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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MS는 왜, TGS 2020을 앞두고 베데스다 인수를 밝혔을까?

MS가 TGS 2020에 앞서,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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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진(홀리스) 2020-09-23 16:13:11

21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이하 베데스다)의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이하 제니맥스)를 인수하는 초대형 이슈를 발표했다. 이제 Xbox는 <포르자>, <기어스>, <헤일로>, <헬블레이드> 등 탄탄한 라인업에 베데스다, 이드 소프트웨어의 굵직한 AAA급 라인업을 합류시켰다.

 

양사의 향후 행보가 어떤 식으로 밝혀질 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MS는 차세대 게임 전쟁에 초강수를 뒀고 그들이 목말라하던 콘텐츠를 대거 확보했다. 그리고 이는 Xbox라는 환경 속에서 시너지를 일으켜 구현될 것이다.

 

그러나, 왜 MS는 굳이 도쿄게임쇼(TGS) 2020를 앞두고 이러한 이슈를 발표한 것일까? 게임쇼에 앞서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성공했지만 보통 게임쇼에서 발표할 법한 소식을 몇 일 전에 얘기한다는 것은 꽤 독특하게 보여진다. 그것도, 11월 10일 차세대 콘솔기기 Xbox 시리즈X와 S 출시를 앞둔 중요한 상황에서.

 

새 술이 담길 새 부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MS는 베데스다에 이은 무언가 또 다른 '필살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메인 무대에 앞서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고 하기엔 최근 MS의 모습은 단단히 갖추고 시장에 임하는 모양새다. 그들은 TGS 2020에서 무엇을 공개하려는 것일까?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낙제점을 받아온 Xbox 일본 성적, 이제는 때가 왔다

 

MS는 Xbox 게임 스튜디오의 성장을 위해 <마인크래프트> 모장을 비롯해 <헤일로> 343 인더스트리, <포르자>의 플레이그라운드게임즈, <헬브레이드>의 닌자 시어리, 그리고 레어,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더블파인, 턴10스튜디오 등 다수의 역량 있는 AAA급 게임 개발사를 합류시켜왔다.

 

이번 제니맥스 인수를 통해 <엘더스크롤>, <폴아웃>을 비롯해 <둠>, <퀘이크>, <레이지>, 아케인 스튜디오의 <디스아너드>, 머신게임즈의 <울펜슈타인>, 미카미 신지가 이끄는 탱고 게임웍스의 <디 이블 위딘>까지 Xbox 게임 스튜디오는 양질의 게임사, IP를 손에 넣었다.

 


 

제니맥스 산하 수 많은 스튜디오가 Xbox 진영에 함께 하면서 Xbox에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MS가 플랫폼과 서비스에 이어 콘텐츠라는 퍼즐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전세계 게임 시장 중 중요한 곳인 '일본 게임시장'의 공략이 필요하다.

 

알다시피 일본 게임시장의 점유율은 닌텐도와 소니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마리오>, <젤다> IP 그리고 회사 자체가 하나의 거대 IP기도 한 닌텐도와, <라스트 오브 어스>부터 <파이널 판타지>, <고스트 오브 쓰시마>, <블러드본>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PS는 모두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기도 하지만 일본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독점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Xbox 역시 좀 더 그들의 성향에 맞는 게임 혹은 메시지가 필요할 것 같다.

 

참고로, MS의 Xbox 일본 성적은 미국의 큰 성공에 비해 참패 수준이다. 공을 들인 것에 비해 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Xbox 360 당시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지속되는 부진을 겪으며 일본 시장 철수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후 Xbox One이 나왔음에도 흐름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참고로 지난해 2분기까지 Xbox One 전 세계 판매량 4,690만 대 가운데 일본 게임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다(IDC 기준).

 

2019년까지 일본 내 콘솔 하드웨어 판매량(출처: resetera).


이쯤 되면 MS 입장에서 일본 게임시장은 아무리 시도해도 좀처럼 뚫기 힘든, 일종의 숙원 사업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마침 차세대 콘솔기기 출시라는 하나의 모멘텀이 왔고, 다양한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플랫폼과 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유한 환경이 조성됐다.

 

그렇다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TGS에서 MS가 꺼내들, 일종의 '필살기'는 무엇일까. 기업 인수? 아니면... 독점 타이틀 확보? 어쨌건 MS의 목적은, Xbox 게임 스튜디오를 최고의 게임 그룹으로 만드는 것이다.

