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주인공을 가릴 2021 LCK 서머 결승전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결승에서는 3연속 LCK 우승을 노리는 담원기아와 오랜만에 결승 무대를 밟은 T1이 격돌하는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두 팀 모두 일찌감치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이기에 조금 더 치열한 경기가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인지 2021 LCK 서머 결승 미디어데이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는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쇼메이커' 허수, T1 손석희 감독대행, '페이커' 이상혁이 참가해 결승에 임하는 각오와 의미 등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과연 그들에게 이번 결승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 시간가량 진행된 결승 미디어데이의 열기를 고스란히 담아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Q. LCK 서머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와 목표를 들려달라.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결승에 진출한 만큼,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3회 연속으로 결승에 오게 됐다. 단순히 진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T1 손석희 감독: 우여곡절 끝에 결승까지 왔다. 더 좋은 결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담원기아가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기록은 깨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꼭 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T1 페이커: 어렵게 올라온 결승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이번 플레이오프보다 더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고 싶다.
Q. 상대 팀에서 가장 경계되는 선수는 누구인가.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T1은 전 라인이 강력해서 전부 경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바텀 라인은 특히 주시하고 있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맞라이너이기도 하고, 요즘 폼이 많이 오르셨다고 생각돼서... 페이커 선수가 가장 경계된다.
T1 손석희 감독: 담원기아는 미드, 정글의 힘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쇼메이커와 '캐니언' 김건부를 꼽고 싶다.
T1 페이커: 다른 라인 선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맞라이너인 쇼메이커 선수에 집중해서 결승에 임할 생각이다.
Q. 각자가 생각하는 이번 결승전의 의미가 궁금한데.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은 이유는, 담원기아의 3연속 우승을 꼭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기록을 위해서라도 꼭 우승컵을 차지하고 싶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어느 결승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만... 올 시즌엔 여러 사건이 많았었고, 3연속이라는 의미도 있기에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많은 의미가 있다.
T1 손석희 감독: 많은 분이 알고 계시듯 올해는 유독 다사다난하고 힘든 한 해였다. 저희의 노력을 보상받으려면 우승이 필요하다고 본다. 만약 우승할 수 있다면 롤드컵에서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꼭 우승컵을 차지하고 싶다. 팀원들 역시 우승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T1 페이커: 이번 대회는 기록에 포커스가 많이 맞춰진 거로 안다. 하지만 저는 기록엔 큰 관심이 없다. 최고의 기량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승도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본다.
Q. 김정균 감독과 페이커 선수는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V10을 달성하게 된다. 상대에게 하고픈 말이 있을까. 또한, 결승이라는 무대가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는지도 알려달라.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동문서답해도되나. (웃음) 항상 건강하고, 많이 웃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T1 페이커: 저 역시 건강하게 지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누가 이기든 결승에서 좋은 경기 했으면 한다.
Q. 우승을 차지하면 LCK 반지가 주어지며, MVP에게는 브레이슬릿도 수여 된다.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직접 착용할 것 같진 않고... 우승하게 되면 집사람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웃음)
담원기아 쇼메이커: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간직하고 있을 것 같다.
T1 손석희 감독: 공적인 자리가 있으면 차고 나갈 것 같긴 하다. 반응을 본 뒤 결정할 생각이다.
T1 페이커: 액세서리를 잘 착용하지 않는 편이라... 보관만 하고 있을 것 같다.
Q. 팬분들을 위한 우승 공약을 하나씩 들려준다면.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면... 그 자체가 팬분들께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죄송하다 (웃음). 뭐가 있을까 허수야? 일단 우승하면 롤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팬분들이 원하시는 걸 하도록 하겠다. 선 넘는 것만 커트하고 적정선에서 진행하겠다. (웃음)
T1 손석희 감독: 팬분들이 저나 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계실 듯하다. 그런 부분을 가능한 내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T1 페이커: 점프하는 게임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더라. 개인 방송을 통해 한 번 깨볼 생각이다.
Q. 올 시즌을 통해 담원기아가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처음부터 지금껏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올 시즌은 교훈이라기보다는... 정말 처음 겪어보는 경험을 통해 많은 걸 배운 것 같다. 이번 서머 시즌은 뜻깊게 느껴진다.
