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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리니지의 18년 역사를 한 눈에 보자! '스크린샷으로 보는 리니지 연대기'

안정빈(한낮) 2016-10-17 16:13:48

<리니지>의 업데이트를 맞아 '아재테스트'를 작성하던 어느 날의 이야기다. 기가 작성을 위해 <리니지> 초기의 스크린샷을 정리하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와이프가 물었다.  

 

"그 게임 뭐야?"

"어? 이거? 리니지"

 

명색이 게임기자의 아내이자 소싯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마비노기 영웅전>까지 섭렵하신 아가씨께서 <리니지> 스크린샷 하나도 못 알아 보느냐는 꼰대성 발언이 막 갑상연골을 지나 성대로 향할 때쯤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리니지>의 서비스가 시작된 게 1998년. 그 사이에 그래픽만 3번을 바꿨으니 당시 그래픽만 보면 '리니지를 닮은 무언가'로 보일만 하진 않을까? 솔직히 말해서 몇 달만 접속을 안 해도 중고신입 취급을 받는 온라인게임에서 18년이나 지난 스크린샷은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복수를 위해 돌아온 전부인 만큼이나 생소해 보이는 게 당연한 일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꼭 이런 상황에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필자의 손가락은 어느새 모니터 한가득 추억 속 스크린샷을 꺼내놓고 있었다. 뭐든 이놈의 직업병이 문제다. 직업병이...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기사에는 <리니지> 공식홈페이지의 이벤트 페이지에 올라온 유저들의 스크린샷을 일부 활용했습니다.

※ 업데이트 연대기를 위한 기사인 만큼 스크린샷은 당시 업데이트 시기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 출시 이전 선사시대의 이야기

 


 

이번 기사를 작성하는 발단(?)이 된 <리니지>의 첫 모습이다. 일단 지금과는 '바닥 색깔'부터 달랐는데, <리니지>를 기억하는 유저 중에도 이때를 겪어 본 유저는 드물 듯하다. 게임이 정식 출시 되기 전의 베타테스트 시절 그래픽인 탓이다.

 

서버는 당연히 하나요. 동시 접속자도 200 남짓하던 당시는 admin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자가 게임에 직접 접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은 추억을 찾아 나서야지나 볼 수 있는 셀로브가 최강 몬스터로 군림하던 시절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 시작하는 유저에게 주어지는 무기는 가죽자켓과 단검, 그리고 양초 하나뿐. 능력치도 너무나 사실적(?)이었던 탓에 레벨 1 캐릭터는 오크 정도나 겨우 싸워 이길 수 있었고, 오크 궁수와의 싸움은 승패를 보장하지 못했다.​ 

  

<리니지>의 초창기 캐릭터 생성화면. 주사위를 원하는 능력치가 나올 때까지 굴려야만 했다.

 

<리니지>의 첫 모습은 TRPG인 던전앤드래곤에 기반을 뒀다. 능력치는 힘, 민첩, 체력, 지능, 지혜, 매력의 6개 항목으로 나뉘고, 6면체 주사위 3개를 굴려서 능력치를 정하던 던전앤드래곤처럼 각 능력치를 최대 18까지 만들 수 있었다.

 

캐릭터 생성에서 굳이 주사위를 굴리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리니지>에서 방어력이 마이너스로 내려갈수록 좋은 이유도 던전앤드래곤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든 탓이다. 참고로 <리니지>에서 방어력으로 활용되는 AC(Armor Class: 방어력)의 기준은 맨몸의 인간 남성일 경우 10이다. AC를 0까지 내리면 몸에 빈 틈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는 뜻이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몸에 빈틈도 없는데 거기에 무언가를 더해서 방어력을 보강했다는 뜻이고.

  

사람들에게 그나마 익숙한 모습. 출시 후 바뀐 그래픽이다.

 

 

# 시즌1. 원작을 따르던 이야기와 쉴 틈 없는 업데이트

 

정식 출시를 알린 후 <리니지>의 업데이트 속도는 가히 '엽기적인 수준'이었다. 한 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됐고, 1년에 4~5번씩 새로운 지역이 열렸다.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고 레벨을 올린다는 기본에서 공성전을 둘러싼 유저들의 대립과 드넓은 필드까지, 원작의 각종 설정을 추가하며 지금 <리니지>의 토대를 만들던 기간이다.

