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개발자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혹시,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일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떠올리진 않나요? 그렇다면 한 가족 개발자를 소개해드립니다. <용사학교>를 개발 중인 '이터니티'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TIG> 안녕하세요. 개발자 세 분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엄마(송은주, TARI)는 일러스트, 인게임 SD, 배경, 아이템, 아이콘, 세계관 등 그림과 글이 들어가는 작업을 합니다. 만들었던 상업 게임으로는 <짱>, <DJMAX 온라인>, <DJMAX 포터블 1>, <DJMAX 포터블 2>, <엘브리사>가 있습니다.
아빠(이성우, ETER)는 프로그래밍, 애니메이션, UI, 사운드, 이펙트, 영상 등 그림 빼고 다 합니다. <제노에이지>, <RYL 온라인>, <DJMAX 온라인>, <DJMAX 포터블 1>, <DJMAX 포터블 2>, <C9>, <엘브리사>에 참여하고 만들었어요.
딸(루미, LUMI)은 8살 초보 초등학생이고, 너무너무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몬스터 기획을 해주고 있습니다.
TIG><용사학교>는 어떤 게임인가요?
굳이 장르를 붙이자면 육성 슈팅 RPG라고 쓸 수 있겠습니다. 유저는 '용사학교'의 교장이 되어 학교를 키우고 용사를 영입해서 모험을 도와줍니다. 학교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른 유저의 학교와 대전을 벌이고, 용사들이 마왕을 소탕한 뒤에는 마왕이 벌인 일을 수습하러 다니게 됩니다.
TIG> 퇴사하고 인디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함께 게임을 많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남의 회사에서 게임을 만들면, 아무리 '내 게임이다' 라고 생각하고 피땀 흘려 만들어도 결국 내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 허탈함, 섭섭함이 극에 달했을 때 유니티라는 좋은 엔진이 나왔어요. 이제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짜 우리 게임'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TIG> <용사학교> 개발을 시작한 지 두 달째인데, 회사에서 일할 때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집에서 작업을 하니까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인 점이 다릅니다^^;; 마음이 조급해서 두세 시간 자면 눈이 번쩍 떠져요. 그리고 작업합니다. 또 회사 다닐 땐 돈 받으면서 일했는데, 지금은 쟁여놓은 돈을 쓰면서 일하지요.
TIG> 개발을 도와주시는 분도 많이 계시는데,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나요?
여기저기서 같이 고생하며 일했던 분도 있고, 오랜 친구도 있고, 같은 인디게임 팀이었던 분들도 계세요.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이 오더라고요. 다들 한가닥 하는 분들이라 굳이 한 공간에 같이 일하지 않아도 작업을 잘 해주셨어요.
아무 대가 없이 도와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또 그분들이 어려울 땐 저희가 필요한 작업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일종의 품앗이네?"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도 하고요. 배경을 해주신 분은 <용사학교> 영상을 보시고는,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작업해주시기도 했어요. 도와주신 모든 분께 항상 감사합니다.
TIG> 몬스터 기획자님은 처음부터 작업에 참가하셨나요? 어린이의 작품을 반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루미는 엄마가 그림 그리면 따라 그리는 걸 좋아해요. 하루 종일 몬스터를 그린 날이 있었는데, "루미도 몬스터 그릴거야" 하곤 뭔가를 끄적거리길래 잘 노는구나 하고 내버려뒀어요. 나중에 보니 연습장을 꽉 채웠더라고요. 그런데 어어? 이것 봐라? 싶은 것이 몇 개 있어서 게임에 넣었더니 루미도 좋아하고, 게임에도 어울리더랍니다.
매일 그려달라고 했더니 노느라 안 그려줘요. 요즘은 자기 기분 내킬 때만 그려주십니다. 그래도 넣을 것이 아직 많이 쌓여 있네요. 사실 <엘브리사> 만들 때 제가(TARI) 그렸던 몬스터 초안도 루미의 그림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아이디어가 반짝이면 좋은 몬스터가 나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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