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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한국에서 왔어요!!! 한국?

지중해에서 게임을 외치다 - 1회

Bigpoint켈리 2011-04-08 18: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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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의 새로운 연재물을 소개합니다. 엉겁결에 지중해의 한 섬에 살면서 일하게 된 한국인 여성의 흥미로운 경험을 가벼운 에세이 형식으로 담을 예정입니다.

 

글쓴이는 유럽의 대표적인 퍼블리셔인 빅포인트의 지사에서 게임 서비스 향상과 아시아 파트너 발굴을 책임지고 있는 이현아 부장입니다. 지난 2010년 1월 아무 연고도 없는 몰타(Malta)로 건너가, 2년 넘게 해프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 여성으로서, 또 한국 게임人으로서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 실로 궁금해집니다. 이현아 부장이 연재하는 생생한 서바이벌 다이어리 지중해에서 게임을 외치다’. 함께 지중해로 떠나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해외팀


 

1. 몰타 생활편: 한국에서 왔어요!!! 한국?

 

2009년을 이틀 남겨 두고, 몰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짐을 싸면서도 계속 머릿속에서는 몰타의 위치가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인터넷 지도로 파악하기로는 지중해의 섬나라. 가까운 곳으로는 시칠리아, 이탈리아가 있고 반대편으로는 튀니지가 위치한, 제주도보다도 작고 약 45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곳.

 

몰타섬, 고조(Gozo)섬과 그 외 작은 섬들이 모여 몰타 제도를 구성한다.

 

고조섬 사진. 앞으로 종종 몰타 주변 풍경을 열심히 찍어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항구 도시 세인트 줄리언스(St. Jullians 또는 San Giljan)의 야경.

 

 

빅포인트 인터내셔널(Bigpoint International)은 독일에 본사를 둔 빅포인트가 신규 사업 개척을 위해 지난 2009 9, 몰타에 설립했다. 몇 개월 동안 필자를 눈여겨보던 매니징 디렉터 랍 올레(Rob Ollett)의 제안으로 이곳에 이적하기로 했다.

 

그에게 OK를 한 이유?

 

솔직히 말하면, 지중해에 위치한 몰타에 대한 환상, 그리고 인접한 유럽 국가들로의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이 최우선 목적이었다. 너무 단순한 것 같지만, 한국 회사에서 근무한 그 10년 동안, 매 순간마다 다이나믹하고 긴장감 넘치는 생활을 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픈 심정과 함께 유럽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었다고 하면 적절한 이적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빅포인트 인터내셔널, 몰타 사무실 명판.

 

 

런던 히드로(Heathrow) 공항을 경유해 새벽녘에야 겨우 몰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몰타에서는 춥다는 느낌보다 으스스하고 서늘해 살짝 움츠러들게 만드는 새벽 바람이 불고 있었다. 친절히 사무실 보스(Rob Ollett)가 직접 마중을 나왔다. (고맙기도 하여라.) 히드로에서 비행기가 3시간 지연됐기에 아무런 일정이나 시간 낭비 없이 바로 꿈나라로 향했다.

 

다음날도 역시 보스님께서 사무실까지 픽업 서비스를 해 주셨다. 간단히 사무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 파악에 들어갔다. 정해진 자리가 아니라 그냥 내가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되는 식이었다. 가장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자리로 확정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내 사무실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이 이해가 될 듯하다.

 

내 사무실에서 바라본 풍경.

 

 

첫날부터 살짝 미팅이 시작됐다. 시차 적응도 안 되어 감기는 눈꺼풀을 달래며, 일단 미소로 좋은 인상을 주기로 맘 먹고 나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왔고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에서 일했고…, 그리고 잘 지내 보아요~~.

 

나름 반겨 주는 눈치였다기대에 찬 눈빛들.로 오픈한 사무실이기에 다들 의욕적이고 잘 챙겨줄 듯이 보였다. 몇 차례의 미팅이 끝나고 비 유럽인을 처음 고용한 빅포인트 인터내셔널에서 여러 가지 확인할 겸 회사의 재무 및 제반 사항을 담당하는 분과 단독 미팅을 가졌다.

 

그는 스티브 매카티(Steve McCarthy)라는 50대 몰타 사람으로 강한 몰타 억양을 사용했다. 참고로 몰타는 몰타어와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한다. 몰타어는 이탈리아어, 아랍어, 프랑스어, 아프리카어 등이 섞여 만들어진 언어로, 억양은 이탈리아어와 비슷하면서도 독특하다. 안녕하세요를 몰타어로는 키핀티(F 발음)라고 한다.

 

보험, 세금 공제, 출장 수칙, 은행 계좌 만드는 법 등등 여러 절차를 설명한 후, 그는 약간 머뭇거리면서 내게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너무 조심스레 질문을 해서 당황스러웠지만, 답변할 수 있는 거라면 답변하겠다고 했다.

 

“켈리(Kelly, 필자의 영어 이름), 한국에서 왔다고 했지요? 그러면, 북한에서 왔어요? 남한에서 왔어요?

 

“네?

 

한국이라는 나라도 생소하지만 그보다 남한인지 북한인지 궁금하다며, 한국은 전쟁 준비로 어떠한 생활은 하는지 등을 물어보는데….

 

순간, 2008 6월 당시 한국 회사에 재직 중이었을 때 중동 파트너와 계약하러 시리아를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리아는 북한과 교류가 많은 나라다. 한국 여권을 내밀자 출입국 관리소에서 내 여권을 들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상하다는 듯. 그런데 지금은 유럽의 한가운데 아닌가? 분단 국가의 슬픈 현실을 다시 느껴야만 하기에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몰타는 주로 관광산업으로 나라의 살림이 움직여지기에, 주변 유럽 국가에서는 3월부터 9월까지 휴가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영어 연수를 위해 아시아에서는 중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한국은 아주 생소하다며, 안타깝게도 현재 남한은 북한의 도발로 지금이라도 핵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위험국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기본적인 한국의 경제와 교육수준, 그리고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나 쉽게 핵전쟁을 일으킬 만큼 북한이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반도 정세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자리를 갖게 됐다.

 

그 후 몰타 사람들, 또는 인근 유럽 국가 사람들을 만날 때는 항상 “한국(남한) 사람”이라고 미리 말하게 된다. 평화의 나라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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