Q. 돌고 돌아 결승에서 T1을 만나게 됐다. 감회가 남다를 듯한데, 승부의 키는 어디에 달려있다고 보나.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려운 감정이다. 승부에 있어서는 전라인의 폼이 올라와서... 아마 더 잘 준비한 쪽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싶다. 따로 승부의 키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Q. 친정팀을 상대하기에 더 세밀한 분석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지금은 코치진들이 열심히 잘해주고 있기에 준비를 잘해서 이겨야 할 것 같다.
Q. T1의 전 감독 양대인이 분석관으로 합류했다. 기존 코치진이 많은 상황인데,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담원기아 김정균 감독: 양대인 분석관이 합류한 뒤로 역할 분담도 잘 이뤄지고 있고, 일도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게임 같은 경우엔 양 분석관이 거의 다 맡아서 하는 중이다. 감독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기존 코치진들도 잘해주고 있다.
Q. 쇼메이커가 평가하는 '칸' 김동하는 어떤 선수인가.
담원기아 쇼메이커: 동하 형은 게임적으로도 열심히 하고 외적으로도 장난 많이 치면서 최대한 분위기를 좋게 해주려 노력하는 것 같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Q. 페이커 선수와 쇼메이커 선수는 서로를 리스펙트하는 거로 유명한데. 결승에서 만난 소감은? 페이커 선수의 생각도 궁금하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높은 무대에서 페이커 선수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게 영광스럽다. 서로 좋은 모습 보여서 수준 높은 경기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T1 페이커: 쇼메이커 선수는 다방면에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승에서도 좋은 경기력 보여주셨으면 한다. 사실... 음 아니다. (웃음)
Q. 올 시즌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 원거리 딜러로의 포지션 변경이나 연패도 겪어봤는데, 선수 생활에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요소는 무엇이었나.
담원기아 쇼메이커: 원거리 딜러로 출전한 건 저보다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결정한 부분이다. 이번 시즌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많이 져보는 건 19, 20 스프링 때 많이 해봐서... 딱히 더 안 겪어봐도 될 듯하다.
Q. 팀이 점차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담원기아 쇼메이커: 완전체라는 표현은 너무 이상한 것 같아서... 팀적으로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서머 초반과 현재 담원기아의 기량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정도라고 보나.
담원기아 쇼메이커: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서머 초반엔 저희가 방향성도 잘 못 잡았고, 폼도 안 좋았기에 조금 못했던 것 같다. 이후 양대인 분석관님도 합류하셨고, 폼이 많이 오른 듯하다. 서머 초반보다는 확실히 잘한 느낌이다.
Q. 결승 준비를 위한 멘탈,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쇼메이커 선수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을지도 궁금한데.
담원기아 쇼메이커: 데뷔 초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딱히 하지 않는다. 게임에 도움 될 정도의 적당한 긴장만 하는 중이다. 특별한 관리법은 없고...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중이다.
Q.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는 말이 있다.
담원기아 쇼메이커: 그 말은 확실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게 또 어려운 만큼, 그간 해온 것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Q. 감독 대행으로 결승까지 왔다. 이번 시즌을 통해 얻은 교훈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었나.
T1 손석희 감독: 사람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는 걸 느낀 시즌이었다. 선수들과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함께 열심히 한 끝에 여기까지 온 것일 뿐, 딱히 내가 뭔가를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Q. 코칭 스태프가 교체됨에 따라 시즌 중 위기를 겪었다. 이를 딛고 결승까지 왔는데, 감독대행 입장에서 팀을 추스르기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했나.
T1 손석희 감독: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저희는 남아있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따라서 선수들이 동요하는 걸 최대한 케어해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남은 사람들끼리 시즌을 치러야 하기에 우리가 뭉쳐야 하고, 난관을 헤쳐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독려했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Q. 임팩트 있는 답변을 해준 선수도 있나.
T1 손석희 감독: 의문을 제기한 선수도 있었다. 반면, 페이커 선수처럼 '저는 코치님 믿어요'라고 말한 선수도 있었고... 선수들도 많이 불안해했다. 당연한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가다듬으려 노력했다. 내가 여기서 모범을 보여야만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Q. 짧은 시간에 팀을 안정시켰다.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됐는지 궁금한데.