 

 

본토가 업데이트된 이후 글루디오 마을의 모습. (출처: 기란서버 검끝한빛 님)

  

1998년 11월 <리니지>에 본토가 업데이트됐다. 정식 출시를 겪으며 그래픽도 한층(?) 나아졌다. 당시 말하는 섬과 본토를 오가는 방법은 꽤나 극적이었는데, 말하는 섬의 선착장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정기적으로 오가는 배를 기다려야 했다. 그것도 그냥 워프를 하는 게 아니라 실제 배 안으로 이동해서 한 동안 시간을 보내고 나야 본토에 도착한다.

 

혹은 던전 2층에 뚫린 해저터널을 이용해서 본토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덕분에 바다 한복판에서 튕긴 유저가 섬으로 돌아오거나, 본토까지 가기가 너무 어려워 해저터널의 중간지점을 지나고 일부러 죽어서 본토 부활을 노리는 등 각종 해프닝도 벌어졌다.

 

말하는 섬 선착장에서는 때때로 배를 타고 반왕 데포로쥬를 찾으라는 명령을 받은 흑기사와 그 두목인 커츠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금은 흔하디 흔한 몬스터지만 그때만 해도 위압감이 넘쳐났다.

 

이제는 잊혀진 슬라임 경주의 모습. (출처: 세바스찬서버 ​천상의아키라 님)

  

글루디오와 함께 추가된 '슬라임 경기장'이다. <리니지>에서 최초로 선보인 전투 이외의 콘텐츠였다. 마치 경마처럼 응원하는 슬라임의 티켓을 구입하면 배당이 정해지고, 우승한 슬라임에 돈을 건 유저는 배당에 맞춰 돈을 벌 수 있었다.

 

슈팅스타, 이븐스타, 라이트닝 등 그럴싸한 이름의 슬라임들이 속도를 겨뤘고, 경기장 주변의 온갖 유저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쉼터로 자리잡는다. 채팅창이 전체 화면의 1/3을 차지했던 인터페이스도 <디아블로>의 영향을 받은 듯한 모습으로 바뀐다.

   

공성전은 등장과 함께 엄청난 화제가 됐다. 스크린샷은 첫 인터페이스 변경이 이뤄진 후의 모습. (출처: 켄라우헬서버 유루유루 님)

  

켄트성이 추가되고 공성전이 도입됐다. 곧이어 4번째 직업인 마법사가 등장했는데, 정작 마법서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가 마나 회복 수단도 '아예' 없어서 '힘 법사' 같은 캐릭터를 고민하던 시기다. 하지만 마법사는 정작 의외의 곳에서 활용이 되기 시작했으니...

 


<리니지>에서 가장 유명한 고전 스크린샷이 아닐까 싶다. 삼삼오오 모여서 버그베어를 잡는 법사촌의 모습. (출처: 가드리아서버 쵸력 님)

 

다수의 마법사가 모여 가장 낮은 단계인 에너지볼트 마법을 사용해 몬스터(혹은 사람)를 잡는 '법사촌'이 생겨났다. 일단 마법은 어지간해서 빗나가지 않는 탓에 다수가 모여서 효율적인 사냥을 했던 건데, 이를 악용해 다수의 마법사가 모여서 유저를 '저격'하고 다니는 '에볼PK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요정 마을이 생겼다. 당시로는 정말 혁신적인 시스템이 많았는데, 일단 채집과 제작이 처음 생겨났고, 하루 종일 엔트를 쫓아다니며 때리고 가지와 열매를 얻는 유저들도 생겨났다. 레이피어와 활골무 등의 아이템 성능이 꽤나 좋았고, 가지는 해독제로 최고의 가성비를 달렸던 탓에 초반부터 요정을 만들어 '밑천을 만드는 게' 당연한 팁으로 여겨졌을 정도다.

