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도 엔씨소프트(이하 NC)의 명성은 자자하다.
대만에서 '리니지'는 '천당'(天堂)으로 통하는데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절정이던 시절, <천당>이 대만 국가전산망을 다운시켰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남아있다. '천당'에 대한 대만의 선호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천당M>, <천당W>은 대만 인기 모바일게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일 개막한 타이베이 게임쇼(TpGS)에 NC가 나왔다. <천당>? 아니다. NC는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함께 한국 게임 스타트업을 세계 시장에 알리기 위해서 '스타트업 위드 NC'라는 이름의 공동관을 구성했다. NC는 심사를 거쳐 5개 스타트업을 타이베이 난강전람관(臺北 南港展覽館)에 초대했다.
이 일을 기획한 NC 정책협력센터 장현영 상무를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NC와 동행한 다섯 업체의 면면도 함께 소개한다. /타이베이(대만)=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Q. 디스이즈게임: 과거 국내 게임쇼에서는 '스타트업 위드 NC'라는 이름의 공동관을 본 적 있는데, 해외에서는 처음 보는 듯하다.
A. 장현영 상무: NC가 상생·협력이라는 주제로 스타트업과 동반성장을 약속한 지 10년 정도 됐다. 2015년 지스타(G-STAR)에 스타트업 공동관을 만들었다. 게임산업이 미래에도 계속 경쟁력을 갖추려면,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 개발사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들이 성장해야 큰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지원사업이 산업 생태계에서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간 지스타, 플레이엑스포(PlayX4), 부산인디커넥트(BIC) 등 여러 국내 행사에 공동관을 지원해왔다. 중소 게임사 대표분들을 만나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여쭤보면, '브랜드가 필요하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그래서 NC라는 브랜드가 함께 가면 더 시너지가 나겠다는 판단으로 '스타트업 위드 NC'라는 이름으로 공동관이 계속 발전해왔다.
해외 게임쇼에는 (스타트업 위드 NC가) 처음 나오는데, 해외 바이어들도 NC라는 이름을 알고 있어서 주목도가 높다.
Q. 왜 TpGS인가?
A. 그간 계속 국내 게임쇼에서 공동관을 지원하다가 해외 게임쇼에도 진출하려던 참에 코로나19를 맞이했다. 그리고 국내외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처음으로 열리는 외국 행사(TpGS 2023)에 오게 된 것이다.
TpGS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같은 느낌을 가진 게임쇼다. 큰 게임쇼에 나가서 크게 하는 것도 좋지만, 대만은 우리와 정서적, 문화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지원을 해보려고 하는데, 행사가 끝나고 이번 결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다른 게임쇼에서 '스타트업 위드 NC'를 브랜드화하려 한다. NC가 특별히 뭔가를 더 가져간다기 보다는,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것들을 해드리려고 하고 있다.
Q. 5개 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A.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서 구축한 전국 글로벌 게임센터가 있는 지역들에 공문을 보냈다. 지역별로 게임사들을 추천을 받았는데, 그 방식으로 지역 센터에서 한 번 검증을 거친, 그리고 TpGS에 출전할 의지가 있는 게임사들을 받았다. 수도권 센터는 제외했는데, 그쪽은 다양한 형태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고 성장하려면 지역 생태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역 내 산업이 같이 진흥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 큰 기업들이 그런 지원을 많이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역 게임 기업들 위주로 기회를 만들었고, 최종 심사를 거쳐 5개 기업을 선정했다. 부산, 전남, 광주, 충남 4개 지역에서 5개 기업을 모셨다.
최종 선정 과정에서는 NC, 콘진원, 그리고 게임 전문가가 함께 들어갔다. 이렇게 나름 엄선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Q. 그들에게는 어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나?
A. 부스마다 전문 통역을 지원해드리고 있다. 바이어들에게 줄 간단한 기념품을 제작해서 나눠드렸고, 사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전시회에 처음 나가는 분들에게 설명을 드렸다. 상황마다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 같은 것들 말이다.
