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TIG 게임연구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게임연구소는 게임이나 개발, 산업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라그나로스와 오닉시아가 잡혔습니다. 서버가 열린 지 6일만이었습니다. ‘불편해서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여러 사람들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서버는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초에 1개 뿐이었던 서버는 어느 덧 4개로 늘어났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은 이미 하나의 현상이 됐습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무엇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서는, ‘난이도’와 ‘편의성’이라는 회색 지대로 들어가보아야 합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준호 기자
# ‘오리 시절’이라는 신화와 집단 기억의 왜곡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하 <와우 클래식>)이 뜨겁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는 동시 시청자 수가 100 만 명을 넘기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모든 지역의 주요 서버에 10,000명이 넘는 대기열이 생겨났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40,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애초에 계획됐던 2개의 서버 외에 2개의 전쟁 서버(얼음피, 라그나로스)를 한국 지역에 추가했습니다.
놀라운 일은 또 벌어졌습니다. 공개된 최상위 콘텐츠인 40인 공격대 던전 ‘화산심장부’가 서버 오픈 일주일도 안 돼 정복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불법 사설 서버’ 시절부터 <와우 클래식>을 즐겨온 것으로 알려진 유럽 게헨나스 서버 APES 길드원들은 내친김에 오닉시아의 둥지로 달려갔습니다. 데스윙의 딸 오닉시아는 주간 서버 점검이 시작되기 불과 2시간 전, 이 ‘클래식 고인물’들의 손에 쓰러졌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에 유저들은 경악했습니다. 해당 소식이 올라온 어느 커뮤니티에는 “사설 서버에서 잡은 거 아니야?”라거나, “네, 다음 가짜 뉴스.”라는 댓글이 올라왔죠. 그만큼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수년간 라이브 버전에서 세계 최초 킬을 석권해온 공격대 ‘메소드’가, <와우 클래식>에서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이 믿기 어려운 것은 우리의 기억(혹은 추억)에 위배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화산심장부 공략에 참여한 40인은 대부분 제대로 파밍도 되지 않은 상태였고, 심지어 그중 절반에 가까운 15명은 최고 레벨조차 아니었습니다. 오닉시아의 둥지를 공략할 때는 인원 부족으로 정원을 다 채우지도 못한 34인만으로 도전했고, 성공했습니다. 악명높은 ‘화염 저항 세트’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올드 와우저’들은 때때로 “나 때는 말이야”를 시전하며, 자랑스럽게 오리지널 <와우>의 레이드가 얼마나 하드코어하게 어려웠으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도전에 쏟아부었는지 토로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라그나로스와 오닉시아에 대한 APES 길드의 신속한 승리는 <와우 클래식>의 난이도에 대한 우리의 환상(혹은 신화)을 무너뜨리기 충분했습니다.
# 난이도를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손이다
그런데 일부 유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오리(‘오리지널’의 약자. 클래식 버전의 <와우>를 부르던 말) 레이드 원래 쉬웠어요.”라고 말이죠.
이들에 따르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와우 클래식>의 레이드 난이도는 과장되어 있으며, 실제로 ‘현재에 비하면’(이 포인트가 중요합니다.) 택틱(tactic. 공격대 전술)이랄 것도 별로 없을 정도로 간단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꾸준히 <와우>를 즐기고 있는 이 유저들은 <와우 클래식>이 어려웠던건 ‘유저들의 평균 숙련도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죠.
그렇다면 <와우 클래식>이 어려웠다(“나 때는 ‘화저셋’이 말이야”)는 사람과, <와우 클래식>의 레이드는 “택틱도 필요 없을 정도로 쉬웠다”는 사람, 둘 중 누가 맞는 걸까요?
난이도라는 개념은 때로 모호할뿐더러 자주 상대적(혹은 주관적)입니다. 특히 MMORPG의 레이드에서 ‘공략’의 존재는 난이도의 측정을 매우 어렵게 만들죠. 예를 들어, 어떤 레이드는 옳은 공략법을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쉬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이 레이드는 쉬운 것일까요, 아니면 어려운 것일까요?
확실한 것은, 지난 15년간 <와우>가 그 반대 방향(알아내긴 쉽고 실행하긴 어려운)으로 발전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의 레이드는 ‘도감’의 형태로 보스 몬스터의 스킬과 행동 패턴을 모두 알려주기 때문에 올바른 공략법을 찾아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에 대응하고 정확한 공략을 수행하는 것은 어렵거나, 실수를 거의 용납하지 않죠.
던전 도감은 사실상 게임에 내장된 공략집이나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처럼 설계의 방향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와우>의 레이드가 더 쉽거나 어려워졌다고 일방적으로 단정짓기는 힘듭니다. 더군다나 과거와 달리 공격대 던전의 난이도도 4단계(공격대 찾기, 일반, 영웅, 신화)로 세분화되어, ‘어느 난이도’를 기준으로 삼고 비교해야하는가도 충분히 논쟁거리가 될 수 있겠죠.