  

새로운 지역인 윈다우드와 사막지역도 열린다, 한때 <리니지>와 <리니지2>의 대표 몬스터 중 하나였던 '개미'가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추가된 윈다우드 마을에서는 '마법 투구'라는 아이템을 팔기 시작했는데, 이걸 장착하면 기사도 일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지금은 당연한 기사전용 버프 '용기의 물약' 판매를 시작하며 기사를 <리니지> 최고의 직업으로 만든다.

  

도리도리하며 사람들을 물어 죽이던 안타라스의 귀여운(?) 모습 (출처: 오웬서버 콰울 님)

 

곧이어 용의 계곡과 지룡 안타라스가 추가됐다. 새로운 고레벨 유저용 사냥터가 필요했던 시기인데다가 쏟아지는 아이템들은 용의 계곡을 최고의 인기 사냥터로 만들었는데, 오죽하면 '용계 삼거리'라는 단어가 하나의 이정표처럼 여겨졌을 정도.

 

게다가 용의 계곡에서 쏟아진 젤과 데이 등 각종 인챈트 주문서와 서먼 몬스터 등의 마법서들은 유저들의 장비와 전투 자체를 바꿔놓는다. 유저들의 방어도는 몇 배로 낮아졌고, +8~9까지 강화한 장비도 훨씬 흔해졌다. <리니지>에서 가장 빠르게 유저들의 스펙이 변해가던 시기다.

 

강함의 정점이었던 <리니지>의 첫 드래곤 안타라스는 당시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거대 몬스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리니지>의 한 축을 맡았던 개 경주장의 모습. 주변에 온갖 도박장과 전당포, 버프장사가 생기는 등 당당히 상업의 중심을 차지했다. (출처: 데컨서버 쏘드여법사 님)

 

<리니지>에 가장 큰 도시인 기란성과 기란마을이 추가된 시기다. 성을 얻지 못 한 유저들을 위한 아지트부터 콜로세움과 개 경주장까지 없는 게 없던 거대한 도시다. 마을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유저들도 다수.

 

주목할 건 슬라임 경기장의 상위호환(?)인 개 경주장인데, 슬라임 경기장에 비해 5배의 금액을 걸 수 있고,규모도 커진 개 경주장은 '개경폐인'이라는 새로운 플레이방식을 만들어냈다. <리니지>에 접속해서 전투는 하지 않고, 개 경주에 모든 것을 건 이들은 짜투리 시간을 아끼기(?) 위해, 혹은 더 큰 자극을 위해 게임 시스템을 이용한 각종 도박들을 추가해갔다.

 

몬스터를 소환하는 소나무 막대를 사용해서 다음에 나올 몬스터를 맞추면 건 돈의 몇 배를 준다거나, 주사위를 굴려 홀짝을 하는 건 예사요. 개 경주에 걸 돈이 떨어진 유저들을 위해 장비를 맡고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와 일수꾼(...)까지 생겨나는 등 정말 현실적인 모습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개 경주장이 등장하면서 슬라임 경기장은 슬슬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이 시기에 유저의 변신 목록에 데스나이트가 추가된다. 레벨 30을 넘으면 전체 채팅이 가능하다고 해서 채렙으로, 레벨 40이 넘으면 혈맹 없이 스스로 호칭을 붙일 수 있다고 해서 호렙으로 부르던 당시에 데스나이트로 변신이 가능한 레벨 52는 최고레벨의 상징과도 같았다. 변신이 업데이트된 시기는 5월이지만 실제로 첫 변신 유저는 7월에야 등장했을 정도.

 


수중던전에서 만나볼 수 있던 파푸리온. 사실 이 친구보다 물리공격에 면역 수준인 시댄서가 더 문제였다. (출처: 린드비오르서버 별하으리 님)

 

수중영지를 갖춘 지역인 하이네가 등장한다. 물과 나무부터 집의 모양과 색까지 각종 오브젝트를 싹 바꾼 하이네는 당시 <리니지>에서 가장 예쁜 지역으로 손 꼽혔는데, 유저로 모습이 변하는 도플갱어나 수중던전 4층까지 내려가면 물이 차오른 듯 화면을 일렁거리 연출 등 새로운 시도도 많았던 장소다. 두 번째 용인 수룡 파푸리온도 하이네와 함께 등장한다. 