  

 

# 인수는 어렵지만, 사실상 최적의 파트너이자 카드, 세가

 

제니맥스 인수를 통해 설마 그런일이?라 생각했던게 실제로 일어났다. 그렇다면, 일본 시장에서 터닝 포인트를 위해 이름있는 일본 게임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이젠 제로가 아니게 됐다. 물론 일본 시장과 더불어 글로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게임을 보유한, 혹은 그런 개발력이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은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 세가를 점찍고 있다. 세가는 과거 드림캐스트까지 다양한 콘솔기기를 선보이며 수많은 IP를 선보였다. 또 <토탈워> 시리즈부터 <풋볼매니저>와 같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퍼블리싱을 하기도 했다. 위 MS의 기준에 있어서 세가는 꽤 괜찮은 파트너로 여겨짐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인수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물론 거절하기 힘든 금액을 제시한다면 모를까.​ 세가에게는 아쉽게도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기업의 구조 문제이기도 하다.

 

2004년 사미가 세가의 주식을 매수(22.4%)하며 완전 합병, 세가 사미 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세웠기 때문이다. 물론 물적 분할을 통해 어떻게든 세가를 떼네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도 쉽지 않다. 세가의 IP를 위해 그 외에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렇다면 MS와 세가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MS가 현 시점에 필요한 것은 일본 게임시장을 위한 콘텐츠, IP인 만큼 세가의 과거 타이틀을 Xbox 게임패스로 편입을 시키거나 혹은 세가가 보유한 IP의 독점 계약도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마침 세가는 30주년을 맞이한 <소닉>, 그리고 <용과 같이>, 자회사 아틀라스의 <페르소나>, <여신전생>, <하츠네 미쿠> 등 세가는 일본과 더불어 글로벌에서 먹히는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본 게임시장에서는 가장 ​노려 볼만한 카드이다.

 

  

 

# '이루어 질 뻔 했던' 드림캐스트의 Xbox 정식 데뷔, MS-세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수라는 과정없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무엇일까?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세가의 콘텐츠. 특히 드림캐스트 복각이 아닐까 싶다. 세가의 드림캐스트 게임을 Xbox 게임패스를 통해 복각한다면 그야말로 '강력한 한 방'이다. 

 

<버추어 파이터3>를 비롯해 <쉔무 1, 2>, <젯 셋 라디오>, <전뇌전기 버추얼 온> 등 시대를 풍미한 게임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다. 너무 오래전 게임이라고? Xbox 시리즈X는 구엑박이라 불리는 Xbox 오리지널 타이틀도 유명 프랜차이즈는 하위호환을 지원한다. 이 목록에 세가의 <팬저드래곤 오르타>가 들어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만약, Xbox로 이런 화면을 마주하게 된다면 누구나 환호할 것이다(합성된 이미지입니다).

 

 

그간 양사는 과거 이루어질 듯 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한 관계였다. 2001년 세가가 게임기 사업에서 철수할 무렵, 세가의 대표였던 고 오카와 이사오 대표는 회사가 드림캐스트 등 여러 악재로 800억 엔 가량 적자를 기록하던 당시, Xbox를 개발 중인 MS의 빌 게이츠에게 "Xbox에 드림캐스트가 호환되도록 개발하면 세가 타이틀 자산을 제공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MS는 이를 거절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2011년 Xbox 라이브로 <소닉 어드벤처> <크레이지 택시> 등 드림캐스트 타이틀을 리마스터한 <드림캐스트 컬렉션>과 <쉔무2>나 <젯 셋 라디오 퓨쳐> 등 Xbox 혹은 Xbox 360 아케이드로 일부 출시되기는 했으나 극히 일부분이다. 

 

만약 당시 협업이 성사됐다면 지금 Xbox 게임패스에는 과거 시대를 풍미하던 수 많은 세가의 게임이 등록됐을 것이다.  지난 4월 중순, 한 유저가 영어권 이미지보드 웹사이트 4chan에서 나온 이미지라며 Xbox 게임 스튜디오와 세가가 협업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으나 이는 루머로 끝났다. 

 


루머로 끝났던 이 이미지는, 결국 성사될까?