Q. 아직 말하긴 이를 수 있지만, 공동관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A. TpGS를 주관하는 타이베이 컴퓨터 협회(TCA, Taipei Computer Association)에서 협회(한국게임산업협회)에게 감사를 표하는 메일을 전했다고 들었다. TpGS의 B2B 쪽에서 규모 있는 공동관이 들어오게 돼서 고맙게 여기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부스에 비해서 'NC'라는 타이틀 덕에 흥미를 끌고 있다.
'NC와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이 게임은 NC 게임이냐'라는 질문에 잘 대답을 드리고 있지만, 바이어를 만나서 어떻게 게임을 잘 소개하는지는 개발사가 잘 해주셔야 할 영역이다. 어떻게 하시느냐에 따라서 성과가 다를 수 있다. 지스타에서 공동관을 열었을 때도 한 업체가 동남아시아의 바이어와 만나 수출 계약을 맺은 일도 있었다.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부지런히 네트워크를 가져가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끝으로 '스타트업 위드 NC'의 다음 계획을 듣고 싶다.
A. '스타트업 위드 NC'를 계속 브랜드화하고 싶다. 국내 전시 뿐만 아니라 해외 전시도 지속적으로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결과를 평가하면서, 내년 TpGS를 또 갈 수 있고, 조금 더 규모를 키워서 다른 게임쇼에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임산업에 선한 영향력이 많이 펼쳐져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바로 이런 것(공동관 진출 지원)이 큰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
이어서 이번 TpGS '스타트업 위드 NC' 공동관에 참가한 업체들을 만나보자. (가나다순)
애니듀는 2D, 3D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고 AR·VR 어플리케이션 및 융복합콘텐츠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전남 나주시에 본사를, 서울 강서구에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도 기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이에게 필요한 '누리과정'을 애니메이션 앱으로 만든 <캐치의 호기심 스쿨 과학편>, 율동음악을 리듬게임으로 재탄생시킨 <레디고고>, 모바일 액션 어드벤처 게임 <또바런>을 개발 중이다.
에이스타코퍼레이션은 서브컬쳐계 모바일게임 <언라이트 크로니클>의 퍼블리셔를 찾기 위해 동중국해를 건넜다. <언라이트 크로니클>은 SRPG 턴제 전투와 실시간 전투가 결합된 SRPG로 캐릭터의 기술 사용에 캐스팅 타임(시전 시간)이 존재해 기존 모바일 SRPG에서 본 적 없는 플레이 중에 전략성이 가미됐다. 유니티 3D 엔진으로 구현한 수집형 캐릭터들은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시장을 정조준 할 계획이라고.
온닷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옷입히기 게임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낸 기업이다. 그간 만들어온 게임으로는 <킷캣스토리>, <비비드 프린세스> 등이 있다. 박지상 대표의 첫 번째 모바일게임 <캣캣스토리>는 마켓에서 7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번 TpGS에는 아동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를 주제로 한 IP게임을 들고 왔는데,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고 마을의 규모를 성장시키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니소프트는 IT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융복합 VR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TpGS에서는 총 4가지의 프로젝트를 소개 중이다. 케이팝 음악을 주제로 한 VR 리듬 게임으로 한 <댄싱 애로우>는 <비트세이버>가 떠오른다. 또다른 VR 게임 <조선 좀비 디펜스>는 플레이어가 밀려오는 좀비들로부터 생존해야 한다는 콘셉트의 게임이다. AR 모바일게임 <블레이드 오브 아일랜드>, VR 슈팅게임 <탑 건>도 현장에서 시연 중이다.
플레이메피스토왈츠는 3D 플랫포머 <도어>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홍미남 대표는 총 3종의 게임을 들고 왔다. 키보드 화살표 버튼으로만 캐릭터를 조작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소코반 형태의 어드벤처 게임 <슬레이어>는 간단한 조작에 어려운 난이도를 함께 담아냈다. 모바일 TCG <떠돌이기사>(가제)는 자동 이동하는 캐릭터에게 카드 효과를 부여해 버프를 주는 형태의 게임이다.