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중심 & 오프라인 연계로 진행하는 올해 지스타. 행사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는데 현장 행사를 정상적으로 열 수 있냐는 우려가 나온다. 행사장으로 쓰일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부산이스포츠경기장, Busan Esports ARENA)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
건설 사업을 주도하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오는 18일 정상적으로 공간을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날림 시공, 참가자 안전 문제가 지적된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기본 계획에는 변함이 없으나, 만의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 다른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래 부산 지스타는 벡스코(BEXCO) 일대에서 관객과 업계인, 취재진을 맞이했다.
올해는 조직위원회와 부산시와의 협의로 e스포츠 경기장에서 일부 현장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18일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과 자체 e스포츠 대회 '지스타 컵'은 센텀시티가 아닌 곳에서 진행된다. 부산시에 새로 문을 여는 e스포츠 전용 공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나눠 담기로 풀이된다.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은 서면 번화가 삼정타워(부전동)의 15층과 16층에 들어선다. 부산시민에겐 '피에스타'로 알려진 건물로 유명 브랜드 매장이 여럿 들어선 플라자다.
주경기장에는 약 300석 규모의 관람석이 갖춰질 예정. 100여 석 정도 준비된 보조경기장, 국제 e스포츠 연맹(IeSF) 연구개발센터와 각종 부대시설도 포함된다. 부대시설로는 1인 미디어실, e스포츠 트레이닝 센터, 굿즈샵과 F&B 공간 등이 있다. 벡스코에서는 10km 정도 거리. 경기장에는 약 60억(국고 30억과 지방비 30억)의 예산이 들어갔으며, 각종 운영비는 부산시의 별도예산으로 편성됐다.
그리고 지스타까지 보름 남은 지금, 경기장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은 정부 주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8월 17일, e스포츠 저변 확대와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사업'을 발표했다. 이후 부산, 대전, 광주가 사업 대상 도시로 선정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도하며, 각 지역과 지역별 정보산업진흥원에서 실무를 추진하기로 했다. 따라서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은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소관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경기장은 6월 30일에 문을 열어야 했다. 그러나 부산시 측은 설계범위가 증가하고, 건축 허가 절차가 늦어지면서 공사도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1월까지 경기장의 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게임대상 시상식으로 행사장을 처음 쓰는 날이 11월 18일이니 데드라인은 보름인 셈.
어렵지 않은 공사장에서 이뤄지는 일반적인 건축이라면 보름 안에 일을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스포츠 경기장은 사정이 다르다. 인테리어, 마감, 소방, 안전설비, 공조, 배선 같은 요소로 끝나는 게 아니다. e스포츠 경기장에는 컴퓨터가 있어야 하고, 네트워크도 연결되어야 한다. 음향, 촬영, 조명을 아우르는 방송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며, 관람 환경도 충분히 신경 써야 한다.
부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맡은 건축사무소는 e스포츠 경기장을 지어본 적 없다. 또 서면 일대는 부산 제일의 번화가로 낮에는 크레인을 쓰기 쉽지 않다. 여러모로 공사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은 조건. 기간을 맞춘다고 해도 과연 이 공간이 안전한지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만약 날짜를 맞추기 위해 날림공사를 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또 지스타가 끝난 이후로도 부산 e스포츠 경기장에는 일정이 있다. 매년 부산에서 열렸던 제5회 세계 e스포츠 정상회의(GEES)가 이곳 경기장에서 열린다.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이다. 정상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11월 3일, 현장의 방송 시스템은 아직 100%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테이프를 끊는다고 해도, 방송차를 쓰거나 온라인 스트리밍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니 제 기능을 못 하는 건물을 보여주기 위해 수고를 들이는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11월 완공 예정인 경기장을 어떻게 준비 중인지, 행사를 어떻게 지원할 건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진흥원 측은 "경기장은 18일 개관 예정이며, 게임대상 시상식부터 치를 것"이라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디스이즈게임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100% 완공되지 않은 건물에 행사가 열리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여부, 프로그램 세부 지원 계획, 구체적인 개관 일정 등에 관해 추가로 질의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진흥원으로부터 오프라인 행사 진행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면서 아직 계획에 변동은 없지만, 만에 하나 경기장에서 프로그램을 열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플랜 B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측은 디스이즈게임에 추가 질의에 답변했다.
진흥원은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경기장 공사는 마무리 단계이며 각종 시스템이 완비된 공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주 내 구청으로부터 각종 등록을 마칠 계획이며, 소방 등 안전에 대한 각종 점검도 마무리한다.
보름 내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추었으며, 자재를 나르는 크레인은 현재 공정 완료 단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진흥원 측 설명이다. 프로그램의 온라인 중계도 경기장의 자체 방송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1안으로 삼고 있다. 피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방송차를 쓰겠다는 것.
요약하자면, '플랜 B'를 비롯한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이달 중순 지스타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데 애로사항이 없다는 것. 진흥원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마무리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진흥원은 지스타 이후 GEES도 개최할 것이며, 부산시장배 직장인 e스포츠 대회 역시 경기장에서 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굿즈샵, 카페와 같은 부대시설은 현재 운영자 입찰 중으로 내년에 일반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