그러나 최근 TGS 2020 개최를 앞두고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암시하는 이미지가 소셜 사이트 곳곳에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세가 공식 트위터에는 "아앗 안 돼요. 아직 낼 수 없어요! 아직 안 됐어요!!" X"라며 박스와 함께 게임기어, 메가 드라이브 등 세가의 타이틀을 직원이 몸으로 가리며 손으로 'X' 표시를 하는 글이 등록되었다. 

 

소닉의 컬러를 나타내는 듯한 '쇼크 블루' 색상의 Xbox 무선 컨트롤러를 공개하고 이어 유저들의 호응에 <소닉> 팬들이 비공식 주제가처럼 부른 팝그룹 에펠 65의 'Blue (Da ba dee)'의 가사를 답글로 남기기도 했다.

 

세가는 아케이드부터 드림캐스트까지, 그리고 현재까지도 엄청난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만약 MS가 Xbox 진영에 세가의 IP를 끌어들인다면 이 자체도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마침 시기도 딱 좋은 도쿄게임쇼 2020 기간이다.

 

세가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남긴 포스팅. 행동부터 주변에 있는 타이틀까지. 유저들은 단순 포스팅이 아님을 추측하고 있다.

 

# "제니맥스도 인수했는데... " 일본 대형 게임사의 인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세가가 어렵더라도, MS와 인수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은 많다.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퀘스트>, <킹덤하츠>와 <프론트미션>, 그리고 최근 자회사를 통해 <마블 어벤져스> 등 다양한 게임, IP를 보유한 스퀘어에닉스? 혹은 <바이오하자드>, <데빌메이크라이>, <몬스터 헌터>와 <스트리트파이터> 등을 보유한 캡콤. 

 

<데몬즈 소울>이나 <다크소울>, <세키로>, <블러드 본>이 있는 프롬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PS와 독점 계약도 되어 있고 모회사 카도카와 그룹이 있어 이는 어렵다.

 

MS는 숙원이기도 한 일본 게임시장의 공략을 위해 꽤 철저히 준비할 것 같다. 앞서 제니맥스의 인수로 전세계 게임업계를 놀래켰듯, 협업 이상의 무언가를 발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수 대상으로 일본 유수의 게임사를 갖다 붙여도 놀랍지 않은 이유다.

 


스퀘어에닉스, 캡콤을 인수한다고 해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될 정도.


플랫폼-서비스-콘텐츠의 3박자 완전체를 이룰까?​ 24일 오후 9시 쇼케이스에서 밝혀진다

 

MS와 소니는 Xbox One과 PS4까지 여러 기기를 선보이며 스펙과 독점 타이틀 경쟁을 펼쳤다. 시대가 흐르고 산업이 발전하며 유저의 경험, 콘텐츠의 퀄리티가 향상됨은 당연하다. 경쟁인 만큼 승패는 아니지만 점유율 부분에 있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했다.

 

좋은 성능의 기기와 콘텐츠를 요구하는 것에 부합해야 하는 것은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부분이나,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경쟁은 분명 소모적이고 한계가 있다. 리소스를 들인 것에 비해 실리가 적을 수도 있다.

 

MS는 9세대 콘솔을 준비하며 다른 전략을 택했다. 우위를 점하는 경쟁을 반복하기 보다 새로운 판 혹은 시장을 형성하는 것. 바로 PC나 모바일, 태블릿, 콘솔 등 디바이스와 상관 없이 언제 어디서나 Xbox 게임을 즐기게 하는 것이다.

 


 

Xbox, Xbox 360 타이틀의 하위 호환, 그리고 Xbox 게임패스, 애저(Azure)와 X클라우드까지 MS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준비를 갖춰왔다. 물론 Xbox 시리즈X/S를 통한 고성능 콘솔 게이밍 경험도 유지한다.

 

플랫폼과 서비스에 이어 MS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그 결과는 베데스다의 인수로 나타났다. 앞으로 Xbox의 게임 라인업에는 어떤 게임, IP가 추가될까? 

 

또 사티아 나델라 대표의 발언과 같이 Xbox 게임 스튜디오에 합류할 게임사는 어떤 곳일까? MS는 플랫폼-서비스-콘텐츠의 3박자 완전체를 이룰까? 오는 24일 오후 9시, MS가 Xbox TGS 쇼케이스에서 발표할 빅이슈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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