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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24년, 게임 업계에 '기대하지 않는 것'과 '기대하는 것'

이건 아니지 않나요?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1-09 16:03:15

"아 이건..."보다 "와 이걸..."이 많아지는 해가 되길.

2024년, 청룡의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직 연초이지만 1월부터 기대작의 출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년 단위로 본다면 올해도 많은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2024년 이어질 '게임 라이프'에 있어 '바라는 점'과 '바라지 않는 점'을 정리해 봤다.



# 이건 더 이상 안 돼요. 안 보고 싶어요


1. 화 나게 만드는 PC 포팅, 최적화

​최적화에 관한 일이야 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이번 년도는 유독 심한 느낌이었다. 2022년 끝자락 발매된 <칼리스토 프로토콜>으로 시작해 <호그와트 레거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와일드 하츠>, <포르포큰> 등 다수의 AAA급 게임에서 최적화 문제가 제기됐다. 권장 사양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끊김 현상이 발생해 몰입감이 자꾸만 깨진다는 것이다.

<호그와트 레거시>

기자도 이번 년도 AAA 게임을 할 때는 초반 부분을 플레이하고, 곧바로 해외 커뮤니티에 들어가 최적화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최적화 문제가 오랜 기간 해결이 안 되자 이용자들이 자체적인 DLSS 패치와 같은 수단을 공유하는 일도 있었다.

현재는 개발사의 후속 패치로 대부분 개선된 상태지만, 비싼 돈 주고 플레이하는 기대작을 1~2달 묵혔다가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중에는 최적화 문제만 제외하면 게임 자체는 수작으로 평가받는 경우도 많았기에 더욱 아쉽다.

가장 큰 문제가 있었던 게임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이다. PS3~PS4 독점작으로 나와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게임이기에, 분명 이번 PC 버전 출시를 통해 명작을 드디어 접한다는 사실에 기대를 품었던 게이머가 많았다. 그러나 게임의 가치를 논하기도 전에 너무나 심각한 최적화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단순히 게임이 끊기는 것을 넘어 모델링이 깨지거나 로딩이 끝나지 않는 등 수많은 문제가 보고됐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의 그래픽 버그 중 일부 (출처: 레딧)

일련의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다. AAA 게임은 보통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되는데, 당시에는 PS5와 Xbox 시리즈 X|S가 아직 시장에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출시된 지 시간이 오래 흐르지 않았고, 코로나19로 인한 물량 보급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PS4와 Xbox one과 같은 8세대 콘솔로도 게임을 출시해야 했는데, 이러한 멀티플랫폼 출시가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그래픽과 신기술 도입과 제각각 사양이 모두 다른 PC 환경이 문제가 됐다는 주장도 있다. 기기의 스펙이 일원화되어 있는 콘솔에 비해 PC는 제각기 사양이 달라 최적화가 쉽지 않은데, 최근 여러 그래픽 기술이 게임에 적용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개발자들은 촉박한 일정에 출시를 맞춰야 하다 보니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는 의견이 있다.



2.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거듭된 실패... 나 떨고 있니?

​<포트나이트>, <에이펙스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등의 게임이 무시무시한 성과를 거두면서 한 때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개발'이 글로벌 게임 업계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소니다. <데스티니> 시리즈로 유명한 '번지'를 약 4조 3천억 원에 인수하며 라이브 게임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호황을 타고 많은 개발사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개발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좋다고 볼 수 없었다. 2023년 11월 소니는 자사에서 개발 중인 라이브 서비스 게임 12개 중 6개를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의 스탠드얼론 멀티플레이 게임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번지의 <마라톤>은 내부 평가가 나빠 출시일이 2025년으로 연기됐다. 

세가 산하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같은 경우는 수년간 개발해 온 <하이에나스>를 오픈 베타 직전 돌연 취소하고 앞으로는 자신들이 잘 만드는 게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개발사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도전했다 피를 봤다.

소규모 멀티플레이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12월 업데이트 종료를 알린 <오메가 스트라이커즈>를 시작으로 2023년 <녹아웃 시티>, <멀티버서스>등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에서도 <슈퍼피플 2>, <베일드 엑스퍼트>와 같은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종료했다.

