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모바일게임’이 아닌 ‘모바일로 즐기는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모바일게임 <신수의 주인> 취재를 위해 만난 클라이맥스 신원철 프로듀서의 이야기다.
‘제대로 된 게임’을 위해서 그는 ‘전투와 스토리’에 집중했다. 소설가를 채용하고 연대표와 국가별 이야기, 복장에 대한 고증문서까지 만들면서 스토리를 짜 넣었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전투를 위해 <퍼스트퀸> 시리즈의 개발자인 에이지 쿠레에게 검수까지 받았다. 그래픽 파트에서는 <봉천동 귀신> 등으로 유명한 호랑 작가가 참가한다.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톡 입점도 포기했고, 소설과 웹툰을 이용한 원소스멀티유즈 방식의 사업은 물론 오프라인 버전의 차기작도 고려 중이다. 클라이맥스의 롤앤무브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신수의 주인>을 자세히 소개한다. 프로토타입 영상부터 보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클라이맥스에서 2개월가량 개발한 <신수의 주인> 영상
※ 사운드 및 이펙트 등이 갖춰지지 않은 프로토타입 영상입니다.
<신수의 주인>의 기본은 ‘탐험’이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신수로 구성된 파티를 설정한 후 AP(행동포인트)를 소모해서 탐험을 떠난다. 탐험은 이야기 중심의 스토리 탐험과 단순한 성장을 위한 탐험, 새로운 신수를 만나기 위한 탐험 등으로 구분돼 있다. 여기까지는 <밀리언아서> 등의 카드게임들을 떠올리면 된다.
<신수의 주인>은 여기에 ‘전략적인 전투’를 덧붙였다. 이 게임의 전투는 시뮬레이션게임처럼 진행된다. 탐험과정에서 적을 만나고 전투지역으로 이동하고 나면 적의 모습이 보이고, 여기에 맞춰서 자신의 신수들을 소환할 수 있다.
소환한 신수는 자동으로 주변의 적을 찾아서 전투를 벌이고 플레이어는 타이밍에 맞춰 신수마다 준비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상황에 따른 배치와 적절한 스킬 사용이 전투의 핵심이다.
기본구조는 단순하지만 적과 아군의 신수에 따라 속성과 능력치, 약점, 사용하는 스킬 등이 다르고 고저차를 비롯해서 각종 지형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어떤 신수를 어디에 소환해서 어느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면 적이 낮은 곳에 몰려 있을 때는 올라오기 어려운 높은 곳에 장거리 신수를 배치해서 큰 피해를 주거나, 가까운 적을 우선적으로 공격하는 신수에게는 체력이 높은 신수를 붙여 놓고, 공격력이 강한 신수는 좁은 골목에 배치해 적을 쉽게 막아내는 식이다. 지원군의 추가 배치도 가능하다.
신수는 소환할 때마다 BP가 소모되고 소모된 BP는 다음 전투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적은 소환’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투를 치를 필요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략과 전술이 생겨난다는 게 신원철 PD의 이야기다.
참고로 <신수의 주인>의 전투 제작에는 <퍼스트퀸> 시리즈의 총괄 개발자로 유명한 에이지 쿠레가 참가했다. 신원철 PD는 <신수의 주인> 개발 초기부터 <퍼스트퀸 4>의 전투 시스템에 영감을 받았고, 이를 응용하기 위해 에이지 쿠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개발된 것이 부대편성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지금의 <신수의 주인> 전투다.
얼마나 적은 BP를 소모해서 적을 처치했느냐도 관건.
