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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새 시즌 앞두고 일주일 문 닫은 로스트아크 거래소, 왜 닫았을까?

어려워진 소모 아이템 수급, 사재기 방어 효과? "개편되는 아이템 안정적 처리 위해"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0-08-05 16:58:53

PC MMORPG의 거래소가 무려 일주일 동안 문을 닫는 특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의 아이템 거래소는 운영되지 않습니다. 버그 때문 아닙니다. 거래 방식의 변경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대체 왜 <로스트아크>의 거래소가 문을 닫은 걸까요?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 거래소에서 뭘 하는데?

<로스트아크>의 거래소는 다른 MMORPG와 같은 기능을 수행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파밍한 각종 아이템을 올리고 구매하는 기능을 제공하죠. <로스트아크>에는 실링, 골드, 크리스탈 총 3가지 종류의 화폐 단위가 있습니다. 유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 가지 종류의 재화를 수급하곤 하는데, 유저들끼리 각각의 화폐를 교환할 수 있는 '화폐 거래소'도 있습니다. 이 거래소는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스마일게이트가 닫은 것은 유저들과 유저들 사이에 화폐와 아이템이 오가는 거래소입니다. 여기에서 주로 쓰이는 화폐는 골드죠. <로스트아크>에서 레이드를 돌려면 배틀아이템을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데, 이 거래소에서 폭탄이나 물약을 구매합니다. 각종 강화재료는 물론 각인서, 아바타, 콜렉션 아이템 등이 전부 이곳에서 거래됩니다.

 

유저들 사이의 거래를 지원하는 기능이 문을 닫게 된 것이죠. 이로써 일주일 동안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다소 불편하게 게임을 해야만 합니다. 거래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1:1로 우편 거래를 하는 기능은 남아있거든요. 옛날 방식대로, 채팅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고팔 수는 있는 겁니다. 지금 <로스트아크>에서는 대금을 청구하고 골드가 맞게 들어오면 우편함에 아이템을 넣어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거래소에서 볼 수 있는 시세 기준값이 없기 때문에 불편함은 남습니다.

 

화폐 거래소는 열려있습니다.

 

 

# 그래서 거래소를 왜 막은 거야? 

 

게임을 내리고 점검을 하면 점검을 했지,​ MMORPG에서 유저 간 거래를 통제하는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버그나 불법 프로그램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경우가 발견될 때 거래소를 뜯어고치죠.

 

2017년 6월,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이 1달 넘게 거래소를 닫은 적 있습니다. 당초에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유료 재화로 유저 간 거래​를 해야 했는데, 이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문제 삼았죠. 이에 넷마블은 거래소 서비스를 잠시 종료하고 새로운 재화를 만들어서 거래소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그런데 <로스트아크>는 기술 이슈도, 심의 이슈도 아닙니다. 2019년 7월,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의 모든 서버의 화폐/아이템 거래소를 통합했는데 하루 점검으로 모든 일을 마무리했고 등록한 아이템과 보증금은 고스란히 반환됐죠.

 

스마일게이트는 아이템 거래소 잠정 중단의 이유에 대해 "시즌 2 업데이트 시 개편되는 다수의 재화 및 아이템에 대한 안정적인 처리"라고 밝혔습니다. <로스트아크>의 거래소 이용 중단 기간이 끝나면 <로스트아크>의 시즌 2가 시작됩니다. 신규 레이드와 클래스가 추가되며 생활형 콘텐츠의 전면적 개편과 '영지' 시스템도 도입되는 큰 규모의 업데이트죠.

 

이에 따라 변경되는 장비와 각종 아이템의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중이 이용하는 거래소를 닫음으로써 혼란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공지사항을 보면 <로스트아크>의 장비 성장 시스템과 생활 시스템, 각인 시스템은 크게 바뀝니다. 특히 시즌 1에서는 자주 쓰였지만, 시즌 2에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아이템도 많습니다.

 

재화와 아이템의 가치가 크게 바뀔 테니 미리 거래소를 닫았단 뜻입니다.

 

# 새 시즌 시작 전 사재기 방어 효과?

 

현재 거래소 폐쇄로 인한 유저 동향이 엄청나게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일부 유저들은 거래소가 문을 닫으며 강화재료와 각인서를 사재기했다가 차익을 노리는 '사재기꾼'을 방어하는 부수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주일 동안 '깜깜이' 상태로 있다가 새 시즌이 되면 시장에 새로운 시세가 형성되겠죠. 무리하게 사재기를 하다가 '아끼다가 똥' 꼴을 맞이할 유저도 있을 겁니다. 의도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것을 주식용어로 매집이라고 하죠?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은 장이 안 열리 때문에 특정 아이템을 매집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거래소를 장기간 내린 것에 대한 분노도 많지만, 예고하고 조치를 했다면 '사재기꾼'은 조치 이전에 아이템을 내려놓았겠죠? 물론 정말 필요한 물건이 있는 유저가 즉석에서 알아보고 구매하는 편의가 차단된 상황이지만, 개인 우편 거래를 열었으니 유저 간 배틀아이템 수급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긴 합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유저들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성공적인 시즌 2를 위해 아이템 거래소를 일주일이나 닫는 강수를 뒀습니다. 업데이트를 위해 거래소를 닫은 거죠. 지금은 거래소 봉인에 대한 실효성이 있다 없다로 유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상태인데, 아직 그 효과를 판단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과연 <로스트아크>의 새 시즌은 불편한 기다림을 씻어낼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뚜껑은 8월 12일 정기점검 이후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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