따라서 단순히 쉽거나 어렵다는 부분에 주목하기보다는, 이러한 변화의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고민해봐야합니다. 게임의 변화는 미디어 소비 습관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정보(공략)의 공유는 전에 없이 쉬워졌습니다. 그만큼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행위가 익숙해진 현대의 게이머들에게, ‘공략을 찾긴 어렵지만 실행은 쉬운 레이드’는, 경험적으로는 그저 쉬운 레이드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유저들의 숙련도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이러한 ‘난이도 저하’ 현상은 더욱 심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와우>의 레이드는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와우 클래식>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와우 클래식>은 이미 과거에 클리어돼 공략이 모두 밝혀진 레이드가 단계별로 해금될 예정이므로, 콘텐츠의 소모 속도에는 가속도가 붙겠죠.
# 편의성이라는 회색 지대: “You think you do. But you don’t.”
내친김에 편의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봅시다. ‘<와우 클래식>은 불편하다’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이 부분은 블리자드의 개발자들과 많은 유저들이 공감하고 또 걱정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질문: 이전 확장팩의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레거시 서버를 고려해보신 적이 있나요?
“아뇨. 여러분은 그걸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예요. (You think you do. But you don’t) 도시에서 채팅으로 구인하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아닐 겁니다. 요즘은 그냥 버튼 하나로 할 수 있으니까요.”
- 블리즈컨 2013, 알렌 브랙, 당시 <와우> 프로덕션 디렉터
블리즈컨 2013 당시 프로덕션 디렉터 자격으로 발언한 알렌 브랙. 2019년 현재는 블리자드의 사장으로 역임 중이다.
이처럼 ‘불편함’은 사람들이 <와우 클래식>의 흥행을 부정적으로 추측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와우 클래식>이 나와 뜨거운 관심을 받자, 흥미롭게도 혹자는 거꾸로 “불편함이 주는 재미가 있다”(내지는 그런 것이 ‘먹혔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가요?)
하나의 현상과 속성에 대한 상반되는 두 가지 의견(불편해서 재미가 있거나 없을 것이다)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게임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게임에서 편함/불편함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알렌 브랙의 말처럼, 어떤 복잡한 과정을 ‘버튼 하나’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것이 편한 것이고 게임에 있어서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이것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불편함’이 만들어내는 ‘부수 효과’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앨런 브랙이 설명한 ‘파티 시스템’은 일종의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클릭 한 번으로 해당 던전으로 순간이동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만날 수 있게 됐죠. 전에는 던전에 한번 가려면 우선 전체 채팅을 통해 이런 공지를 날려야 했습니다.
“‘줄파락’ 가실 탱힐 구합니다. 3/5.”
그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은 해당 던전까지 직접 뛰어가야 했죠. 이는 분명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었지만,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은 <와우>의 필드를 더 물리적으로 느껴지게 했고, 무엇보다 더 생동감 있게 만드는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어쨌거나, 플레이어들은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에 큐를 걸어놓고 대도시에서 점프를 뛰는 게 아니라 필드로 나가 진짜 사람들을 만나야 했으니까요.
서버 오픈 일주일, <와우 클래식>의 필드는 어딜 가나 사람으로 가득하다.
불편함의 대명사인 퀘스트 시스템은 어떨까요? <와우 클래식>의 퀘스트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불편합니다. 다른 버전으로는 ‘불친절’하다고도 쓸 수 있겠네요. 물론 ‘친절’이라는 말 역시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지만, 현대의 게이머들이 직관적으로 그렇다고 느낄 여지는 충분합니다. 왜냐면, 퀘스트를 받아도 어디로 가라고 지도에 표시해주지를 않거든요.
심지어 어디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지도 알려주지 않아 퀘스트를 놓치기도 일쑤입니다. 퀘스트 몬스터가 나오는 지역이 표시되지 않는 것도 너무 당연하죠. 지도는 그저 지도일 뿐입니다. 요즘 많은 게임들(<와우> 라이브 버전을 포함해)이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에 <와우 클래식>의 퀘스트는 정보의 상당량을 퀘스트 지문을 통해서’만’ 전달합니다.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지도가 아니라 퀘스트 창을 열고 긴 줄글을 읽어야 하죠.
“‘데스넬’의 북서쪽 ‘버려진 야영지’로 가시오.”
지도를 열면 우리는 ‘데스넬’이 어딘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버려진 야영지’라는 지명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은 지나가는 유저를 붙잡고 묻습니다. “버려진 야영지가 어디예요?”
버려진 야영지를 찾아가도 끝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몬스터를 기다리는 수많은 다른 플레이어들이 보일 것입니다. 이들은 모두 잠재적 경쟁자입니다. 경험치와 아이템의 획득 권한이 먼저 몬스터를 때린 캐릭터에게만 독점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점유’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디자인이 주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기다리거나, 뺏거나(싸우거나), 혹은 ‘파티’를 맺으라는 거죠. (이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나저나, 발전된 시민 의식은 때때로 아래와 같은 유쾌한 장면을 연출해내기도 합니다.
