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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트렌드에 숨은 2년의 법칙

인기게임 성공 후 2년 지나면 유사게임 나와

웅군 2006-06-22 10:58:11

[필자소개] 99년 게임 월간지에서 필자생활을 시작하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음. 지금은 국내 게임업체 N사 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중. 개발사를 찾아다니면서 '좋은 새 게임이 없나' 살펴보는 것이 그의 주업무. 게임찾아 헤메는 하이에나~ 웅군. /디스이즈게임

 


 

새롭게 발매되는 게임들을 정리하다 보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성격의 게임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게임들은 장르, 그래픽 등 하나로 묶을 만한 특징을 공유하며 새로운 게임트렌드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리하다 보면 항상 '?'라는 질문이 생긴다. 서로 연관이 없는 회사에서, 각기 다른 개발진이 만들건만 어떻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성격의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함이다.

 

 

트렌드 게임의 공통점

 

2003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귀여운 MMORPG였다. 그리곤 엔터테인먼트의 <씰 온라인>이나 레드덕(구 타프시스템)<요구르팅>(그 당시는 루시아드), 싸이미디어의 <믹스마스터> 등 비슷한 성격의 게임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당시 온라인게임의 주요 장르가 MMORPG이긴 했지만, 그 동안 나온 <리니지> 류의 하드코어 MMORPG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비슷한 모습을 찾는다면 2001년에 발매된 <라그나로크>가 가장 유사했다.

 

2005년 하반기부터 등장한 횡스크롤 MMORPG도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엠게임의 <귀혼>이라든지,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 아보카드(구 야후게임)<윈드슬레이어> 등의 게임이 만들어졌다. 이들과 비슷한 게임은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를 들 수 있다. 횡스크롤 액션에 귀여운 캐릭터, 다양한 치장과 커뮤니티 등 게임이 추구하는 바는 거의 동일하다.

 

이런 트렌드는 캐주얼게임에서도 존재한다. 2004년부터 불기 시작한 캐주얼 열풍은 지난 해를 거쳐 올해까지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2004<카트라이더>로 성장한 레이싱 장르의 경우 2005년 말에 <컴온베이비> <짱구스프링스> 등이 새롭게 서비스됐다. 엔트리브의 <팡야> JC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로 시작된 스포츠 열풍은 지난해와 올해,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게임으로 그 트렌드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런 예를 바탕으로 트렌드 게임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을까?

 

일단 트렌드 게임은 기획 면에서 모티브가 되는 게임이 있다는 것과 시기적으로 평균 2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MMORPG의 경우 2년 이상이, 캐주얼 게임은 평균 2년 미만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트렌드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이유

 

게임을 개발할 때 대략적인 일정을 짠다면 초기 6개월은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을 하는 시기이고 향후 1년은 알파 버전과 클로즈베타 버전을 만드는 시기 정도라 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그 동안 만들어진 게임의 퀄리티와 규모에 따라 게임사별로 다르게 진행된다. MMORPG라면 이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초기 6개월 동안 이뤄지는 작업 중 중요한 것은 현재의 시장에 대한 분석과 게임이 나올 시기의 시장에 대한 예측이다.

 

시장분석은 지금 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 어떤 게임이 게이머를 많이 확보하고 있고,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자료는 향후 만들어질 게임의 장르와 방향성을 결정한다.

 

여기서 특정 게임이 유행하고 있을 시기에 그 게임과 같은 장르를 선택한다면 그 모습 역시 그 게임과 비슷할 확률이 높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모델을 확장해 게임을 만드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소재에 비슷한 성격을 가진 트렌드 게임이 나오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것은 게임을 선택하는 시점에서 게임을 만드는 시점까지의 기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은 대략 2년 정도의 기간을 잡는다. 분석 → 기획 → 개발 이라는 기본적인 프로세스에서 걸리는 시간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게임들이 공개되기 시작한다.

 

 

 

'2년의 법칙'  

 

그 동안 나온 많은 게임들을 정리하면서 나온 게임 트렌드와 그 사이에 있는 2년이라는 시간의 관계를 조금 더 확장한다면 (다소 거창하지만 ^^;;) 하나의 법칙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2년의 법칙이다.

 

이것은 하나의 게임이 인기를 끄는 시점에서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그 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나오고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칙을 이해하면 올해와 내년의 트렌드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MMORPG 분야에서 많은 게임들이 지난 2004년 선보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모습을 따라가며 앞날을 준비한다는 것과 2003년 등장한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스타일의 게임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끊임없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FPS 시장을 석권했던 <스페셜포스>를 노리는 많은 게임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까지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게임 시장이 활성화한 것은 아직 10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의 규모와 변화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2년의 법칙은 이런 시장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하게 해 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한다면 향후 게임 시장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예측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