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펙스 레전드>가 일본에선 대세 게임이라구요?
배틀 로얄이나 FPS에 관심 있는 게이머라면 <에이펙스 레전드>를 당연히 들어봤을 것이다. 2019년 2월 출시 후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까지 위협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이후 핵에 대한 미숙한 대처로 인기가 확 가라앉긴 했지만...
그런데 이 게임이 일본 대세 게임이 됐다. 2021년 3월 10일 스위치판 발매를 기념해 시부야역에 큰 광고를 걸고, TV에 CF까지 송출하는 중이다. 인플루언서 관심도 높다. ‘아이즈원’으로 유명한 ‘미와야키 사쿠라’가 <에이펙스 레전드>를 플레이했을 정도다.
시장 조사 업체 ‘Newzoo’에 따르면 <에이펙스 레전드>는 일본에서 <레인보우 식스 시즈>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2020년 2월 PC 게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플레이어가 늘어난 5월에는 점유율 37.4%를 차지했다. 다른 조사에서 <에이펙스 레전드> 콘솔 월간 유저 수는 2020년 7월에 146만을 기록했다.
인기가 급격히 식은 한국 시장과 완전히 다른 결과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에이펙스 레전드>는 일본 대세로 떠올랐을까?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배틀로얄이란 본래 프로레슬링 룰 중 하나다. 여러 명의 선수가 경기를 진행해, 마지막에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이 승자가 되는 것이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콘솔에서도 즐길 수 있다. 최적화도 깔끔하게 이루어졌으며, 무료료 플레이 가능하다. 접근성이 굉장히 높단 이야기다. 콘솔 최적화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배틀그라운드>와 달랐다(배그는 결국 인기가 사그라들어 18년 6월 일본 서버를 임시 폐쇄했다.).
일본 게임 시장은 전통적으로 PC보다 콘솔게임이 강세다. 소니, 닌텐도 등 콘솔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제작사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얻으며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의 1위는 콘솔이다. 그렇기에 고사양 PC보다 콘솔 보급률이 높다.
여기에 ‘크로스 플레이’를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2020년 10월 16일 업데이트를 통해 <에이펙스 레전드>에는 크로스 플레이 기능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PC,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심지어 PC에서도 오리진, 스팀 등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에이펙스 레전드>를 즐길 수 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기본적으로 3명이 모여 즐기는 게임이다. 필요한 인원수가 적어 모이기 쉽다. 크로스 플레이 덕분에 한 명은 컴퓨터만 있고, 나머지는 콘솔만 있더라도 같이 게임을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다. 콘솔이나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건 특히 일본에서 굉장한 강점이다.
2021년 3월 10일에는 <에이펙스 레전드>의 스위치 버전이 발매돼 접근성을 더욱 높였다.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는 등 홍보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비슷한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가 스위치 버전을 발매해 저연령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선례를 생각해 보면 꽤 스마트한 한 수를 둔 셈이다.
Q. <에이펙스 레전드>는 핵이랑 느린 업데이트 때문에 망한 것 아니었나요?핵 문제를 인지한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시즌 6부터 담당자가 SNS를 통해 직접 신고를 받고 핵 사용 유저를 제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대책이 도입된 이후 핵 유저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이탈한 유저를 되돌리기 위해 콘텐츠 업데이트에도 노력했다. 시즌마다 개성있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 한 명을 추가하고, 기존 맵을 변경하거나 신규 맵을 추가했다.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는 특별 게임 모드를 짧은 기간동안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시즌 6부터 <에이펙스 레전드>는 반등했다.
<에이펙스 레전드>가 일본 시장에서 <포트나이트>나 <배틀그라운드>와 차이를 만들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2차 창작이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신규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매력있는 설정과 탄탄한 배경 스토리를 제공했다. 다만, 플레이어가 알 수 있는 것은 단편적인 정보뿐이다. ‘망상’할 거리가 넘친다는 이야기다. 조금 이해가 힘들다면 <다크 소울>을 생각해보면 된다.
【細かすぎて伝わらないモノマネ】
— あらこー (@arakou0819) June 4, 2020
キャラ選択画面のライフライン#APEX pic.twitter.com/tvRZZGhJeZ
SNS를 통한 열풍은 인플루언서에게도 흘러들어가 ‘CR(Crazy Racoon)컵’ 등 다양한 대회를 통해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CR컵은 아마추어 고수들이 실력을 뽐내기보다 인플루언서가 대회를 위해 연습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조명해 큰 화제가 됐다. 이는 게임 홍보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곧 기사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