# 불편함과 재미 사이, 그리고 ‘탐험’의 종말
<와우 클래식>에서 ‘불편함’으로 지적되는 여러 요인들 - 내비게이션 없는 퀘스트 시스템, 긴 이동 시간과 레벨업 과정, 빠른 자원 소모 속도와 느린 사냥 속도… - 은 대체로 ‘더 많은 유저간 상호작용’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낳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많은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와우 클래식>이 재미있는 이유로 꼽는 이유일 것입니다.
불편함과 유저간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등치시킬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둘은 어느 정도 정비례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유저간 상호작용은 분명히 <와우 클래식>의 재미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유저가 없으면’ 그러한 재미는 사라지고 그저 ‘불편함’만 남는다는 뜻도 되겠죠.
<와우>가 더 ‘편한’ 방향으로 변화한 이유는 바로 인구 분포 때문입니다. 어느 유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출시 일주일 째인 현재 <와우 클래식>의 인구 분포는 전형적인 ‘정규 분포’의 형태를 따릅니다. 중간값인 레벨 30~40 사이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죠. 이는 레벨업 과정에서 한 명의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고 상호작용하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그리고, ‘줄파락’에 가기 위해 2시간 동안 구인구직 채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 구조는 신규 유저의 유입이 활발할 때에만 지속이 가능합니다. 마치 현실 세계의 인구 구조가 필연적으로 고령화를 겪듯, 언젠가는 <와우 클래식>도 신규 유저의 유입이 줄어들고, 상당수의 플레이어가 최고 레벨인 60레벨이 되어 ‘엔드 콘텐츠’만을 플레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레벨업 과정에 거치는 일부 지역(특히 저레벨 지역)은 텅텅 비게 될 것이며, 이는 신규 유저의 이탈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러한 환경에서, 저레벨 유저들은 파티를 맺어야만 클리어할 수 있는 일부 정예 퀘스트를 생략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길드를 찾아 들어가거나 친구를 부르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그저 ‘지나가던 누군가’에게 파티 초대를 거는 것보다는 훨씬 번거로운 일일뿐더러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증진시키지도 않죠. 필드는 더 이상 생동감있는 탐험의 장으로 기능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와우>는 파티 찾기 시스템을 만들고, 애드온이나 공략 형태로만 주어지던 퀘스트 내비게이션을 게임 내에 도입하고, 친구 초대 이벤트(일명 ‘부활의 두루마리’)를 시행하고, 길드 보상을 강화하는 등 여러가지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 - 인구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탐험의 시대는 필연적인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 “<와우>를 다시 한번 위대하게!”(Make WoW Great Again)
지난 15년간 <와우>는 계속해서 바뀌어왔습니다. 레이드 난이도와 스타일은 공략을 찾아 읽는 것이 익숙해지고 게임을 더 잘하게 된 ‘유저들의 변화’에 따라, 충분히 ‘도전적인’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불편한 퀘스트 시스템의 개선을 비롯한 여러 편의성 증진은,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적어지는 유저간 상호작용이라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이들은 사실 해결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구조에 내포해있기 때문이죠. <와우>가 지금처럼 변화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것은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모든 MMORPG가 자연스레 겪을 수밖에 없는 변화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와우 클래식> 역시 이러한 ‘MMORPG의 생애 주기’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와우 클래식>은 클래식한 재미만큼이나 <와우>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도 똑같이 복제해낼 것이며, 같은 변화의 전철을 밟을 것입니다. 그 진행 속도는 아마도 더 빠르겠죠.
여기에 더해, <와우 클래식>이 단순한 ‘리메이크’나 ‘리마스터’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복각판’이라는 점은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나올 콘텐츠는 이미 정해져 있으며, 이를 바꾸는 것은 ‘클래식’의 정신과 유저들의 기대에 반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는 ‘역사’를 바꾸는 일이 될 것입니다)
결국 <와우 클래식>이 맞이할 운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블리자드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언제’ 정도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어떤 콘텐츠를 어떤 순서에 따라서 풀어줄 것인지는 공지했지만 구체적으로 이것들이 언제 업데이트될 지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콘텐츠 해금은 상황을 보고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보수적인 서버 증설 현황을 보면, 블리자드가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와우 클래식>의 모든 콘텐츠가 소모되고 나면, 인구 분포가 고령화되고 필드의 인구 밀도가 감소해 ‘유저간 상호작용’이라는 마법이 사라진다면,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요? 15년 전 전 세계에서 벌어졌던 일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와우 클래식>의 서비스를, 누군가는 ‘살아있는 박물관 프로젝트’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와우 클래식>은 하나의 흥미로운 사회적 실험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그 성공 여부는 여전히 블리자드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 긴 대기열을 가지고 블리자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