  

하이네에 이어 등장한 지역은 화룡의 둥지였다. 능력치는 높지만 발이 느린 몬스터들 덕분에 요정은 물론이고 기사와 군주까지도 활을 들고 다니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최강 마법인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툭하면 날리는 발라카스는 그 중에서도 발군.

 

이전까지는 마땅한 습득방법이 없어서 <리니지> 내에서 희소한 무기로 꼽히던 싸울아비 장검을 유저가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도 화룡의 둥지가 보여준 성과(?)다. 그리고 가뜩이나 강하던 기사는 <리니지>를 고레벨까지 하려면 무조건 기사를 골라라라는 말이 나올 만큼 확보한 인기직업으로 자리잡는다.

 

 

오만의탑의 모습. 지금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11개 층으로 변했다. (출처: 윈다우드서버 아놀드 님)

  

마법 도시인 오렌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정작 가장 기뻐한 것은 요정들이었는데, 오렌과 함께 '정령마법'이라는 요정 고유의 마법이 추가됐기 때문. 이는 요정의 숲이 나왔을 때보다도 더욱 요정 숫자를 늘려주는 계기가 된다.

 

귀환이나 텔레포트가 금지된 상태에서 매우 강력한 몬스터가 나오는 잊혀진 섬이 등장한다. 당시에는 그냥 강력한 몬스터와 아이템이 나온다는 설정이었지만 이후 스토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장소다.

 

잊혀진 섬에서는 봉인된 각종 고대 장비들이 쏟아졌는데, 이를 풀기 위한 고대의 주문서가 필요했다. 이 장비들의 위력은 당시 <리니지>의 체제를 바꿀 수준이었던 탓에 잊혀진 섬은 이후로도 한동안 최고의 사냥터로 이름을 날린다.

 

원작 스토리의 최종보스인 켄라우헬의 모습. (출처: 데컨서버 슬로우맨 님)

<리니지>의 수도인 아덴이 등장한다. 혈맹연합을 시스템으로 추가하고, 반왕 켄라우헬을 처치하는 공성전 이벤트, 각 성과 연계된 대규모 공성전 등을 도입하며 <리니지>의 첫 이야기를 끝낸다. 이때 <리니지>의 서버는 정확히 40개.

 

이밖에도 100층으로 이뤄진 오만의 탑과 풍룡 린드비오르가 등장하며 새로운 도전거리를 만들어준다.

 

 

# 시즌2. 원작을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로 접어든 <리니지>

 

아덴을 끝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대부분 끝마친 <리니지>는 원작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식적으로는 시즌 2의 시작이다. 스토리도 새로운 직업인 다크엘프가 등장하고, 땅 속에 침공로를 뚫어 진격하는 다크엘프와 그 배후에 위치한 마족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공성전보다는 PVE 콘텐츠를 통한 일반 유저들의 즐길거리 추가에 집중하던 시기다.

 

파괴된 글루디오. 이후 재건 퀘스트까지 시즌2 내내 이 모습을 유지한다. (출처: 쥬드서버 블러드씬 님)

  

본토의 첫 마을인 글루디오가 완전히 파괴된다. 시즌1에서 쫓겨난 반왕 켄라우헬과 손잡은 다크엘프는 인간을 몰아 붙이기 시작했고, 각종 공성전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맵 곳곳에 다크엘프 병사들이 유저를 습격하기 위해 나타나거나, 공성전을 앞두고 갑자기 등장한 다크엘프를 모두 처치하지 못하면 성을 빼앗기는 등, 지형까지 새롭게 만드는 대대적인 이벤트가 이어진다. 참고로 다크엘프에 빼앗긴 지역은 세금이 30%로 치솟는 폭정을 경험하게 된다.

