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캐릭터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아마도?
2016년 3월 3일, <마비노기>가 '퍼스트 임팩트'를 예고했습니다. 새로운 대규모 업데이트일까요?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은 캐릭터를 삭제한다는 공지입니다. 3월 3일 정기정검과 함께 대규모 휴면계정 정리에 들어간다고.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겟앰프드>, 곧 다가올 27일에는 <리니지2>가 계정 정리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지난 여름, 장기 미사용 계정의 개인정보를 분리보관하겠다는 메일이 여러 곳에서 와 황당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갑자기 이런 메일이 쏟아진 건 개인정보 보호법이 바뀐 탓인데요. 원래는 3년 동안 보관할 수 있던 개인정보를 이제는 1년마다 삭제하거나 따로 분리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게임사는 1년 동안 이용 내역이 없는 계정의 정보를 따로 담아뒀다가, 유저가 로그인을 하거나 본인 인증을 하면 다시 정보를 가져오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휴면계정' 제도입니다.
하지만 여러 커뮤니티에서 "오랜만에 접속했더니 캐릭터 이름을 새로 지으라고 한다.", "론칭 때 잠깐 하다 만 게임을 다시 켰더니 캐릭터가 없다." 는 하소연이 간혹 올라옵니다. 특히 휴면계정을 정리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메일이 날아왔던 지난 여름 이후 더 자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법과 관계없이 게임 운영을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래된 게임일수록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각 게임 서비스는 나름대로 '더이상 접속을 기대할 수 없는 계정'의 기준을 마련하고, 법에 따라 개인정보를 분리 보관할 때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휴면계정으로 전환되기 한 달 전 유저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기 때문에, 개정된 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분리보관을 예고하는 메일이 많았던 겁니다.
개정법도 약점은 있습니다. 분리보관한 개인정보를 삭제할 때에는 계정 주인에게 알려줘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별도로 명시한 조문이 없습니다. 하지만 2007년 모 게임사가 휴면계정 캐릭터를 삭제했다가 유저와 분쟁을 빚고 복구해준 사례가 있는 만큼, 이메일과 게임 소식을 잘 확인한다면 ‘퍼스트 임팩트’는 막을 수 있을 거예요.
나의 소중한 화신, 내 게임 캐릭터는 안전할까요?
네, 캐릭터는 안전합니다. 당신이 기억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