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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페리아연대기'까지? 2019년 접은 게임만 9개, 넥슨이 수상하다

정상원 개발 부사장은 사임, 내부에서는 허민 전 대표 합류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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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19-08-28 16:10:34

 

# 넥슨이 수상하다.

넥슨이 수상하다. 2019년 들어 넥슨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아봤다.

 

2019.01.03. 넥슨 지주회사 NXC 매각설 제기

2019.01.04. 김정주 회장 "경쟁력 있는 여러 방안 숙고 중" 밝혀

2019.02.26. 넥슨코리아 포괄임금제 폐지 노사합의

2019.03.05. 넥슨 인수전 적격인수후보로 텐센트, 카카오 등 5개로 압축

2019.04.10. 2018년 영업손실 128억 기록 발표

2019.04.18. 창업 지원 프로그램 NPC 폐쇄 결정

2019.04.25. <HIT> 서비스 종료

2019.04.30. <M.O.E.> 서비스 종료

2019.05.30. <니드포스피드 엣지> 서비스 종료

2019.06.26. 매각 무산 소식 보도

2019.07.04. <배틀라이트> 한국 서비스 종료

2019.07.30. 넥슨 온라인-모바일 사업 통합 소식 보도, 이정헌 대표이사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2019.07.31. 넥슨레드 <프로젝트 G> 개발 중단

2019.08.06. 넥슨 아메리카 사무실 2곳 폐쇄, 허민 전 대표 영입설 제기

2019.08.09. 넥슨 지스타 참가 취소

2019.08.12. 박지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임

2019.08.14. <어센던트 원> 온라인 서비스 종료

2019.08.22.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 해산 (= <데이브>, <네 개의 탑> 개발 중단)

2019.08.27. <페리아연대기> 개발 중단

2019.08.28. 정상원 개발 부사장 사임

 

정리하자면 이렇다. 김정주 회장은 NXC를 매물로 내놨고, 없었던 일이 됐다. 회사는 2018년 영업손실 128억을 기록했고 <HIT>, <어센던트 원> 등 서비스 중이던 게임 5개를 접었다. <에프터 디 엔드>, <이블팩토리>를 개발한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가 황재호 PD의 사임으로 해산됐으며, 이로써 개발 중이던 <데이브>와 <네 개의 탑>도 접혔다.

 

27일,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겸 개발 부사장이 직접 이끌던 <페리아연대기>도 접혔다. 넥슨이 띵소프트에 투자한 돈은 최소 600억 원 이상. <페리아연대기>의 드랍은 단순히 프로젝트의 중단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 돈, 인력을 투자한 '띵'의 야심작이, 넥슨의 새로운 MMORPG에 대한 시도가 드랍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넥슨은 <페리아연대기>가 유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고 그에 따라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결과적으로 2019년에만 접힌 게임과 프로젝트만 총 9개다. 공개된 것만 9건이니 산하 스튜디오에서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 역시 다수 접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연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지난 상반기 중 넥슨은 슈퍼애시드가 개발한 <마기아>의 퍼블리싱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페리아연대기>까지 접힌 상황이다보니 눈길은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 등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게임을 향하고 있다. 6년의 개발 기간과 수백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투자한 <듀랑고>는 최근까지 활발하게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고 있지만, 양대 마켓 매출 순위 200위권 바깥에 머물러있다. "<페리아연대기>까지 잘린 마당에 <듀랑고>라고 성하겠느냐?"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넥슨은 공식적으로는 <듀랑고> 서비스 중단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키듯 넥슨은 28일 <듀랑고>에 화산섬을 업데이트했다.

  

# 넥슨은 수상할 만하다.

넥슨은 수상할 만하다. 2019년 8월 28일 기준, 넥슨은 직접 개발한 작품, 서비스만 맡은 작품 모두 포함해 8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넥슨은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인상적인 성적을 낸 게임은 많지 않았다. 물론 발표한 게임의 성격상 이들 모두 매출 상위권이 목표로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매출 순위가 게임을 평가하는 전부는 아니다.