 

새롭게 등장한 다크엘프는 정말 강력하기 이를 데 없는 PVP로 위세를 떨치는데, 모든 마나를 쏟아 붙는 파이널번과 운 좋게 터지면 적의 체력을 1/3로 줄이는 악운의 단검의 조합은 당시 가장 유명했던 유저인 포세이든이 게임을 그만두는 계기를 만들어줬을 정도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다크엘프의 세력이 만든 성인 '디아드요새'가 공성전이 가능한 성으로 등장하며 다크엘프들의 기나긴 이야기를 이어간다.

 
PVP 콘텐츠로 별도로 추가된 <리니지 토너먼트> (출처: 하딘서버 루페르샤 님)

  

이후 한 동안 <리니지>는 큰 변화 없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2005년에는 해적섬을 비롯한 신규지역들이 대거 출시되고, 리니지 토너먼트 대회가 처음으로 진행된다. 당시만 해도 보기드문 MMORPG의 e스포츠 대회다.

 

2006년과 2007년에는 다크엘프의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다크엘프의 본거지인 라스타바드성의 내성과 던전이 등장하고, 각 지역에서 등장하던 다크엘프 세력도 사라진다. 아직까지도 최고의 검으로 자리잡은 '진명황의 집행검'이 등장하고 아직까지도 최강의 몬스터로 군림하는 '기르타스'가 등장한 것도 이때다.

 

삶을 버린 대신 허세를 얻은 진명황 단테스. 이 말투 따라하는 유저도 제법 있었다.

 

참고로 다크엘프의 마지막 설정은 이후에도 다시 등장하는데,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 '인간과의 전쟁에서 되려 성까지 뺏기고 궁지에 몰린 대신관 단테스는 이계의 지배자를 소환해 세상을 점령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소환된 기르타스는 그가 제어하기에 너무 강력했고, 설상가상으로 몸의 절반만 소환된 채 이도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자신의 온전한 소환을 원한 기르타스는 자신을 소환한 다크엘프들의 영혼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고, 단테스는 그 과정에서 데스나이트가 되어 버린다. 다른 다크엘프들 역시 영혼을 빼앗긴 마물이 되고, 누구도 살아남지 못 한 다크엘프의 성지는 세상에서 잊혀져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마족의 음모였음을 알게된다. 참고로 이 단테스가 집행검에 붙어있는 '진명황'이다. 

 

글루디오 마을의 재건 이후 즐길 수 있는 유령의 집. 미니게임도 하나씩 늘어가던 시기다.

 

다크엘프의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다크엘프 의해 파괴된 글루디오 마을의 재건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일부 시나리오와 제작 정도로 제한되던 <리니지>의 퀘스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다. 낚시 같은 서브 콘텐츠도 추가된다. 그리고 여기서 <리니지>의 시즌2 업데이트가 끝난다.

 

 

# 시즌3. 인던부터 레이드까지. 시대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

 

2008년 시즌3가 시작된 이후 <리니지>는 기존의 낡은 모습을 벗어나는 데 집중한다. 스토리가 있는 인스턴스 던전과 레이드 등의 콘텐츠가 추가되고, 그들만의 리그였던 공성전을 일반 유저의 콘텐츠로 끌어내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시즌2가 콘텐츠의 양적인 증가를 꾀했다면 시즌3는 콘텐츠와 시스템의 개편에 집중한 시기다.

 


 

시스템 개편과 사냥터 리뉴얼 등을 반복하던 <리니지>는 2008년 12월 환술사와 용기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추가하며 시즌3의 시작을 알린다. 다크엘프 사건 이후 마족과 용족이 새롭게 등장하고, 시간의 균열이라는 독특한 테마 던전이 추가된다.

 

공격력 이외에도 4가지 속성을 강화하는 속성 인챈트와 액세서리를 강화하는 장신구 인챈트 등이 추가되며 유저들의 평균 능력치가 다시 한 번 급성장하는 계기도 마련단다. 그리고 시즌3부터는 콘텐츠 변화에 집중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된다.

 

 

당시 이벤트까지 진행된 안타라스 레이드의 모습. 

