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8화 : 오스본 1(Osborne 1)
‘그램(gram)? 킬로그램(Kilogram)!’
오스본 1(Osborne 1)은 처음으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포터블 컴퓨터(Portable Computer)입니다. 하지만 50cm X 36cm X 22cm의 사이즈로 일반 데스크탑 컴퓨터의 크기와 비슷하고 무게는 11kg에 달했습니다. 1kg이 채 되지 않는 지금의 노트북에 비하면 포터블이라고 하기에는 어마어마한 무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노트북처럼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키보드가 부착된 본체의 뚜껑을 덮어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 980g의 최신 노트북과 11kg의 오스본1 포터블 컴퓨터
2개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와 5인치 모니터 그리고 추가 배터리 팩으로 구성된 오스본 1은 당시 판매되던 다른 개인용 컴퓨터 대비 다소 뒤처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그 무게와 크기, 그리고 낮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호환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면으로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출시된지 5개월 만에 백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나비효과 보다 강력한 오스본 이펙트’
실리콘 밸리에서 휴대용 컴퓨터를 개발하던 아담 오스본(Adam Osborne)은 1980년 ‘오스본1’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경쟁 제품이 속속 등장하자 오스본은 남들보다 더 빨리 신제품 개발에 나섰고, 1983년에 ‘오스본2’를 개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공을 확신한 나머지 양산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시장에 발표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의 생각과 다르게 전개됐습니다.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업그레이드된 신형 모델이 출신될텐데 구실을 살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신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존 제품의 매출은 급감했고 결국 회사는 순식간에 도산하게 됩니다.
이 같은 오스본의 실패를 거울 삼아 이후 실리콘 밸리에서는 출시 직전이 아니면 절대로 신제품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 같은 어설픈 자신감과 방심이 낳은 결과를 ‘오스본 이펙트’라고 부릅니다.
- 제주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넥슨컴퓨터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