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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지금 봐도 재미있는' 원사운드 카툰 명작선

명작은 시대를 안 탄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3-09-30 11:32:26

긴 설명이 필요 있나요? 연휴를 맞아 수많은 게임 '명짤'을 선보인 '원사운드 카툰' 명작을 몇 가지 모았습니다. 원사운드는 지난 2005년부터 디스이즈게임과 수 년을 함께했던 간판 작가입니다. 게임 이야기를 다룬 일상툰과 ‘텍사스 홀덤’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특히 몇몇 카툰은 아직도 조회수가 오르고 있을 정도입니다.



# "오락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링크: [TIG 카툰] 호드 50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이 유명한 대사는 <기어스 오브 워 2>의 호드 모드를 플레이하는 만화에서 나왔습니다. 2008년 Xbox로 출시된 <기어스 오브 워 2>는 지하에서 나온 괴생물 '로커스트'와 싸우는 TPS인데요. 멀티플레이를 위해 추가된 '호드 모드'가 상당히 인기있었습니다. 최대 5명의 팀원을 모아, 웨이브마다 쏟아져나오는 적을 격파하는 모드죠. 최대 50스테이지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웨이브가 진행될 수록 적의 공격이 거세진다는 것이죠. 특히 마지막 웨이브는 상당히 어려워서 대부분의 게이머가 컨티뉴를 할 수 있는 '비공식 게임'에서 클리어하는 편이었습니다. 만화에서도 50웨이브를 가는 데만 약 두 달이 걸렸을 정도죠. 작가는 계속되는 도전 끝에 마지막 웨이브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세 명이 동시에 쓰러지면서 패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하지만 남은 두 명이 아군을 모두 구해내는 기적이 일어나면서 대망의 클리어를 눈 앞에 두게 됐고, 여기서 유명한 명대사가 탄생했죠. "대체 그걸 왜 해요?"라는 질문에 작가는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라고 답하며 이 어려운 호드 모드를 컨티뉴 없이 도전 끝에 클리어하는데 성공합니다.



# "사지마세요"


링크: [오늘의 게임] #46 노 맨즈 스카이 (1)

링크: [오늘의 게임] #47 노 맨즈 스카이 (2)


2016년 출시된 우주 탐험 게임 <노 맨즈 스카이>는 분명 최악의 게임으로 여겨졌습니다. 개발사 나름의 사정과 경솔했던 개발진의 발언이 겹치면서 '과대 광고'논란과 마주했죠. 분명 출시 직후의 <노 맨즈 스카이>는 최악에 가까운, 지루한 반복성 콘텐츠로 가득한 게임이었습니다. 

출시 당시 그려진 만화에서도 이를 잘 엿볼 수 있죠. "사지마세요"라는 평가가 별도로 붙었고, 모두가 이 평가에 공감했을 정보니까요. 당시 스팀에서는 환불 요청이 너무 많았던 나머지 "<노 맨즈 스카이>를 위한 특별 환불은 없다"는 공지사항을 상점 페이지에 써 붙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수 년간 <노 맨즈 스카이>는 변명 대신 게임을 개선하기 위한 끝없는 업데이트를 반복해 왔습니다. 업데이트가 쌓이고 문제점이 해결되어 가자 어느 순간부터 게이머들은 "<노 맨즈 스카이>가 달라졌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에는 '더 게임 어워드'에서 '최고의 서비스 게임' 상을 수상했습니다. 환불을 하지 않고 개발진을 믿고 기다렸던 구매자들이 감사의 메세지를 담은 광고판을 설치하기도 했죠.

<노 맨즈 스카이>의 사후지원은 2023년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최근에는 베데스다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 <스타필드>가 혹평을 받자 <노 맨즈 스카이>가 다시 한 번 재평가를 받으며 스팀 인기 게임 순위권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죠. 2016년 출시된 게임이 현재 진행형으로 평가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 이번 기사에 넣었습니다.



