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게임 업계와 야구계가 들썩였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 엔씨소프트가 제 9구단 창단 신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환영하는 곳이 많았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왜 게임회사가 야구단을 운영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구단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야구단을 만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5월에만 8연승, 경기당 8.75득점, 올 시즌 팀타율 3위.
한 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친 화끈한 공격야구
창단 2년 만에 정규리그 2위에 오르더니 올해는 아예 유력한 우승후보.
그래서 나온 이야기. '공룡은 언제나 옳다.'
하지만 야구단을 만들기 불과 한 달 전까지 들었던 이야기.
'님들 미쳤어요?'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한 벤처에서 시작됐다.
400만 명의 유저 22만 명의 동시접속자 17년의 역사.
국내에 획을 그은 게임 <리니지>
그리고 획을 그은 개발사 ‘엔씨소프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들의 도전은 20년 후
400만 명이 울고 웃는 거대한 온라인 속 세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신작들의 출시
작은 벤처는 어느덧 어엿한 중견기업이 됐다.
그들이 차지한 온라인 속 세상은 글로벌로 점점 더 넓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이 충분히 넓어졌을 때
그들은 벤처 시절부터 꿈꿔오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
모니터 속 즐거움을 밖으로 꺼내보자.
그 첫걸음 야구.
스포츠는 널따란 그라운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야구는 매년 700만 명의 관중이 몰리는 ‘국민 스포츠’.
하지만 그들의 선택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유저들은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길 바랐고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내주길 바랐다.
야구팬은 중견기업의 안정성을 걱정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그래도 그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괜찮다. 누구보다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주면 된다"
그렇게 2011년 2월 8일 공룡 구단이 탄생했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팬들의 재미와 즐거움에 맞춰졌다.
프로야구 구단 최초로 야구장을 개방해 캠핑을 열었다.
야구팬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그라운드 위를 누비는 경험.
먼저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꿈을 꾸게 했다.
조금 더 나아가 아이들의 TV속 친구들을 현실로 초대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 엄마도, 야구를 모르는 아이들도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움.
뽀로로, 크롱과의 짧은 만남으로 가족들에게 야구장은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됐다.
그리고 야구장 옆에서 열리는 삼겹살 파티부터
보물찾기, 운동회 등 소소한 이벤트까지.
일반적인 퓨처스리그 구단과 달리 독립구단으로 운영되는 고양다이노스는
딱딱함 대신 ‘우리동네 야구장’을 내세우며 지역사회 문화 공간을 만들었다.
혹자는 말한다. "결국 야구도 돈을 벌려고 시작한 거 아니에요?"
하지만 그들은 답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가치는 다르다고.
색다른 재미는 팬들을 야구장으로 모았고 팬들의 응원은 선수의 실력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NC다이노스는 창단 2년만에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팬들은 말했다. 결국 공룡이 옳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