■ “진짜 RPG라고 부를 수 있는 스토리와 연출을 보여주겠다”
스토리와 연출에도 크게 공을 들였다. <신수의 주인>에는 인간, 팔렘, 신수의 3개 종족이 등장한다. 신수는 동물의 형태로 신격화된 존재이며 그 수는 적지만 하나하나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팔렘은 신수를 숭배하는 존재로서 평소에는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지만, 중계자의 도움을 통해 깨우침을 얻어 신수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어느 날 달이 추락하면서 세상이 멸망하자,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맥’ 종족의 수장이자 강력한 신수인 ‘기오르’는 남아 있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잠재우고 자신의 꿈 속에 담았다. 그리고 꿈을 현실화하면서 지금의 시대를 만들어냈다.
<신수의 주인>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수들. 중계자에 따라 인간형과 동물형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기오르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마도시대로 세상을 되돌렸고, 팔렘과 인간, 신수 등을 다시 현실로 창조해내기 시작했다. 이후 시간이 흐르고 꿈 속의 시대에서도 다시 분열이 시작된다. 인간과 팔렘의 혼혈인 폭군 ‘알테리온’이 팔렘의 왕인 ‘아르칸’을 처치했고 팔렘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다수의 팔렘이 알테리온 가문에 의해 학살당하고, 일부는 대륙 저편으로 일부는 인간들 사이로 모습을 숨긴다. 플레이어는 3명의 중계자 중 하나가 되어 팔렘들을 만나고, 그들의 몸에 깃들은 신수를 깨워 나가며 알테리온 가문과 대항하게 된다.
참고로 <신수의 주인>은 같은 세계관을 사용하는 태선 작가의 판타지 소설 <환수의 주인>에 비해 약 1만1,200년 전의 세계를, <신룡의 주인>에 비해 약 3,200년 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2개의 소설을 통해 쌓아 온 세계관인 만큼 이야기 거리도 풍부하다. <신수의 주인> 역시 출시와 동시에 소설로 출간될 예정이다.
여기에 캐릭터 하나, 신수 하나마다 방대한 양의 설정도 담았다. 3명의 중계자 중 누구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가 다르고, 캐릭터의 성격도, 대사도 달라진다. 스토리를 위한 별도의 탐험 모드도 마련돼 있으며 이야기 몰입을 위한 컷신도 등장한다.
신원철 PD와 태선 작가를 포함해 스토리에만 총 5명이 넘는 시나리오 작가가 투입됐다. 과거 일본식 콘솔 RPG를 즐길 때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진득하게 따라가는 재미와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이후의 업데이트 역시 새로운 지역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주인공에 따른 컷신과 이야기가 진지하게 펼쳐진다.
■ 목표는 2014년! 아기자기함과 완성도 높이기에 집중
<신수의 주인>에는 기본적인 스토리와 전투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된다. 카드게임 방식의 뽑기부터 탐험과 전투를 통한 신수 수집, 레이드, PvP 콘텐츠 등도 개발 중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완성도와 연출, 스토리텔링 만큼은 잊지 않겠다는 게 신원철 PD의 이야기다.
예를 들어 탐험에서 단순히 같은 지역이 반복되는 게 아닌 행성을 직접 돌아다니는 듯한 연출이 제공되며, 카드뽑기에서는 물수제비처럼 돌이 튕기는 횟수에 따라 카드의 레어도를 보여주는 표현방식을 고민 중이다.
<신수의 주인>은 출시와 동시에 카툰과 소설을 출간하고 이후에는 같은 세계관을 이용한 오프라인 RPG 개발도 고민하고 있다. <신수의 주인>은 2013년 10개 이상의 지역과 300시간 이상의 플레이 분량을 갖춘 후 2014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신수의 주인> 원화와 모델링의 비교 사진. 어떤 사람(팔렘)이 어떤 신수로 변하는지 찾아보자.
<신수의 주인>의 기본 화면. 주력 신수가 플레이어 옆에 노출된다.
신수는 뽑기와 전투 등을 통해 입수할 수 있다.
<신수의 주인>에 등장하는 각종 지역들.
<신수의 주인> 주인공들. 아델라 란츠크네(왼쪽 위), 클레린 마이어하트(왼쪽 아래), 제미르(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