  

2009년 지룡 안타라스가, 2010년에는 지룡 파푸리온이 리뉴얼된다. 각 용들의 능력치와 외형이 변한 것은 물론 용들의 레어도 최대 32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 일종의 '인스턴스 지역'으로 바뀐다. <리니지>에서 인스턴스 던전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용들의 그래픽도 크게 변했으며, 카운터매직을 이용해 전체 공격을 막고, 부활주문서로 빠르게 아군을 살리는 등 '나름 레이드스러운' 모습도 추가됐다.

  


인스턴스던전의 모습. 파티장은 이렇게 케레니스를 지키고, 다른 파티원은 그 사이 던전을 돌파해야 한다.

 

이후 7월에는 스토리까지 추가된 첫 인스턴스 던전이 등장한다. 과거 NPC의 스토리를 보여주는데 파티장은 상아탑의 학자였던 오림이 되어 켄라우헬의 부관인 케레니스의 과거 환영을 호위하고, 파티원은 그 사이에 던전을 주파하는 등 상당히 '그럴 듯한 스토리 던전'이다.

 

유저의 선택지에 따라 보스가 바뀌고, 잊혀진 줄 알았던 NPC의 이야기를 다시 떡밥으로 푸는 등 기존 사냥과 PVP 중심의 <리니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많은 시도가 돋보이던 업데이트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아군의 배를 지키는 일종의 웨이브 방식을 택한 두번째 인던

 

사냥터 리뉴얼을 비롯한 대대적인 변경이 가해진다. 기존의 사용하지 않던 사냥터가 크게 개선되고, 두 번째 인스턴스 던전인 해상전이 추가된다. 이전 인던과 마찬가지로 오림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는 던전이다. 해상전 역시 함포를 쏘고 배의 방어막을 보수하는 등 다양한 기믹들이 추가됐다.

  

이후 2012년은 인터페이스를 다듬은 시기다. UI의 대대적인 개선만 2차례에 걸쳐 이어지고, 상아탑과 개미굴, 말하는 섬 등 다수의 버려진 사냥터가 리뉴얼된다. 그리고 12월에는 잊혀진 줄 알았던 다크엘프 라스타바드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며 다음 스토리를 예고한다.

 

다크엘프는 성지에 나타난 기르타스의 존재를 알아차린 뒤 국왕 데포로쥬에 휴전을 제시하고, 기르타스가 강력한 적이 될 거라 깨달은 데포로쥬는 다시 다크엘프의 성지로 군사를 돌린다. 

 

 기르타스의 공략 영상. 딱 중간 위력을 보여주는 배리어형의 모습이다.

 

2013년 3월에는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기르타스가 스토리에 맞춰 더 강력하게 부활한다. 그리고 기르타스를 처치하기 위한 각종 버프를 게임 내에서 제공하며 5년 가까이 끌어왔던 최강의 몬스터 기르타스도 점령되기 시작한다.

 

참고로 당시 기르타스는 강력함에 따라 일반 -> 배리어 -> 완전체의 3종류 중 하나가 랜덤하게 출현하는 방식이었는데, 완전체는 전 유저의 마법사용을 막고, 전체 공격을 가하는 등의 악랄한 패턴으로 일부 서버에서만 공략이 가능했을 정도로 강력했다.

 

클래스케어라는 이름으로 직업별 리뉴얼이 진행되고, 버프에 특화된 군주나 사냥에 특화된 용기사 등의 이미지가 조금씩 갖춰진다.아이템에서는 새롭게 귀걸이 슬롯이 추가되며 총 16개의 아이템을 장착하는 구성이 갖춰진다.

 

그리고 데스나이트와 해골 등으로 한정됐던 몬스터 변신도 큰 변화를 맞는다. 모든 변신이 근거리, 원거리, 마법, 이동 특화 등으로 분류되면서, 분류만 같다면 어떤 외형으로 변하더라도 유저의 레벨에 맞춰 효율이 정해진다. 굳이 강함을 드러내기 위한 게 아니라면 오크나 버그베어로 변신해서 돌아다녀도 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2014년 4월에는 <리니지>의 토대와 같았던 공성전도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주인공 데포로쥬를 필두로 한 붉은기사단이라는 이름의 NPC 세력이 등장하고, 중립 유저들은 붉은기사단에 가입해서 성을 해방하고 보상을 받을 기회가 생긴다. 