T1 손석희 감독: 변화가 생긴 뒤 KT전을 치렀는데, 그 경기를 잡으면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자신감을 얻었다. 흔들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보다 잘하는구나, 우리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다른 팀을 보며 좋아 보이는 전략 같은 걸 배우려 노력했고, 내부적으로는 선수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성 등을 최대한 수용하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Q. T1에는 롤파크가 아닌 곳에서 결승을 처음 마주하는 선수가 많다. 어떤 식으로 케어할 생각인가.
T1 손석희 감독: 프로게이머에게 큰 무대는 모두가 꿈꾸는 자리다. 많은 관중이 있고, 멋진 무대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지. 긴장을 느낀다고 기량에 이상이 오는 선수들도 아닐뿐더러, 그걸 긍정적인 방향으로 소화하며 자기 동기부여 하는 식으로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양대인 분석관이 담원기아에 합류함에 따라 T1의 전력이 노출됐을 법한데, 지금의 T1은 양대인 분석관의 데이터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보는지.
T1 손석희 감독: 양 분석관님이 많은 걸 남겨주고 간 건 사실이다. 당시 배운 게 우리 플레이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우리 역시 담원기아에서 배운 것들이 많다. 서로 많은 부분을 공유했다고 생각하고, 그 사이에서 누가 조금 더 앞서나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
Q.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다. 최근엔 '구마유시' 이민형, '테디' 박진성 등 두 명의 원거리 딜러가 좋은 경기력을 펼치기도 했다. 롤드컵 로스터를 정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T1 손석희 감독: 결승 같은 경우엔 어떤 선수가 출전하는 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롤드컵 로스터 같은 경우엔 구마유시 선수가 우리 팀에 기여한 게 있기에 7인 로스터엔 무조건 들어갈 것이다.
Q. LCK 우승을 위해 T1에 필요한 건 뭐라고 보나.
T1 손석희 감독: 담원기아가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하고, 스프링 우승도 거머쥐었기에 많은 분이 담원기아의 우승을 점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언더독으로써 이 상황에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수들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다. 베테랑 '커즈' 문우찬, 테디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Q.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젠지를 꺾고 결승에 왔다.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T1 페이커: 첫 세트를 진 뒤 따낸 승리였기에 분위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롤드컵 역시 서머 시즌 내내 불투명한 상태를 지나 확정 지은 터라 다들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케리아' 류민석이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구마유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기뻐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Q. 시즌 중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곤 했다. 반면, 올 시즌엔 그런 멘트를 거의 하지 않았다. 결승을 앞둔 지금은 우승에 대한 확신이나 책임감이 있는지 궁금하다.
T1 페이커: 빈말로 하는 인터뷰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시즌 초반엔 우승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보다 자신감도 훨씬 높아졌고. 이번에는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Q. 담원기아의 칸은 과거 T1에서도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한데.
T1 페이커: 어제보니 동하가 살이 포동포동해졌더라. 잘 먹고 잘살고 있는 것 같은데... (웃음) 결승에서는 포동포동해진 김동하를 빨리 잡아야 할 것 같다.
Q. '칸나' 김창동 선수가 비행기를 처음 타는 거로 알고 있다. 혹시 전해줄 만한 꿀팁이 있나.
T1 페이커: 사실 신발을 벗고 타야 한다는 건 너무 소문이 많이 나서 안 할 것 같고... (웃음) 잠을 많이 자는 게 이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Q. 남은 욕심이 있다면 무엇인가. 경기의 키포인트로 자신을 꼽았는데, 그 이유도 알려달라.
T1 페이커: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욕심이다. 외부 평가가 어떨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경기력이 불만족스러웠다. 말씀드릴 수 없는 이슈도 있고 해서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런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판단해서 키포인트로 저를 꼽았다.
Q. 세 시즌 만에 온 결승이다. 사뭇 다른 느낌이 들 법한데.
T1 페이커: 예전엔 워낙 자주 갔기에 하던 대로 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간절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