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세가를 인수!"
이 말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떠도는 말 그대로의 '썰'로 취급되었다. 이런 소문이 신빙성 있게 들렸던 이유는 나름 합당한 근거와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이는 루머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전에 세가를 인수하려는 계획이 실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서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와 MS 간의 청문회에서 공개된 MS의 공개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MS가 게임사 인수의 가능성을 검토한 건 세가뿐만이 아니었다. <데스티니> 시리즈로 유명한 번지도 대상이었다. MS가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내부 문서에 따르면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콘솔 게임 패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타이틀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인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히트맨> 시리즈의 개발사 IO 인터랙티브,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게임 사이트로 널리 알려진 징가를 비롯하여 8개의 게임사를 인수하고자 했던 최종 검토 목록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문서를 작성한 Xbox 게이밍 비즈니스 전략 부서의 루카 디 마우로에 따르면, "Xbox는 현재 콘솔의 핵심 게임 이외의 강점이 부족하다. 현재 콘텐츠 및 기능으로는 플레이어의 저변을 늘리고 소설 참여를 적절히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Xbox가 처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PC 및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충실도가 높고 매력적인 프랜차이즈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필요한 게임사를 인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MS의 인수 검토는 모두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2012년부터 인수를 꿈꾸던 '징가'조차 테이크투가 2022년 1월, 127억 달러(약 15조 원)로 인수하면서 모바일게임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Xbox의 전략도 실패로 돌아갔다. 소셜 커뮤니티와 플레이어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목록에 속해 있었던, 그리고 Xbox의 아이콘인 <헤일로>의 개발사 번지도 2022년에 소니가 36억 달러에 인수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를 선택했고 실행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영국의 CMA, 미국의 FTC 등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우려하는 기관과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법정에서 "MS가 콘솔 전쟁에서 졌느냐"고 물은 FTC 측 변호사에게 필 스펜서는 "지난 20년 간 콘솔 공간에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은 3위였다. 콘솔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와 닌텐도에게 뒤처지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Xbox가 지닌 좁은 입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Xbox의 사업성에 관한 물음에 "Xbox는 견고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콘솔 부문의 입지 강화가 아닌 모바일 부문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