 

그렇지만 넥슨 게임의 2019년 성적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면, 타석에 자주 섰으나 타율은 좋지 않은 모양새다.

 

모바일

* 현재 성적은 모바일 인덱스 8월 27일자 양대 마켓(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매출순위 집계 기준


<스피릿위시>

출시일: 2019.01.16. 현재 성적: 앱스토어 280위

 

<런닝맨 히어로즈>​ 

출시일: 2019.02.21. 현재 성적: 구글플레이 242위

 

<런웨이 스토리>

출시일: 2019.03.06 현재 성적: 순위권 밖

 

<린: 더 라이트브링어> 

출시일: 2019.03.14. 현재 성적: 구글플레이 56위 / 앱스토어 67위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출시일: 2019.03.21. 현재 성적: 구글플레이 272위 / 앱스토어 149위

 

<트라하>

출시일: 2019.04.18 현재 성적: 구글플레이 18위 / 앱스토어 43위

 

<고질라 디펜스 포스>

출시일: 2019.05.23. 현재 성적: 순위권 밖

 

PC

 

<아스텔리아>

출시일: 2019.1.3.

 

넥슨은 2019년 <페리아연대기>, <카운터사이드>, <바람의 나라: 연>까지​ 총 3건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공통적으로 유저들에게 개선점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다시 말해 좋은 평가를 받은 '즉시전력감'은 없었던 것이다. (그 중 1건은 아예 접혔다) 요코오 타로가 집필한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던 판타지 RPG <시노엘리스>도 이번 여름에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현재 무기한 연기 상태다.

 

작년 지스타 때 넥슨은 ​총 14종의 신작을 볼 수 있는 부스를 차렸고 실제로 많은 게이머들이 줄을 섰다. 당시 공개됐던 게임 중 6개가 출시됐지만, 매출순위 20위 권 안에 이름을 올린 게임은 구글플레이 18위의 <트라하>가 유일하다. (2019년 8월 기준)

 

넥슨은 올해 11월 열릴 지스타에 출전하지 않는다.​ 회사는 그 이유에 대해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자사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기 위해 올해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개발 및 서비스 중'이던 게임 중 성공 가능성이 없는 게임은 하나둘 드랍되는 추세다.

 

올해 넥슨은 지스타에 출전하지 않는다. 사진은 2018년 지스타 넥슨 부스 모습.


# 넥슨은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넥슨은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이 가지치기란 개발조직 개편, 프로젝트 재검토, 이로 인한 직원 전환배치다. 일반적으로 가지치기란 상품성있는 과실을 얻기 위해 감행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좋은 양분을 몰아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넥슨의 양분을 집중할 과실, 즉 역량을 몰아줄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게임 뒤엔 언제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회사 안에서는 직원들의 전환배치가 진행 중이다. (권고사직 이야기는 공식화되지 않았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는 이번 개편으로 고용불안 상태가 된 넥슨 직원이​ 2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오는 9월 3일 사옥 앞에서 고용 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넥슨이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허약한 체질이 됐다"고 말한다. "(특정 게임이) 벌어주고 있으니까"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게임 개발 일정은 계속 늦춰지고 나온 게임의 성적도 기대 이하라는 것. 직원들 사이에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도 전해진다.

 

실제로 <페리아연대기>는 수 차례 연기를 해왔고, 그 비용은 <던전앤파이터> 하나만으로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를 넘긴 네오플로부터 나왔다. 2018년 넥슨코리아를 포함한 넥슨 계열사 전체는 2조 5,29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네오플의 매출은 1조 3,055억 9,905만 원.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 네오플이 책임지는 구조다.

 

넥슨은 체질 개선과 경량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성공할까? 28일 취재 결과, 정상원 개발 부사장은 조만간 넥슨을 떠날 예정이다. 내부에서는 허민 전 대표의 넥슨 합류를 확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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