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의 최고의 적은 무엇일까요? 두 말 할 것 없이 핵이죠. 무수히 많은 라이브 FPS가 '핵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하드웨어까지 밴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합니다만 부당한 방법으로 승리를 갈취하려는 욕망과의 싸움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서든어택>이 핵과의 전쟁에서 결정타가 될 만한 무기를 발표했습니다. 바로 서든러들이 직접 핵 의심 유저의 플레이 기록을 보고 판결을 내리는 '길로틴 시스템'입니다. 길로틴 시스템이 <서든어택>의 오랜 염원인 '클린어택'을 이뤄줄 수 있을까요?
넥슨은 6월 18일부터 7월 2일까지 길로틴 시스템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중, 혹은 게임 플레이 이후 <서든어택> 홈페이지에서 핵 사용자로 의심되는 유저를 신고하면, 의심 기록리스트와 스크린샷 등의 증거가 추출됩니다.
이를 다수의 배심원에게 배당하고, 배심원들은 사건파일을 근거로 유/무죄를 판단합니다. 이 결정에 따라 게임 이용 제한, 보호모드 적용, 영구 제재, 무죄 등의 판결이 내려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늘(7일) 2주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유의미한 데이터가 담긴 인포그래픽을 확인해보시죠.
넥슨지티 개발진이 체크한 바에 따르면, 테스트를 진행한 2주 동안 불법 프로그램 사용률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 위변조, 불법 exe 파일, 각종 핵의 사용이 각각 감소세를 드러냈으며, 특히 클라이언트 위변조는 테스트 둘째 주에 들어 큰 폭으로 사라졌습니다.
길로틴 시스템을 통해 19,443건의 사건 중 12,291건을 처리했으며, 그 중 유죄는 약 4천 건, 무죄는 약 7천 건에 달했습니다. 이들 배심원들의 판결 일치율은 88.4%였습니다. 각 사건을 맡은 단위마다 유/무죄를 판결한 것이 일치하는 비율값을 나타낸 것이죠.
보시기에 따라 "운영이 해야 할 일을 유저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 "책임 회피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서든어택> 유저들에게는 유저들의 참여를 통해 핵이 수치상으로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입니다. 무엇보다 넥슨지티는 길로틴 시스템 하나로 핵 감시, 처벌 의무를 무마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프로세스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신고자와 배심원은 신뢰점수를 획득해 게임에서 또다른 명예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습니다. 배심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명예로운 뱃지, 칭호, 전용 가방 등도 증정하죠. 우수 배심원에게는 특별 무기와 sp도 지급하니 참여할 만한 시스템인 것입니다. 배심원은 1달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소수의 배심원들이 제도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든어택>의 개발진은 길로틴 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여러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사건 파일을 검토한 배심원들의 의견을 텍스트로 남겨 다른 배심원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한 줄 코멘트'가 추가될 계획입니다. 또 베타 테스트 때의 참여 이력을 기반으로 배심원을 균등하게 분배해 사건 처리 속도를 올릴 계획이며, 스크린샷도 더 풍부하게 제공합니다.
넥슨지티에서 <서든어택>을 담당하고 있는 선승진 실장은 "많은 분들께서 <서든어택>의 불법 행위 차단 노력에 대한 공감을 표하시고 핵 사용자들을 지탄하는 모습을 보며 개발 및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며 "덕분에 불법 프로그램 감시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어 향후 정식 서비스 때는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들이 발붙일 곳 없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넥슨지티가 길로틴 시스템으로 핵과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많은 유저들이 오래도록 해결을 바라던 핵 문제가 배심원 제도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서든어택>의 15주년은 더욱 뜻깊은 의미를 가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