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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메타버스 사업부 '21조' 손실 기록한 메타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10년 뒤 메타버스' 내다보는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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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2-02 16:32:26
161억 달러(약 21조 원).

메타의 메타버스 개발 사업부 '리얼리티 랩'이 2023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영업손실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약 6조 6천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메타는 2020년 리얼리티 랩 사업부를 신설하고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꿀 정도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앞장서며 '메타버스 광풍'을 주도해 왔다.


▲ 2023년 4분기, 리얼리티 랩은 최대 분기 손실인 46억 달러(약 6조 1천억 원)를 기록했다. 

​ 2023년 리얼리티 랩 연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61억 달러(21조 1천억 원)다.

​ 사명 변경 직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리얼리티 랩의 누적 영업손실 금액은 400억 달러(50조 3천억 원)에 이른다.


▲ 리얼리티 랩의 분기 매출은 11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10월 출시된 VR(가상 현실) 기기 '메타 퀘스트 3' 및 기존 기기의 가격 인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메타 퀘스트 3는 출시 후 첫 3개월간 약 100만 대가 판매되었다. 전작 메타 퀘스트 2의 3개월 판매량 80만 대를 넘어섰다. ​

▲​ 다만 VR 기기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추세다. 

▲​ 미국 시장 조사 기업 서케이나(Circana)와 CNBC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 25일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VR 기기 전체 매출은 6억 6천만 달러(약 8,6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일 기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

▲​ 2023년에는 10월 메타 퀘스트 3와 더불어 2월 소니의 PS VR 2가 발매되었음을 고려하면 더욱 부정적인 신호다.


▲​ VR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지목된다. 콘텐츠가 게임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즐길 만한 게임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 ​2023년 국내에선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FPS <스트라이크 러시>, 데브시스터즈의 액션 어드벤처 <쿠키런: 더 다키스트 나이트>​, 컴투스로카의 액션 RPG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 등의 게임이 출시되었지만, 고유한 폼 팩터 탓에 PC나 콘솔 플랫폼과 같이 꾸준히 대형 타이틀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VR 기기 제조업체 피코(Pico)를 90억 위안(약 1조 6천억 원)에 인수한 바이트댄스는 인수 2년 만에 VR 부문을 축소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추쇼우즈(周受資) 바이트댄스 CEO는 "VR 산업이 아직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 시장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출처: Pixabay)

▲​ 반면 메타의 주력 사업인 SNS 부문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2023년 4분기 메타는 SNS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390억 달러(약 51조 6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 메타는 동분기 리얼리티 랩스에서 발생한 손실을 포함하고도 164억 달러(약 21조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0.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NS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따로 계산하면 53.9%에 이른다.

▲​ 또한 자사주 매입과 설립 이래 첫 배당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며 1일(현지 시간) 메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4% 넘게 급등했다. 

▲​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SNS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광고가 주요 수입원이다.

▲​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는 2023년 실적에 대해 "커뮤니티와 비즈니스가 계속 성장하면서 좋은 분기를 보냈다"며 "우리는 AI와 메타버스를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2023년 4분기, 페이스북은 21억 명 이상의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 "10년 내 10억명 메타버스 만든다" 메타의 비전 그리고 경쟁


메타는 리얼리티 랩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SNS라는 확실한 주 사업 분야가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형태로 보인다. 저커버그가 밝힌 목표는 '10년 안에 10억 명이 사용하는 메타버스를 만드는 것'이다.

▲ 저커버그는 2022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수천억 달러의 디지털 상거래가 이뤄지고 수백만 명의 제작자와 개발자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의 퀄리티는 실제와 같은 생동감과 현장감에 좌우되며,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집중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이에 더해 저커버그는 메타 연례 발표회 커넥트 2023에서 '물리적 세계'와 아직 구축 중인 '디지털 세계'를 결합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메타버스라고 부르는 개념"을 구성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의 정의는 가상 현실을 넘어 혼합 현실(MR, Mixed Reality)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 ​반면 메타의 VR 시장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조사 기관에 따라 상세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2022년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던 메타는 소니의 PS VR 출시 이후 점유율이 50%까지 낮아졌다. ​​​​
애플 비전 프로

▲ 소니의 PS VR은 게이밍 경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메타가 추구하는 '메타버스'를 위협할 새로운 경쟁 상대의 등장 또한 예고됐다. VR 업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업체들이 VR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 메타의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월 2일(현지 시각)에는 애플의 VR 기기 '애플 비전 프로'가 출시된다. 애플은 VR이 아닌 '공간 컴퓨팅' 기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

▲ 애플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59만 원)​라는 높은 가격이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꼽히지만, 사전 예약을 시작한 이후 10일 만에 20만 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

▲​ 삼성전자도 출사표를 냈다. 노태문 MX 사업부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확장 현실, Extended Reality) 폼 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는 연내 신규 VR 기기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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