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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 참고해야 할 게 있나요?

NDC22를 돌아보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4랑해요) 2022-06-14 15:51:57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인사이트를 늘리고 싶은데, 뭘 봐야 좋을까요?"

"**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알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아직 연차가 많진 않지만, 기자가 된 이후로 종종 받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는 입장이 어색하지는 않다. 나 역시 게임 업계로 취업을 준비할 때 현직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메일을 보내거나, 게임 콘퍼런스에 찾아가 강연을 들은 후 사석에서 강연자와 질문을 주고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게임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구글링을 통해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가장 소중한 배움은 현직자의 조언이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다.

NDC의 경우에도, 확실히 커리어에 관한 강연 내용 요약이 주목도가 높았다

하지만, 더 이상 말하기 입 아픈 코로나19 환경 때문에 이제 현직자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듣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 질문하는 사람은 자기 한 명이지만, 현직자의 경우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질문을 받을 수도 있기에 이들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응해주는 것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강연이라는 기회 또한 '휘발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강연을 찾아 들으려 해도 "이런 강연이 열렸었다"라는 텍스트 몇 조각만을 찾을 수 있을 뿐 실제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작년부터 온라인 행사로 방침을 변경한 NDC는 이런 환경에서 실제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프로그래밍이나 서버 관리에 대한 내용이 많기에 현직자가 아니라면 어렵거나 딱딱한 내용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게임'에 대한 단순한 지식만 있어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강연도 상당하다.​ 

기자의 경우에는 'NFT, 게임의 혁명인가 신기루인가?'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머신러닝을 활용한 위치 예측 개선' 강연이 전문성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무릎을 쳐 가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머리 싸매가며 배웠던 내용을, 이렇게 쉽게 풀어낼 줄이야

더욱이 좋은 점은, 개발자가 '실패'로부터 배운 내용을 강연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이나 코딩에 대해서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는 기자가 이런 이야기를 '감히' 하기는 어렵지만, 개발 과정이 항상 매끄러울 수 없다는 점 정도는 알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실패가 항상 있기에, 이를 피드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사례를 미리 접함으로써, 실패를 사전에 줄여 나갈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프로그래머의 고충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실패 중 하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게임 개발 과정까지 알고자 하는 코어 게이머에게도 강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게임의 시스템은 어떻게 동작하는지, 역대급 연장 점검이 있었다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상세한 내용을 알아갈 수 있다. 단순히 몇 줄 밖에 되지 않는 점검 공지 뒤에는, 수많은 개발자의 '멘붕'과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하려 하는 노력이 숨어 있다.

"이미 NDC는 2018년부터 현장 강연을 녹화해서 업로드해 왔는데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온라인으로만 진행됐기에 생겨난 이점도 있다.

별도의 편집 과정이 들어가기에 강연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짧게 정리해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용이 곡해되거나 오해의 소지를 살 일도 적어진다. 외국 개발자의 강연이라면 실시간 통역 대신, 사전에 정확한 자막을 미리 달아 놓을 수도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요약되고, 핵심만이 담긴 정보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큰 메리트다.

자신의 시간을 강연에 맞출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유튜브 채널에 아카이브된 강연을 손쉽게 취사선택해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한 강점이다.

실시간 '통역'과, 미리 준비된 '번역'은 다를 수밖에 없다<br/>

물론, 비대면에도 단점은 있다. 강연자와 기자에게는 현장감이, 강연을 듣는 사람에게는 직접 듣고 질문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다시 게임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NDC를 오프라인 현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기자에게도 매년 열리는 NDC는 소중한 배움의 터다. 게임 개발 프로세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게임사의 차기작에 적용될 새로운 기술은 무엇인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현직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다. 취재는 분명 일이지만, 일하면서도 나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번 NDC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 굳이 개발자가 아니어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한다. 언젠간 기자도 같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발자로써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다음에도 같이 일해요"다. 

- NDC22 '게임 디자이너의 일상' 강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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