# '보여서는 안 되는 자'


관련 기사: [TIG 카툰] 보여서는 안되는 자


게임 경력이 긴 사람이라면 아실 겁니다. 종종 의도와 벗어난 버그(?)는 정말로 간단한 실수에서 올 수도 있다는 것을요. '보여서는 안 되는 자들' 편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토 유저를 감시하기 위해 한 운영자가 투명 스킬을 사용하지만, 계속해서 운영자를 인식하는 유저들을 보고 당황하죠. 파트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날 확인해본 결과 캐릭터를 투명화해도 그림자는 남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만화를 넣은 이유는 2021년 모 게임에서 발생했던 사건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NC의 <트릭스터M>이라는 게임에서 거대 길드 간 전투를 하는 도중, 한 게이머가 영웅 스킬을 사용해 투명화했지만 정작 발자국이 그대로 보여 별 활약을 하지 못하고 웃음만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정확한 시각 자료ㅗ를 찾기는 어려워 패치 노트를 흩어본 결과 정말로 '소닉 위빙'이라는 은신 스킬에 대한 패치 내역이 있었습니다. 과장된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에 그려진 만화의 이야기가 2021년에도 반복되는 것을 보니, 명작은 역시 시대를 타지 않나 보네요.


(출처: 엔씨소프트)


# "외계인"



링크: [TIG 카툰] 스타폴 이야기


한국의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 '장재호'(Moon) 선수는 '외계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합니다.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 예측할 수 없는 전략, 어마어마한 수상 실적으로 인해 전설적인 프로게이머로 손꼽히죠. 장재호의 유명한 일화로는 해당 만화에서 선보여진 엄청난 연습량에 있는데요. 한 인터뷰에서 실제로 이 만화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실제로 해 봤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체력 문제로 인해 그만두게 됐지만요.

여담으로 작가는 e스포츠와 관련한 만화도 연재한 적 있는데, 대부분의 선수가 실제 모습을 따와 그려진 것과 달리 장재호 선수는 꾸준히 외계인의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별명이 붙을 만큼 전설적인 업적을 써내린 선수에 대한 일종의 존경의 표현이자, 그 만큼 당시 장재호 선수의 위상이 어마어마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미래는 예측하기 쉽지 않는 법



링크: [TIG 카툰] 10억을 받았습니다


미래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임도 같죠. 아무리 게임을 많이 해보고 나름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게임을 실제 개발하는 것과 어떤 게임이 성공할지 알아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언급된 <노 맨즈 스카이>의 출시 직후에 "지금은 비판받지만 가능성은 있다. 나중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하거나, 2009년 <데몬즈 소울>을 출시한 프롬 소프트웨어를 보고 "이 소울 시리즈를 통해 프롬은 세계적인 개발사가 되는 동시에 '소울라이크'라는 장르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당당하게 예측하고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었을까요?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법입니다.

'10억을 받았습니다'(당시 논란이 됐던 보험 광고를 패러디한 제목)은 이 점을 재치있게 표현한 만화입니다. 나름 게임 경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전문 투자사를 차려 이 게임, 저 게임에 투자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죠. 

주인공의 투자 안목이 완전히 이상했던 것은 아닙니다. <헉슬리>는 당시 놀라운 트레일러를 통해 수많은 기대를 받았었고, '리처드 개리엇'(만화에서 우주로 간 개발자)이 엔씨소프트에 합류해 <타뷸라 라사>라는 게임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당시에는 엄청난 화제와 기대를 모았습니다.

만화에서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헬게이트 런던> 역시 블리자드의 출신 개발자 '빌 로퍼'의 네임벨류 덕분에 출시 전까지 엄청난 기대작으로 꼽혔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기자도 <헬게이트 런던>이라는 이름은 알았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게임은 전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여담으로 만화 중간에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2D 액션 게임'은 <던전 앤 파이터>입니다.


<헬게이트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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