출시도 전에 개발이 취소된 <하이에나스>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하거나 유행을 타는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P2W로 내놓고, 게이머에게 '착한 과금'이라고 여겨지는 배틀 패스 모델을 붙인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된 <하이에나스>가 대표적이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흥행을 타고 협동 기반으로 진행되는 빠른 템포의 FPS를 의도했지만, 부족한 노하우로 인해 테스터들에게 그다지 흥미롭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소규모 멀티플레이 게임의 경우에는 반드시 동시 접속자 대박을 터트리지 못하더라도 게임을 오래 서비스할 기반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모든 게임이 '동시 접속자 수 대박'을 터트릴 수는 없으며, 게임을 항상 플레이하지는 않더라도 종종 생각날 때마다 돌아와 플레이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게임이 성공할 수는 없다지만 유독 올해는 많은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포기한 느낌이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수명이 짧다는 것은 개발사에게나 게이머에게나 그다지 유쾌하게 받아들여지는 일은 아니다. 


흥행 실패가 곧 서비스 종료로 이어지다 보니
신규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정을 붙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은 <슈퍼피플 2>



# 이건 좋아요. 더 보고 싶어요.

1.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

올해는 유독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많았다. 갑자기, 혹은 큰 기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나와 놀라움을 안겨준 게임들이 있었다.

2023년 게임의 포문을 열었던 게임은 <하이파이 러시>다.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레 출시된 이 게임은 놀라운 액션과 리듬의 완성도를 보여주며 당당히 올해의 게임 자리 중 하나를 차지했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던 게임이 음악의 박자와 액션 게임의 틀을 맞추는 신선한 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게임 전반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리듬 시스템을 전혀 사전 정보 없이 접할 수 있었기에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머드 코어 6> 역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워낙 시리즈 명맥이 끊긴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게임이 첫 공개되자 일본의 X(트위터)에선 '집단환각'이 트렌드 단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게임 역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도 이를 잘 살려내 기존 팬과 신규 유입층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아머드 코어 6>는 오래 된 IP라도 잘 다듬어 선보일 수 있으면 새로운 유입층을 끌어 모으며 다시 한번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2022년 12월 당시 일본 X의 트렌드 단어
1위는 '집단환각', 2위는 '만우절', 3위는 '아머드 코어 신작'이다. (출처: X)

당당히 수많은 매체와 시상식에서 선정한 올해의 게임 <발더스 게이트 3> 역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줬다. 첫 공개 당시만 하더라도 실시간 진행 방식을 가지고 있던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턴제로 바꾸어야 하냐에 대한 토론이 오갔지만, 정식 출시 후 RPG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줬다. 

출시 4개월 후 아무런 예고 없이 높은 퀄리티의 공식 한국어화가 깜짝 업데이트됐다는 점도 핵심이다. 지금도 오역이 수정되고 있어 사후 지원에 대한 평가도 좋다. <스타필드>의 비한글화로 AAA 타이틀에 대한 한글화 여부가 불투명하게 여겨지던 때, 여전히 한국 게임 시장이 해외에서도 관심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즐거운 깜짝 발표였다.


기자도 처음에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가 턴제로 바뀐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게임 출시 후 턴제의 매력에 푹 빠졌다.


2. 코로나로 아껴둔 힘 쏟아낸 게임 풍년, 계속해서 이어지길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절 게임 업계가 호황이었다지만, 개발에 있어서는 불황이었다. 재택 근무가 이어지며 대부분의 기대작의 출시가 연기된 것. 단순히 코로나의 영향만 이유로 둘 수는 없겠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등장한 게임은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아껴 오던 힘은 2023년 쏟아졌다. 1월에는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와 <하이파이 러시>가 나왔고, 2월에는 <호그와트 레거시>가 나왔다. 3월에는 <바이오하자드 RE:4>, 5월에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6월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6>, 8월에는 <아머드 코어 6>와 <발더스 게이트 3>이 나왔다. 연말에도 <팬텀 리버티>와 <마블 스파이더맨 2> 등의 게임이 나왔다.

이런 게임들의 출시가 즐겁다고 여겨진 이유는 기대감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AAA 게임에는 수 백 억의 개발비가 들어가고, 이름값 있는 게임 프랜차이즈거나 유명 IP를 활용할 경우에는 더욱 사람들이 바라는 점이 많기에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스타필드>라는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가급적 모든 AAA급 게임을 즐기는 '헤비 게이머'로써는 쉴 틈 없는 한 해였다.


2024년에도 많은 기대작이 예고되어 있다. 당장 1월만 하더라도 26일 출시되는 <용과 같이 8>, <철권 8>, <페르소나 3 리로드>가 있다. 2월 29일에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출시된다. 모두 대형 게임 프랜차이즈의 정규 신작이다. 앞선 2023년처럼 2024년에도 이러한 게임이 게이머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길 바란다.


<엘더 스크롤 6>는 잘 나오길 바랄 뿐이다. 사진은 <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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