 

공성에 실패해도 보상을 주는 탓에 일반 유저들도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워낙 압도적이었던 성혈 앞에 그냥 가입보상을 받는 데 만족한 유저들이 다수였다.

 

그래도 이후 공성 관람을 위한 특별구역을 성문 바로 옆에 만들어 유저들이 공성전을 직접 구경하게 하고, 각 성의 방어를 취약하게 만드는 등 그 동안 다수의 서버에서 이어진 '독재구조'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공성전을 활성화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진다.

  

한동안 공성전에서 신이 된 전사. PVP를 조금만 이해한다면 얼마나 사기적인 능력인지 알 수 있다.

 

8번째 직업인 전사가 추가된다. 전사는 다른 무엇보다 PVP에 특화된 캐릭터다. 특히 상대방의 이동이나 귀환, 회복까지 막는 데스페라도 스킬은 지금까지의 <리니지> PVP 구조를 깨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는데, 이 때문에 데스페라도 스킬은 부르는 게 값인 <리니지> 최고가 아이템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다.

 

한때 데스페라도를 익힌 전사는 거금을 주고라도 일일 용병으로 모셔갈만큼 귀한 존재였다. 데스페라도가 너프된 지금도 전사는 여전히 PVP에서 공포의 상징으로 남아있을 정도다.

 

 

#시즌4. 다시 돌아온 스토리

 

<리니지>는 약 5년 만에 시작된 시즌4에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를 갖춘다. 암흑룡과 관계된 새로운 스토리가 부상하고, 여기에 맞춰 각종 레이드와 신규 지역의 리뉴얼이 이뤄진다. 기존의 레벨 업 속도를 수 십 배 빠르게 바꾸고, 신규 유저들을 위한 서버나 복귀 이벤트 등도 진행하는 시기다. 시즌4는 당연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잊혀진 섬에서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갑작스레 나타나는 최강의 보스, 에이션트 가디언. 지금까지의 최강자인 기르타스와 맞먹는 위력을 보여준다.

 

2015년 잊혀진 섬의 리뉴얼과 함께 시즌4가 시작됐다. 시즌1이 원작의 스토리, 시즌2가 다크엘프와의 전쟁, 시즌3가 데포로쥬와 공성전의 변화가 큰 축이었다면 시즌4부터는 기존의 모든 콘텐츠를 관통하는 일종의 확장팩 방식 업데이트가 시작된다.

 

시즌2에서 다크엘프와의 연합을 끝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켄라우헬과 시즌3에서 잠깐씩 모습을 드러냈던 생명의 나무와 관련된 스토리가 이어진다. 암흑룡인 할라스가 부활을 위해 생명의 나무와 다른 용들의 지배를 원하고, 봉인이 깨진 잊혀진 섬의 방어장치가 작동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버간 매칭이 시작된 잊혀진 섬의 모습. (출처: 피닉스서버 집문서 님)

 

잊혀진 섬은 서버 매칭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바뀌는데, 매주 3개 서버가 매칭되는 사냥터로 PVP와 PVE가 혼합된 콘텐츠를 선보인다. 신규 유저를 위한 초반 성장방식도 아예 뿌리부터 바뀐다. 클라우디아라는 신비의 땅에서 게임이 시작되고, 튜토리얼만 깨도 레벨 55를 달성하는 파격적인 구조가 갖춰진다. 

  

확 바뀐 튜토리얼. 퀘스트 하나에 2~3 레벨씩 오른다.

 

2016년 할라스와의 전투를 위한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어진다. 생명의 나뭇잎을 이용해 아이템이 부활하고, 변신시스템이 개편된다. 드래곤레이드 인원은 32인에서 16인으로 줄어들고 새로운 패턴이 생기는 등 또 다시 변화한다.

 

<리니지>는 개인인증까지 필요한 신규 서버인 서큐버스 서버와 성장 패키지를 추가하며 연말까지 업데이트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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