치 못한 사건과 잡음 하나 없이 만들 순 없었던 거죠.
이건 비단 게임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건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그래서 게임이 출시되었다. 라고 하면
그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고,
옆에서 바라보는 사람 입장으로는 숙연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모든 일들이 어렵고 힘들지만
화려해 보이는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일들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제 일도 바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Y군이나 Y군과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을 옆에서 지켜보니
비교도 할 수 없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어 보였어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많은 일들이 지나간 지난 일들이기에,
100% 그 시간과 기억을 다 담을 수 없지만.
옆에서 바라본 Y군의 순수한 바람은 정말 이루기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고,
롤러코스터와 같이 격변하고 사정없이 흔들렸습니다.
많은 장애물을 겪었고, 좌절도 했고. 모든 건 꿈만으로 되기 힘든 현실의 어려움의 하루하루였죠.
그래서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거친 끝에, 트렌드와 비젼, 그리고 출시에 대한 희망으로
Y군은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구요.
지금에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어요.
그리고. 그 많은 기다림 끝에.
너무나 기다리고 바라던 Y군의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큐라레 마법 도서관.
와. 언제 나오려나. 나오기는 하려나 했더니,
결국 나왔더라구요.
사실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Y군에게 부담이 될까봐
만드는 동안에는 아주 많이 궁금했지만
궁금한 만큼 다 많이 묻지는 못했었어요.
그런데 나오고보니 정말 쟁쟁한 분들이!!!!!
소위 말하는 존잘님들이!!!!!!!!!!!
그림에나 음악에나 그리고 모든 제작에 참여 많이 했더라구요!!
정말 이 하나의 게임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카드 게임의 꽃이라는 일러스트 하나하나를 넘기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누가 만든 게임이냐를 떠나서 일단 너무 그림들이 예뻤구요...
으흑 괜히 카드 게임이 아니었어 ㅠㅠㅠㅠ
그리고
그걸 보고 있던 저는
엉뚱하게.
한동안 잊고 있던 코스프레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orz.
하아. 방황했지만 덕후 어디 멀리 못 가요.
길게길게 돌아서 오게 되었지만 결국 이 이야기랍니다.
잘 부탁드려요 -//-
부족하지만 저에게도, 그리고 함께 했던 모두에게도
이 글들을 읽으시는 코스프레에 관심 있으신 모든 분들에게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지금부터.
큐라레 마법도서관 코스프레 이야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